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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한 대로 보이는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팩트풀니스의 머리말에 나오는 퀴즈 결과는 참혹했다. 나는 세상에 관심이 많은 세계시민으로서 어떻게 하면 제3국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곤 했다. 그렇기에 해외봉사, 영어편지번역과 같은 활동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빠져 살았다. 나도 모르게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스며들어 있던 우월감이었던가. 13문항의 퀴즈 결과를 통해 세상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살만하다는 사실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우리는 왜 이전보다 더 살만한 세상을 그렇지 않다고 느낄까?
저자는 인간에게는 이분법적 사고를 추구하는 강력하고 극적인 본능이 있다고(p60) 말한다. 이를 간극 본능이라 말하는데 지금껏 나는 중간을 이루는 다수가 아닌 극단적인 소수의 경우를 먼저 떠올리고 세상은 그러려니 여겼다. 하지만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생각이었다. 둘로 나뉜 세계에서 다수가 비참하고 결핍된 상태로 살아간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착각이자, 전적으로 오해다(p51). 저자의 노력으로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게 되었으며, 앞으로는 세계를 네 단계 소득 집단으로 나누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p60). 세상은 우리가 생각한 만큼 극적이지 않다는 걸 알아야한다.
뉴스를 틀어보면 비극적인 사건의 연속이다. 간간히 미담이 나오긴 하지만 우리에게 전달되는 보도는 대게 부정적이다. 나쁜 뉴스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세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고통을 감시하는 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는(p108) 저자의 분석은 합리적이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주목하는 부정 본능을 인정하면 세상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현상을 단순하게 직선으로 상상하는 것은 직선 본능의 오류에 빠지게 한다. 세계의 인구는 ‘단지’ 증가하지 않는다. 사안에 따라 그래프가 어떤 굴곡의 형태로 나타나는지를 염두에 두어야한다. 뿐만 아니라 실제 위험보다 과장된 두려움은 공포 본능을 느끼게 한다. 공포는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지만 위험하지 않은 것에 주목하게 하고, 실제로 매우 위험한 것은 외면하도록 한다(p173).
현재 활발한 산업화가 진행되는 중국, 인도와 같은 국가들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가락질 받는다. 그런데 지구에 일어나는 환경 문제가 모두 그들의 탓일까? 우리는 크기에 매몰되지 않고 비율로 현상을 파악하는 혜안을 지녀야한다. 일반화 본능을 피하기 위해선 내 범주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p223)한다. ‘다수’와 ‘예외’사례를 일반화 시킬 수 있다는 걸 주의해야 한다.

운명 본능을 읽으며 그간 나도 모르게 가져온 편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유니세프의 광고를 보며 우리는 아프리카는 매우 빈곤하며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까지만 생각했지 그 이후의 일을 상상하진 않는다. 지금 당장 빈곤에 처한 국가를 도와준다는 생각만 했지 우리와 같은 (이 조차도 편견일 수 있지만) 문화 수준을 누리는 아프리카는 떠오르지 않는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극빈층이 사라지는 걸로 만족하면서 적당히 가난하게 사는 정도로 행복해할 거라고 생각하냐(p259)는 아프리카연합의 사무국장 은코사자나의 물음은 내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저자뿐만 아니라 나도 왜 ‘그들’이 ‘우리’를 언젠가 따라잡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까? 운명 본능에 매몰된 우리의 사고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가지를 정답으로 정하고 그것에 벗어나면 틀리다 여기는 단일 관점 본능,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희생양을 먼저 찾으려는 비난 본능은 사안의 현명한 해법을 찾는데 걸림돌이 왼다. 또한 다급한 결정을 유도하는 다급함 본능도 우리의 시야를 가릴 수 있다.
<팩트풀니스>의 저자 한스 로슬링은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의 본능을 한 권의 책에 담아 세상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담았다. 이 책은 세상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살만하니까 더 이상 불평불만을 하지 말아라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본질을 흐리는 것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도 모르게 스며든 편견은 우선순위를 혼동시키고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상은 생각처럼 극적인 곳이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며 모두가 지금보다 더 잘살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자, 이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함께 찾아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