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미학적 상상력 -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 그리고 디지털 문화
에릭 헤르후스 지음, 박종신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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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난주부터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역사상 최대 흥행실적을 낸 애니메이션이 되었습니다. 8월 첫번째 관람을 마친후, 21세기의 이정표가 된 걸작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흥행은 예상했지만, 아주 빠른 속도로 기록을 세웠고 어제는 4DX로 한번 더 보았네요.. 보통 이런 애니메이션의 걸작이나오면, 주목해야 할것은 원작도 중요하지만,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회사의 방향성입니다. 귀멸의 칼날은 원작과 제작사가 분리되어있지만, 원작과 제작사가 분리, 통합되어 있는 지브리 스튜디오도 있고 또 하나는 디즈니 산하 픽사(Pixar)처럼 자체 기획 및 제작에들어가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도 있습니다. 종류를 떠나 애니메이션 자체는 스튜디오를 통해 만들어지니 결국 핵심은 스튜디오에 있습니다 그 중 마지막인 픽사에 대한 내역을 다룬 서적이 바로  <픽사, 미학적 상상력>입니다. 


 본서는 픽사와 디즈니와의 관계나 픽사의 경영방식이나 사업모델, 혹은 현재 준비하는 작품을 다루지 않습니다. 오롯이 픽사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의 흐름을 통해 그들이 구현하고 싶은 세계관을 ‘미학적’관점에서 바라봅니다. 그런데 한때 이 미학(Aesthetics)라는 학문 자체가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학문이고, 학문적 계보가 철학과 가장 가까운 내용인데,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나머지, 한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같은 말을 굉장히 현학적, 다른말로 어처구니없이 어려운 용어를 남발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과 미국 전세계를 통틀어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미학의 장벽을 깬 대중서가 바로 진중권 작가의 <미학오디세이>였죠) 


 그래서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라따뚜이>, <인크레더블>등 우리가 익숙하게 만난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굉장히 알기쉽게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들로 대중들을 만난 한편, 그것을 미학적으로 ‘분석’하려하니 <픽사, 미학적 상상력>은 해석과 담론을 가득채워놓습니다. 예를 들어 토이스토리는 ‘디지털 상품의 기이한 완전성’이란 말로 <몬스터 주식회사>는 ‘기술적 탁월함을 가치로 한 계급적 상상도’라는 말로 풀어놓고 4가지 작품을 통해 픽사의 ‘미학적 왕국’을 만든다고 하니 뭐가 엄청나게 있어보이잖아요. 이게 바로 대부분의 미학들이 ‘이론적’으로 얘기하는 것이고, 이러한 이론적 미학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직접 영화를 찍어보거나, 아니면 다른 대중/독립예술 창작자가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직접 산출물을 내는 직업을 가지면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저의 가장 어릴적 희망 전공이 ‘미학과’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학과 철학에 관한 무수한 서적과  예술평론과 담론들을 만난 이후, 결국 그 어떤 해석이 있다한들, 직접 제작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픽사, 미학적 상상력> 역시 소위 말하는 ‘있어빌리티’한 글들의 향연(이 말도 담론서에는 자주 쓰이죠)이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 서적임은 분명합니다. 


‘글은 쉽습니다. 말보다 조금 어려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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