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 유엔인권자문위원이 손녀에게 들려주는 자본주의 이야기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시공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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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개념을 시장에 적용시켰다. 자연스러운 것,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 얼핏 보면 굉장히 혁신적인 단어들은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냈고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그렇게 이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다.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는 알아들을 수 없는 어려운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는 책이 아니다. 인상 좋은 할아버지가 사랑스러운 손주에게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 어딘가에는 가난과 굶주림에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 현실을 쉽게 설명해준다.

가난한 사람, 가난한 나라는 가난의 악순환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이미 형성된 세계 리그에서 약자를 배려하고자 하는 미덕은 찾아볼 수 없다. 기존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그들에게도 같은 잣대로 신자유주의를 주입하고, 외채의 늪에 빠지게 만든다. 이러한 질서를 따르지 않는 자는 고립시켜버린다.

애당초 출발선 상이 다른데, 과연 이게 자유고 평등인가? 벌처펀드가 활개를 치고 서구 열강들은 이를 막으려는 의지가 없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자신의 안위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분노를 감출 수가 없었다. 세상의 불공평함, 있는 자들의 탐욕은 날이 갈수록 그 횡포가 심해지고 있는데 나는 아무런 힘이 없는 소시민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절대 무력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가히 식인적이라고 할 만큼 야만스러운 징서를 무너뜨리기 위해 행동할 수 있습니다(p167)."

​우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장 지글러는 이에 대한 답은 하지 않는다. 그저 민중의 힘을 믿는다. 바뀔 수 있을 것이라 여기지 않았던 당연했던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스스로 해방되었듯, 미지의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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