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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건축가 해부도감 - 고대부터 현대까지 64명의 위대한 건축가로 보는 건축의 역사 ㅣ 해부도감 시리즈
오이 다카히로 외 지음, 노경아 옮김, 이훈길 감수 / 더숲 / 2019년 4월
평점 :

걸작을 만들어낸 창조주, 건축가를 통해 살펴보는 건축의 역사
보통 건축과 관련된 책은 건축물의 숨겨진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낸다. 그 장소에 방문했을 때 어딜 살펴봐야 할지, 이 건축물이 지어진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으며 이 시기의 특징이 무엇인지. 건축물에 초점을 맞춰 당대의 건축 기술의 위대함을 실감하게 한다. 하지만 <세계 건축가 해부도감>은 다르다. 위대한 건축물을 만들어낸 건축가의 시선에서 건축의 역사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책의 서두에는 고대와 중세의 주요 건축물의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많지 않은 페이지지만 건축물의 형태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림으로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제2장부터는 각 시기별로 건축가들을 소개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포문을 연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의 돔 설계자 필리포 브루넬레스키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건축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나온다. 건축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건축물에 참여를 했는지와 같은 프로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고 대표작은 그림으로 표현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미켈란젤로의 걸작 캄피돌리오 광장과 산피에트로 대성당의 돔은 바로크 시대의 초석을 다졌다.

서양 건축가들의 이름이 올랐지만 그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같은 유럽이지만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동시대일지라도 각 나라별로 추구하는 건축의 특징은 상이하다. 19세기에 이르러 미국의 건축가들이 하나둘 씩 등장하며 20~21세기 건축가 분들 중에는 생존해 계시는 분도 있어 신기했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건물들이 건축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란 생각이 들자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얼마 전 큰 화재로 전소된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에 참여한 외젠 비올레르뒤크 편은 유심히 살펴보았다. 건축가는 새로운 건축물을 짓고 유행을 선도하기도 하지만 망가진 건축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복원의 역할도 수행한다는 걸 그를 통해 다시금 상기했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폐허로 남은 노트르담 대성당은 그의 손에 다시 태어나 프랑스의 상징이 되었다. 이번 화재로 세계는 역사적인 대성당을 잃었고 프랑스 대통령은 5년 이내 더 아름답게 재건할 것이라 선언했다. 19세기에는 복원 전문 건축가 외젠이 있었다. 21세기 복원 될 파리의 대성당은 어떤 모습일지, 어떤 의미를 우리에게 줄지 궁금해진다.
64명의 건축가가 시공간을 초월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그들의 일생을 연대순으로 나열한 <세계 건축가 해부도감>은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을 창조한 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모든 건축물 앞에서 그들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어진다. 건축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알아보기 쉬운 그림과 친절한 설명으로 건축물과 건축가를 소개한 <세계 건축가 해부도감>, 집에서도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유수의 건축물들을 즐기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