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열전 - 3.1운동의 기획자들.전달자들.실행자들
조한성 지음 / 생각정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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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씨앗이 피어났다, 핍박받고 억압받던 조선 민중들에게, ‘자유라는 단어가 가슴에 박혔다. 그렇게 그들은 제 한 목숨 아끼지 않고 자유를 위해 만세를 외쳤다.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정작 3.1운동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나부터도 그랬다. 3.1운동이 발발한지 20여년이 지나서야 독립을 쟁취했다. , 우리의 독립에 3.1운동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의미를 두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처음 3.1운동을 기획했을 때는 그리 거창하지 않았다. 33인의 민족대표(심지어 33인이 모이지도 않았다)는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자수했다. 그렇게 흐지부지 끝날 법했던 독립의 열망은 학생과 시민의 힘이 모여 큰 함성이 되었다. 완전하지 않았던 민족대표의 3.1운동 계획은 민중의 힘으로 채워졌다.

 

어설펐지만 의롭고 열의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활활 타올랐던 학생 지도부, 어렸지만 누군가의 명령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만세시위의 전단지를 배포한 학생들, 누군가가 이름을 기억해 주지 못하더라도 기꺼이 전국적인 전달 책을 맡은 사람들, 총 칼 앞에서 두려울 지라도 결코 물러서지 않았던 우리 민중들. 3.1 운동 전후로 숨 가쁘게 달렸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만세운동은 그리 긴 시간 지속되지 못했다. 하지만 만세를 외친 이들의 숭고한 뜻은 영원히 전해져 새로운 만세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3.1운동은 누군가 대단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모이고 모여 하나가 된 것이다. 100년 전,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소임을 다했을까?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경찰심문조서, 검찰심문조서, 예시심문조서, 공판시말서 등을 적극 활용하였는데 서슬 퍼런 시선으로 3.1운동의 주동자라고 압박을 받을 때, 동지를 살리기 위해 말을 아끼고 두려움 앞에서도 독립을 향한 의지를 숨기지 않은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그대는 왜 독립운동을 하였는가?”

삶에 쪼들리고 있는 2천만 동포를 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와 같은 일을 하면 무거운 형벌을 받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각오하고 한 일이니 목숨이 아깝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선인 순사보 정호석에 대한 검사의 심문에서 오간 말 (p240)

 

조선의 미래를 위해 이들은 그 어떤 가스밭길도 걸어갈 준비가 되었다. 자기 앞에 놓인 길을 피하지 않고 용감히 걸어간 사람들(p297)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주저없이 <만세열전>을 펼쳐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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