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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뿐인 공부법 - 누구나 머리가 좋아지는
츠보타 노부타카 지음 / 해외교육사업단 / 2018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적의 공부법을 원했다. 노력은 최대한 덜하고, 결과는 최상으로 나올 수 있는. 이 책을 읽기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결론은 역시나였다. 세상에 그런 공부법은 없다. 공부는 정직하다. 우직한 소처럼 공부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나에게 맞는 최상의 공부법을 찾아 효율을 높인다면 좀 더 내가 성취하고 싶은 결과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이 책은 효율의 극대화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필독서이다.
이 책의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정말 특별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공부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따위의 말을 듣고 자란 우리에게 자괴감을 주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거기다가 저자의 말을 듣고 기적을 이룬 실제 케이스들이 있으니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도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쓴 후기를 보면 공통적으로 장시간 공부를 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일단 졸더라도 책상에 앉아있었다는 그 자체를 훈장으로 삼는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한 만큼 대단하다는 취급을 받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지적한다. 공부는 성과를 내기위한 수단일 뿐인데, 수단이 목적화되어 엉뚱한 곳에서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알고있지만 다시 한 번 팩폭을 당하면서 지금까지 나의 공부 방식을 재점검하게 되었다.
공부를 하다보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어제 본건데 왜 오늘의 나는 모를까. 왜 항상 읽어도 뒤돌아서면 잊어먹을까. 역시 내 머리는 돌로 만들어 진 것이야! 나는 머리가 좋지 않다며 신세를 한탄하게 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머리는 멘사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특별히 뛰어난 건 아니지만 분명 지능검사 수치상 평균 이상은 한다. 그럼에도 항상 멍청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타고난 재능이 부족하다 여겼으나 저자는 말한다. 언어든 계산이든 신체 기능이든 사람은 ‘반복’에 의해 요령을 습득하고 ‘축적’에 의해 뛰어난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고(p77). 사실 나도 알고 있다. 나는 반복과 축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걸. 좀 더 명확히 짚자면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능력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과정은 정말 지루하고 따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과정을 좀 더 효율적으로, 0.1%라도 흥미롭게 할 수 있을까?
천만다행으로 저자는 정신력을 강조하지 않는다. 악으로 깡으로, 꿈을 위해서 이 정도 쯤은 인내하면서 버티라고 했다면 나는 당장 이 책을 덮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떻게 공부를 해야 나에게 가장 효율적인지를 함께 고민해준다.
책에는 9타입 공부법 진단테스트(p162)가 축소판으로 실려 있는데, 나는 어떤 사람인가 고민해 보게 된다. 완벽주의자, 헌신가, 성취자, 예술가 등 9가지 중 나에게 해당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찾으면 그 뒤에 상세하게 그 타입에 맞는 공부법이 설명되어 있다. 나는 연구자 타입으로 소개 글에 이 타입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좋아한다는 말에 강한 반발감이 들었지만, 생각해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나는 공부를 싫어한다고 말버릇처럼 달고 살지만 진짜 싫어했으면 진작 때려치웠지 지금까지 물고 늘어졌을 리가 없다. 거기다 잡스러운 것에 관심이 많아서 ‘수단’보다는 ‘취미화’시킨 분야도 상당하다. 그렇기에 ‘입시’나 ‘성과’의 방향과는 괴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연구자 타입은 공부를 ‘목적에 입각한 형태’로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참고서가 아닌 문제집 중심으로 공부를 하라(p177)는 조언은 상당히 합리적으로 들렸다. 누군가의 성공담을 담보로 내게 맞춘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살핀 후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린 것이라 더 신뢰가 같다. 사실, 읽으면 읽을수록 나의 문제점이 진단이 된지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 것도 컸다.
나는 엄청난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공부 콤플렉스는 말도 못할 지경이다. 공부로 내가 원하는 최종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뭘 해도 못할 것 같다는 자신감 결여현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콤플렉스를 없애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대답은 간단합니다. 콤플렉스의 원인이 되었던 좌절 경험을 성공 경험으로 덧씌우면 됩니다(p120-21).
이 책을 덮고, 일단 내게 최적의 공부 방법을 찾기 위해 PDCA 사이클을 세워야겠다. 내년에는 더 이상 콤플렉스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음 후기에는 이 책을 통해 이룬 성공담을 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