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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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가 가해자인가?

 

폐쇄적이지만 평화로운 마을 베어타운에 큰 혼란이 생겼다. 베어타운의 자랑, 아이스 하키팀의 에이스가 벌인 일탈, 그 행위는 범죄였고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법으로 입증하지 못한 죄는 그저 의혹일 뿐이며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뀌는 것도 한순간이다. 법에 의한 심판이 아니라 인민재판. 그건 한 가정을 풍비박산내고 그들이 누린 모든 것을 빼앗고자 한다.

 

면면이 보면 나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나쁜 짓을 벌인 건 아니다. 다들 그럴싸한 대의명분이 있으며 시끄러운 일에 엮이는 걸 꺼려할 뿐이다. 단지, 그뿐이다. 이전처럼 평화로움을 갈구하며 이 모든 걸 없던 일로 만들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을 택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피해자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하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함에 울부짖으며 그나마 가진 것조차 빼앗으려는 사람들에게 대항해야 하는 그들의 아픔은 쉽게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은 그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움직일 뿐이며 선량한 이미지를 얻는다. 누군가에게는 전부인 것이 그에게는 단지 표심을 얻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자를 욕한다.

 

스포츠 선수는 경기를 통해서 자기 실력을 증명하면 되지만, 범법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사회적 통념과 다르다며 손가락질 받는다.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죄도 쉽게 일삼는다.

 

인간은 어디까지 추악해 질 수 있는가? 600페이지의 책을 순식간에 읽으면서 소름이 끼쳤다.

 

나도, 이 상황을 책임질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욕먹어도 싼,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나는 베어타운의 주민들과 다를 바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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