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식의 탄생
박수현 지음 / SISO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마 언젠가는 공상과학영화나 만화에서 본것처럼 우리는 영양소가 담긴 캡슐을 먹는 시대가 올수도 있겠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과 기쁨이 얼마나 큰데라는 생각은 맛집을 찾아다니는 저 역시 하지만, 세상에는 음식보다는 영양소 공급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사람들도 있고, 나중에 음식을 만드는 공정이 더욱 단순화되면 현재의 미식이라는 문명대비, 건강과 생존을 위한 영양공급이 더 비중있는 시대가 될수도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식습관중에 하나인 주류에 관한 것을 보아도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주류소비는 줄고있는 추세입니다. 영원한 것은 절대없다는 사실, 그러니 현재의 블루리본이나 미슐랭가이드, 일본의 타베로그 맛집 탐방과 같은 미식은 인류문명의 마지막 음식향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 미식의 시작은 어디서 왔을까요? 맛있는 음식은 전세계 어느국가가 인간의 창의력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만들어졌지만, 미식이라는 문화를 대표하는 것은 아무래도 프랑스라고 봐야할겁니다. <미식의 탄생>은 바로 이를 역사적으로 풀어내는 인문탐방서입니다.

미식의 탄생을 위한 조건은 무엇이 있을까요? 당연히 풍부한 식자재의 공급입니다. 유럽에서는 그게 오래전 갈리아라고 불린 현재의 프랑스입니다. 비옥한 농토, 목축하기에 좋은 들판, 풍부한 민물과 바다의 해산물, 여기에 과일까지 프랑스는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식자재를 만들기 좋은 환경입니다. 하지만 재료가 많다고 해서 미식문화가 탄생하지 않습니다. 미식이라는 것은 두가지를 잉태했는데, 하나는 재료를 가공해서 더 많은 시도를 하는 과정이 될 것이고, 둘은 식사를 함에 있어 계급간 차별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전자가 현재의 코스요리나 파인다이닝의 원류가 되었다면 후자는 아마 지금은 ‘가격’으로 구분되지만 당시에는 귀족과 평민이하의 계급에 있어 섭취하는 음식의 양과 종류를 구분지었다는 것이 ‘특정계급’이 더욱 맛있고 신선한 코스요리를 제공한다는 것과 아주 관련이 있게 됩니다. 미식이 권력의 도구가 되었다니 아주 아이러니 한 셈이죠.
영원할 것 같던 미식의 ‘권력’은 두가지 변화를 겪습니다. 하나는 대항해시대 이후 타 대륙의 식자재가 유럽대륙 그리고 프랑스 지방역시 퍼졌다는 것입니다. 둘은 정치적인 혁명이 일어났고 과거의 계급사회가 파괴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계급은 ‘자본’이 대체를 하게됩니다. 이는 산업의 발전으로 더욱 가팔라지게 되는데 자본이 곧 계급이 되는 사회에서는 과거 왕정귀족 사회보다는 훨씬 ‘미식’의 접근성이 낮아지게 되며, 많은 식자재를 가공식품화 하는 기술능력과 더불어, 많은 식자재의 수입과 더불어 음식을 ‘팔아’ 돈을 남기는 레스토랑의 본격적인 확대, 그리고 교통망의 발달을 통한 이동의 자유로움이 바로 현재의 미슐랭가이드같은 미식의 기록의 문명을 낳게 되는게 상당히 흥미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저는 인류가 맛있는 음식을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가장 최절정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이게 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평화를 가장한 저금리와 유동성의 시대에서 이제는 전쟁과 분쟁, 그리고 외부효과가 늘어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식품가공능력은 더욱 발달했고, 유통망은 아주 혁신적으로 발달했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구루메투어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배당과 간편식, 음식대체영양제를 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겠죠. 인류가 가진 미식의 문화는 계급화로 돌아갈지 어떨지는 확신하기 어렵지만, 인류의 문명의 발달과 정치사회적 변화가 현재의 미식을 만들었고, 이러한 미식문화의 정점이 변화하는 것을 발견하는 내용은 당연히 흥미롭습니다.

‘인간믜 문명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