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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 - 원자 단위로 보는 과학과 예술의 결
데보라 가르시아 베요 지음, 강민지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7월
평점 :
🙋♂’왜 노트북 외장재는 알루미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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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에서 노트북을 하면서 충전을 하다가 기판에 짜릿한 느낌을 경험해보신 분들이 있으실까요? 저는 워낙 많이 경험해서 익숙하긴 하지만, 가끔은 트랙패드를 이용하거나 사이드바를 손으로 건드릴때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여기에 대한 원인은 주로 차량 내부의 전기배선문제에 기인할 겁니다. 누설전류가 있을수 있고, 접지가 불량일 수 있으며, 전동차라는 특성상 간헐적으로 이것이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두번째 이유는 바로 노트북 소재때문입니다. 노트북 소재는 주로 알루미늄 혹은 티타늄이 쓰이는데 제가 이용하는 맥북의 경우 외장재가 알루미늄으로 되어있어 구리만큼은 아니지만, 전기전도율이 상당히 좋은편이니 순간적으로 짜릿한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되는거지요. 가볍고 튼튼하며 내부 열기를 외부 배출하는데 좋은 소재라는 장점이 있지만, 때로는 이러한 의외의 단점(?)들도 알게되는 순간 저는 일상속에서의 과학을 체험합니다.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화학으로 빛난다면>은 바로 이런 이야기를 풀어낸 서적입니다.
분자요리를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리는 과학이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원재료의 변형과 이에 대한 요리의 맛과 형태에 집중하시다 보니 물질의 성질, 구조, 변화에 대한 화학전문가가 자연스레되어간다고 볼 수 있죠. <일상의/…>에서는 요리가 아닌 예술작품에 나온 소재들을 통해 화학을 접목시킵니다. 예를 들자면 클로드 모네의 그림에 있는 보라색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구스타프 클림프의 작품에서 금박을 사용한 이유등의 다소 거창해 보이는 예술작품에 접목된 화학도 있지만, 오래된 노트가 바래는 이유에서 찾아보는 종이의 역사와 변질의 화학적 변형의 이유나 우연히 만나게 된 불가사리의 형태에 대한 생물화학적인 내용들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예술작품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에서 화학소재로의 이야기를 연결하는 것은 참신해보이고, 충분히 흥미를 끌만한 요소인게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적을 다 읽고 기억나는 것은 소재에 대한 내용과 특정 에피소드인 것은, 저자가 두마리 토끼를 전부다 잡기위해서 다소 과욕을 부렸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무슨 얘기냐면, 자신의 생활속의 스토리텔링을 하는것은 간단한 일이지만, 일반인들에게 익숙치 않은 화학소재를 알기쉽게 풀어내는 영역은 그리 만만치 않기 때문에, 소재의 변형이나 분자식에 대한 내용들을 이해시키려면 더 많은 예시가 있어야 하는데 본서는 이를 생략하고 그대로 용어를 쓰고 전공자(?)에 입장에서 기술해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니 흥미로운 이야기는 있는데 그것에 연결된 해설은 흥미롭지 않게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한가지만 집중했으면 더욱 좋았을 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