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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티튜트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8월
평점 :

미국의 소설가 스티븐 킹은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될만큼 미스터리 장르 소설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소설은 전세계의 스티븐 킹의 팬들에게 여전히 읽히고 있다. 기존 소설들이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스티븐 킹은 현재 적지 않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스티븐 킹과 그의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의 신간 출간 소식은 여간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작품 또한 그의 팬들에겐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은 <인스티튜트>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그의 명성에 걸맞는 또 하나의 걸작이 탄생했다.
<인스티튜트>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게 되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이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이어져나간다. 먼저, 이 소설은 어느 퇴직한 경찰관이 새로운 삶을 찾아 새로운 삶의 터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의 이름은 팀 제이미슨으로 그는 뜻하지 않는 사건을 계기로 젊은 나이에 경찰직을 그만두고 새로운 환경을 찾아 나선다. 그는 여러 우여곡적을 거친 끝에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듀프레이에 도착한다. 그는 그곳에서 일자리를 찾다가 야경꾼이라는 직업을 알아본다. 면접을 보고 과거 경찰이라는 이력이 있는 이유로 그는 손쉽게 야경꾼의 일을 하게 된다. 팀 제이미슨은 듀프레이에서 야경꾼으로 일하면서 자신에겐 과거 경찰이었던 시절의 권한이 없음에도 경찰의 마음가짐으로 듀프레이의 사람들을 지키는 훌륭한 야경꾼이 되고 주변 동료들과 주민들에게 신임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전개를 시작한다. 미니애폴리스에서 살아가는 루크와 그의 부모님은 남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하면서도 또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에 놓여있음을 깨닫는 데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루크가 다니는 학교에서 루크의 부모님은 루크가 또래 아이들과는 눈에 띄게 차이 나는 지적 능력을 가졌으며 지금처럼 초등교육으로는 루크의 지적 능력에 어울리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듣게 된다. 루크는 몸은 열두살이지만 지적 능력으로만 보면 미국의 명문 대학에서 대학생들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는 두뇌를 가졌고 그에 적합한 천재적인 지적 재능이 있고 수학 능력이 있다. 그래서 부모님은 학교로부터의 제안을 고민하게 되고 루크가 그와 어울리는 학습을 할 수 있는 대학 입학을 결정하게 된다. 루크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손쉽게 미국 대학 입학 시험을 치루고 미국 명문 대학 두곳에 기정 사실화된 입학을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루크에겐 뛰어난 지적 능력 외에 또 다른 엄청난 능력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TK 라고 불리는 염력이다. 루크는 집에서 때때로 TK 능력을 사용하는데 그것은 자신도 모르게 발현되고는 한다. 이러한 루크의 능력은 그와 그의 가족들에겐 익숙한 일이었기에 그들만의 비밀로 부쳐지고 있었다.
루크가 대학 입학 시험을 보고 온 날 밤, 루크의 집에 어둠 속의 불청객들이 찾아온다. 그 불청객들은 루크의 집에 침입하기 위해 전자통신선을 모두 차단한 후 아무도 모르게 들어간다. 그들은 먼저 부모님 방으로 들어가 두 사람 모두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루크는 기절을 시켜 납치한다. 그들은 그렇게 유유히 루크를 차에 싣고 자신들의 본거지로 돌아와 루크를 강제로 감금시킨다. 그들은 이른바 '시설'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강제로 납치하고 감금하는 자들이었으며 루크는 자신이 가진 TK 능력으로 인해 그들에게 납치를 당해 시설로 감금당한 것이다.
다음날 아침, 루크는 자신의 방과 똑같이 꾸며진 방에서 깨어난다. 잠에서 깨어난 루크는 방의 대부분이 자신의 방과 비슷하게 꾸며졌지만 여러 부분에서 다른 부분이 있음을 깨닫는다. 창문이 없었고 자신만 알아볼 수 있는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났다. 루크는 자신이 진짜 자기 방에서 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낯선 환경에 왔음을 깨닫는다. 루크는 혼란스럽고 놀란 마음으로 방문을 나서고 자신이 어디에 와있는지 생각을 하는 가운데 처음 보는 아이를 발견한다. 그 아이의 이름은 칼리샤로 루크는 칼리샤에게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 묻고 칼리샤는 자신들이 갇힌 곳은 바로 '시설'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자신이 왜 이런 곳에 있는지 영문을 모르는 가운데 루크에겐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칼리샤는 '시설'에서 먼저 지낸 경험으로 루크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전해주며 자신도 특별한 능력 때문에 이곳으로 납치되어 왔으며 얼마 동안 감금되어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무섭고 놀란 마음이었지만 루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또래가 있어서 겨우 진정을 하며 '시설'에 대한 여러가지 사실들을 묻고 또 듣는다. 칼리샤와 함께 또 모린을 알게 된다. 모린은 시설에서 감금된 아이들이 생활을 하는 데 여러가지 잡일을 맡아 해주는 일꾼으로 그들을 감금하고 통제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아이들에게 상냥하고 친절한 인물이다. 모린은 아이들을 시설의 다른 인물들보다는 인간적으로 대하고 아이들도 모린을 보다 좋게 생각한다. 루크는 칼리샤와 모린과의 만남 후 시설 밖 공터에서 똑같이 감금되어 지내는 여러 아이들을 만난다. 그들은 겉으로 보면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것이 없지만 그들은 특별한 능력이 가졌기에 '시설'에 감금된 공통점이 있다. 어떤 아이는 루크와 같이 TK 능력 즉 염력을 발휘할 수 있고 어떤 아이는 TP 능력 즉 텔레파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 아이들 중에는 그 능력을 자신이 원할 때 사용하는 양성과 자신도 모르게 발현되는 음성이 있다. 서류상에는 분홍색 스티커로 분류가 된다.
아이들은 일정 기간의 차이를 두고 시설에 감금되어 지내고 있었다. 이미 친해진 아이들은 그 나이대의 아이들처럼 장난을 치고 농담을 하고 체스게임을 하는 등 일면 밝은 모습을 보이지만 그들도 루크처럼 마음속에 두려움과 고통이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시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인물들에게 감시를 당하고 있어서 어린아이의 몸으로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대항하지 못하고 저항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적응하며 지내는 것이다. 먼저 시설에 왔던 아이들로부터 루크는 그들 또한 자신처럼 강제로 납치되어 감금되었으며 외부와는 일절의 연락도 할 수 없고 부모님의 안부조차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무엇보다 '시설'에 있으면 정체 모를 공간에서 정체 모를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선택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좋든 싫든 모두가 검사를 받아야하며 그 검사를 받지 않으면 아이들을 검사하고 통제하는 인물들로부터 고통을 당하고 '시설'에서 살아가는 일말의 이득을 얻지 못하게 된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루크에게도 그 날이 온다. 루크는 애써 의연하게 자신을 인도하는 인물의 말을 듣지만 막상 검사하는 방에 도착하자 공포심이 일었고 그곳의 인물에게 작은 반항을 해본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수치와 모욕을 주는 따귀였고 루크는 충격을 받고 순순히 그 인물의 통제에 따른다. 루크의 귓볼에 작은 칩을 심어 루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그리고 루크는 이른바 '점 주사'라는 것을 받는데 그 검사를 받게 되면 눈 앞에 점이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루크는 TK 음성 능력자였기 때문에 '점 주사'를 더 집중적으로 받게 될 예정이었다. 루크는 점 주사를 받고 잠시 통증을 느끼지만 이내 원래대로 돌아오고 점차 검사에 적응해간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처럼 이 곳 '시설'과 여러 검사와 통제에 익숙해져간다. 하지만 마음속엔 두려움과 공포가,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갈망이 숨어있었다.
루크는 시설에서의 통제와 또래 아이들과의 관계에 적응하며 그저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를 참으며 지낸다. 루크는 자신이 지내는 그 시설은 잠시 거쳐가는 곳이며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일명 '뒷 건물'로 불리는 곳으로 가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지낸다. 아이들은 잠시 시설에서 지내다가 이내 뒷 건물로 가게 됐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아이들이 시설에 들어왔다. 루크와 아이들은 이러한 예측하지 못하는 변화 속에서도 아이들 특유의 쾌활함을 잃지 않으며 지낸다. 그리고 자신과 아이들을 통제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한 명 한 명마다 그 성격을 파악하며 어떻게 해야 그들에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아이들로서 대응할 수 있는 행동들로 익혀간다. 그러나 그런 악한 인물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 그 시설의 잡역부로 일하는 모린만은 아이들에게 우정과 위로를 베풀어준다. 하지만 모든 장소와 소리가 감시되고 있었으니 모린도 제한된 도움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린과 루크는 한 공간에 있게 되고 루크는 모린의 고민을 알게 되고 모린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도움을 베푼다. 그렇게 루크는 살아갈 수 없을 곳 같은 환경에서도 나름대로 적응해 시설에서의 생활에 녹아들며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 아닌 연기를 하며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루크는 모린으로부터 뜻밖의 편지를 받는다. 시설의 감시로부터 벗어난 사각지대에서 모린은 루크에게 자신의 진심이 담긴 쪽지를 건넨다. 쪽지에는 자신이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받은 죄책감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으며 자신이 왜 이런 시설에서 잡역부로 일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사연이 적혀 있다. 그리고 루크에 대한 특별한 연민과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그리고 루크가 곧 뒷 건물로 옮겨질테니 그 전에 시설에서 도망쳐야 한다는 마지막 메세지를 전한다. 루크는 그 쪽지를 받은 이후부터 탈출에 대한 다짐을 하고 준비를 해나간다.
루크는 모린과 에이버리의 도움을 받아 시설을 탈출할 수 있는 기회의 날을 정한다. 루크는 밤이 되자 모린이 건넨 물건을 가지고 시설의 철책으로 몰래 다가간다. 루크는 있는 힘을 다해 철책의 땅을 파고 또 판다. 쿵쾅거리는 가슴을 안고 철책을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을 피가 나도록 노력한 끝에 만들어낸다. 필사의 노력 끝에 철책에서 벗어난 루크는 죽을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렸다. 루크는 겨우 그곳에서 벗어났다. 그러다 이내 모린이 왜 칼을 루크에게 건네줬는지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바로 자신의 귓볼에 심어진 칩을 제거하지 않고는 이 탈출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루크는 고통이 두려워 너무나도 깊이 고민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칼로 귓볼의 칩을 제거한다. 루크는 귀에서 흐르는 피와 통증을 안고 그곳을 벗어난다. 루크는 모린이 알려준 강둑에 다다라 배 한 척을 탄다. 루크는 노를 젓고 또 저어 완전히 그들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 한다. 루크는 모린이 알려준 탈출의 단계를 따라 탈출을 거의 완성해나갔다. 마침내 사람들이 통행하는 어느 지역에 다다른 루크는 경찰에 신고할지 고민하지만 자신이 겪은 일을 쉽게 믿어주지 않을 거란 생각에 일단 그곳에서 벗어나기로 마음을 먹는다. 루크는 어떤 지역을 향해 달릴 예정인 열차를 몰래 타기로 결정하고 기회를 엿보다 몸을 실어 열차에 숨어든다. 열차가 향하는 곳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듀프레이 지역이었다. 루크가 죽을 힘을 다한 탈출 끝에 피곤함을 못 이기고 잠들었고 자신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른 채 열차의 움직임에 몸을 맡기며 1권을 끝이 난다.
스티븐 킹의 이 작품 <인스티튜트 1>는 루크가 겪는 사건들을 통해 힘이 없어 보이는 어린아이지만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마침내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다른 스티븐 킹의 소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스티븐 킹은 미스터리 장르의 소설을 쓰면서 스토리의 재미와 흡입력뿐만 아니라 그 속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인간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해준다. 이 작품 또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세계를 다시 사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여러 의미에서 의미있는 독서의 시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