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세지옥 - 91년생 청년의 전세 사기 일지
최지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10월
평점 :
‘왜 절망은 겹쳐서 다가올까?’
_

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큰 부상을 당했었고, 그때가 하필이면 대학교 졸업시즌이었습니다. 남들이 취업준비를 할 때 저는 병원을 다녔습니다. 조금이라도 당당하고 자신감자 보여야할 때 면접장에 절름발이처럼 갈 수는 없었으니까요. 육체적인 괴로움은 정신적인 고통을 양산했고, 세상 모든 것에 자신이 넘치던 제가 타인과의 비교를 하며, 저의 선택과 함께 세상과 남 탓을 하니, 몸과 마음은 더더욱 망가지더군요. 여기에 남들에게는 말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터져나왔고, 저는 점점 더 사람들을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절망은 더욱 큰 절망을 낳더군요. 그렇게 절망이 겹쳐서 왔던 때 최지수님의 <전세지옥>을 보면 바로 그 때가 떠오릅니다. 희망이 사그라지고, 세상 모든게 나를 배신한다는 생각이 든 그 시간이
<전세지옥>은 충남 천안의 리첸스 빌라라는 곳에서 전세사기를 당한 저자의 실화입니다.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청운의 꿈을 가진 한 청년은 좀 더 사람답게 살고 싶어, 회사 기숙사를 나와 깨끗한 빌라에 전세집을 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한 해외경력을 만들어가려던 찰나, 그 꿈을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내어버리는 일, 바로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직장 초년생이 대출을 받아, 월급을 모아 만든 목돈이 하루아침에 신기루처럼 살아집니다.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해외경력을 위해 외국으로 떠나지만,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기만 합니다.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 리첸스빌라는 청년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은 없고, 오히려 늘어나는 것은 전세대출로 인한 빚입니다. 겹쳐서 다가오는 절망을 헤쳐나가기 위해 작가가 선택한 것은 건강한 몸뚱이를 이용한 도전입니다.
시작은 다른 고통일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절망에 빠진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몸이 망가졌고, 저자는 사기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절망속을 허우적대다가 버린 시간과 돈, 세상을 향한 비난, 그리고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냐는 한탄입니다. 누구의 고통이 더 큰지, 그리고 같은 고통을 경험했는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왜 그런 선택을 해야했는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는지 역시 의미가 없을겁니다.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니,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과 행동만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서적의 말미에 있는 말마따나 전세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세계약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저 역시 가급적이면 전세계약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전세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적인 내역이 아닙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세계약은 주거비용을 아끼는 것 같지만, 결국 주거비 안전성을 담보로 한, 시간을 소모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서를 흥미롭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자신의 경험이 후회가 없기를 바라며, 더욱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결국 세상을 항해하면서 위험을 견디고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더욱더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전세지옥>을 보며, 저는 사람들이 저자의 상황을 안타깝게 느끼기 보다는, 무모한 리스크를 방지하는 타산지석으로 냉정한 현실을 확인하길 바라는게 솔직한 심경입니다. 그리고 그게 자신을 성장시킬 겁니다.
‘냉정한 진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