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앤 하이드 청소년 모던 클래식 5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박혜옥 옮김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일까.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어디까지나 선이고 어디까지가 악인지 무 자르듯이 칼같이 나누는 건 쉽지 않다. 그렇지만 닿을 수 욕망의 끝에 도전한 이가 있었으니 그 이름 하여 헨리 지킬. 그는 불가능하다 여긴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선과 악의 분리라는 황당무계한 일을 성공시켜 두 개의 각기 다른 외모와 성격을 지닌 인간으로 태어났다.

 

남 부러울 것 없는 선망 가득한 삶과 고삐 풀린 야수의 삶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지킬이자 하이드인 기묘한 생활을 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허락되지 않은 힘은 부작용을 낳고 어느 샌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삶에 이르게 된다. 이전까지는 선과 악의 시간을 지킬이 선택했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하이드에게 철저히 굴복 당한다.

 

지킬과 하이드가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은 달랐다. 지킬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하이드에 관심을 보였지만, 하이드는 자식이 아버지를 생각하는 만큼의 관심도 없었다(p106). 이 둘은 공존이 아닌 평행선을 걸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하이드에게 쾌락 이상의 무언가를 갈구한 것 자체가 오판이었겠지만 말이다.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지킬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의 명예로운 친구들은 그를 구원해 줄 수 없었다.

 

 

지킬 앤 하이드는 유명한 고전이지만 대부분의 고전이 그렇듯 대략적인 줄거리만 알 뿐이지 제대로 완독한 사람은 드물다. 나 역시 뮤지컬로 먼저 만나봤기 때문에 지금도 지킬 앤 하이드를 생각하면 박은태 배우의 지금 이순간이 먼저 떠오른다.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원작 번역에만 그치지 않고 소설과 뮤지컬의 작품 해설을 부록으로 추가했다.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큰 틀에서는 같지만 뭔가 내가 알던 부분과 조금씩 다른데? 싶은 괴리감의 원인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QR코드로 뮤지컬 하이라이트를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이 돋보였다.

 

부족할 것 없는 일상을 살아가던 지킬은 왜 일탈을 꿈꾼 것일까. 그에게 허락된 힘은 정녕 단순한 사고였던 걸까.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하는 힘은 무엇일까. 남의 시선과 구속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 규범을 파괴하고 싶은 욕망이, 나도 모르는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것일까. 나온 지 100년이 지난 책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이 소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단 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내게 하이드가 될 기회가 생긴다면, 나의 선택은 어떨지 상상해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