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의 세계사
셰저칭 지음, 김경숙 옮김 / 마음서재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지폐, 그 이상의 가치

 

제가 수집하는 것은 지폐가 아니라 꿈입니다(p12).

 

그 어떤 지폐라도 통용할 수 있다면 단순히 돈 이상의 가치로 보지 않은 내게 서두에 쓰인 저자의 말은 알 것 같으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종종 훗날을 위해 지폐를 수집하는 수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지금 당장 쓸 돈도 없는데 수집할 돈이 어딨어......라는 매우 세속적인 생각만 뿌리 깊게 박혀있었기 때문이다.

 

<지폐의 세계사>의 저자인 셰저칭은 25년간 97개국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지폐 중 42개국의 지폐를 꼽아 책을 저술했다. 3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한번 읽기 시작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된다. 모든 나라의 지폐는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폐는 그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하는 수단이 된다. 그렇기에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볼 수 없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중국과 일본은 있는데 우리나라의 지폐가 제외된 점이 아닐까 싶다. 특별 부록 편으로 소개되면 좋을 텐데 말이다.

 

 

책에 소개된 브룬디의 비극적 사건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다. 물과 기름처럼 하나로 섞이기에는 서로 너무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종족이 화합을 위해 상징적으로 보며준 것은 2004년 발행한 10,000부룬디프랑 지폐다. 두 종족의 화합을 위해 일평생을 바친 투치족인 르와가소르 왕자와 후투족인 은다다예 대통령의 초상을 인쇄해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다. 비록 이 둘은 암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사망 후에도 같은 지폐에서 만나 여전히 부룬디의 통합과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p44).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각 지폐에는 해당국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담겨있다. 전쟁 영웅을 담은 영국의 파운드, ‘존왕을 믿는 국민들의 영웅이 인쇄된 태국의 바트, 신비한 동방을 탐험한 여행자를 담은 이탈리아의 리라 등 시대의 요구는 지폐에 반영되었다.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해 그 잔재를 지폐를 통해 그리기도 하고 자신들의 찬란한 보물을 뽐내기도 한다.

 

이처럼 모든 나라의 지폐는 셀 수 없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히 재화를 사고 팔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기에는 너무 많은 역사와 예술의 혼을 품고 있다. 앞으로 다른 나라를 여행갈 때면 그 나라의 지폐의 역사를 살펴보려한다. <지폐의 세계사>를 통해 그간 알지 못했던 세계사의 흐름을 살펴보고 각 나라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알아볼 수 있었다. 쉽고 재밌게 다른 나라의 비밀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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