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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고베 - 보석처럼 빛나는 항구 도시에서의 홈스테이 ㅣ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8
한예리 지음 / 세나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올해 5월 연휴에는 아내와 함께 큐슈에 다녀왔습니다. 부산에서 유람선을 타고 저녁에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여 소도시와 후쿠오카일대를 여행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일본에 상당히 많이 방문한 경험이 있고 체류한 시간도 있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다른 일본을 여행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간다면, 쇼핑과 먹거리, 혹은 대표적인 관광스팟을 갈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의 배경에 특별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으며, 이를 통해 저만의 시간과 방법으로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후보군중에 하나는 바로 효고현에 소재한 고베(Kobe)이며, 일단 그 대리만족을 한예리님의 <한 달의 고베>를 통해 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동일 출판사의 <한 달의 요코하마>를 읽어본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기억으로는 저자가 출판사의 제안으로 한달살기를 하면서 요코하마의 주요 스팟을 돌아다니는 내용 위주라 그리 공감이 가지도 기억에 남지 않았고 그러한 소회를 남긴적이 있었습니다. <한 달의 고베>는 그와는 조금 다른 관점입니다. 저자분이 과거 고베에 살때 홈스테이를 했던 일본 가족이 있고, 이제 일본 ‘엄마’와 그 가족들과 한달 가까운 시간을 함께 살아가면서 고베의 구서구석을 넘어 색다른 경험을 하는 과정들을 담았기에 ‘관광’으로서의 고베탐방과 ‘고베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까지 간접경험을 할 수 있었기에 저는 <한 달의 고베>에 더욱더 애정이 갈 수 밖에요.
본서는 고베하면 유명한 고베규(소고기), 혹은 포트 고베등의 관광지에는 전혀 주목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1/3, 그리고 외지인으로서 누군가의 가족과 살아가는 이야기가 1/3, 그리고 저자 스스로가 관심있어 하는 고베이야기 1/3로 가득채워져 있죠. 인상적인 부분 3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고베와 효고현의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효고현이 낳은 다니자키 준이치로라는 탐미주의 작가와 그에 대한 장소를 알게 해주는 것, 그리고 한신 타이거즈(저도 오사카 연고로 알고 있지만 오사카는 오릭스고 한신은 효고현이 연고지였더군요)에 이야기들, 그리고 쉽게 갈 수 없는 자연경관에 대한 것들입니다. 두번째는 일본에서 지켜야할 기본적인 예의등을 기록하는 부분입니다. 방문을 할때, 수업을 받고 감사인사를 할때, 선물과 인사를 하는 예절등은 너무나 소소해보이지만 중요한 부분입니다. 여기에 더불어 저자의 오랜기간의 번역가 생활 이전의 일본의 이야기를 통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 역시 신선했습니다.
완독을 하고나서, 저는 더 고베에 가고싶어졌습니다. 저자처럼 칸사이공항에 도착해서, 포트라이너를 통해 쾌속선을 타고 고베항을 가보는 체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생가와 그에 대한 일대기와 연관된 장소, 효고현 사람들이라면 항상 가보는 빵집과 디저트집, 최근 성적이 계속 좋은 한신타이거즈의 홈경기 응원, 그리고 저자분과는 다른 특별한 일상에서의 경험을 만들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한달이라는 휴가기간을 갖기 어렵기에 더욱더 갈망하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갈망의 순간이 여행준비의 가장 즐거운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BE KO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