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4
열린책들 편집부 엮음 / 열린책들 / 202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 한권을 출간한다는 것’
_

10년 전쯤 전업 작가가 아닌 사람이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상당히 희귀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독립출판을 하는 것도, 직장에 다니면서 저자가 되는 것도, 그렇게 신기한 일이 아닙니다. (제가 아는 전업작가가 아닌 사람도 수십명은 책을 출간한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글을 써서 세상에 내놓는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퀄리티’의 콘텐츠를 책 속에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점에 출간된 수백권의 글보다 누군가의 블로그의 A4 3장 분량의 글이 더 가치있는 경우도 수 없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글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는 기획-내용-후반작업 이 3박자가 전부 좋아야하니 서적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열린책들 편집메뉴얼>은 너무나 중요한 서적입니다.
<열린책들 편집메뉴얼>은 해당 출판사가 2008년부터 세상에 내놓은 연작시리즈입니다. 매년 지속적으로 변화해온 출판업계와 더불어 편집트렌드, 그리고 기본적인 교열을 위한 내용과 국립국어원에서 공표한 규정등을 담아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열린책들이라는 출판사가 아닌 타 출판사에서도 충분히 제작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본서는 여기서 2가지 것들을 추가로 시도해왔습니다. 하나는 4부인 ‘열린책들 편집 및 판면 디자인 원칙’에서 해당 출판사가 사용하는 서체와 더불어 편집의 경험상 필요한 것들을 공유한 내역이며 또 하나는 5부 ‘편집자가 알아야할 제작의 기초’에서 책이 만들어지는 공정과 도서의 제작비 관한 부분을 아낌없이 풀어내었는데 이 내용만으로도 본서는 ‘구매’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록에 있는 ‘편집체크 리스트’와 ‘저작 재산권 양도 계약서’ 및 ‘출판권 설정 계약서’에 대한 부분도 해당 업계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한 귀중한 꿀팁이며 여기에 올해 개정된 ‘출판문화 산업진흥법’에 관한 내용들도 첨가한 것은 본서가 다른 도서들과 차별화된 오랜 역사적 기록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게 증명된 부분입니다. 절대 정독을 위한 도서는 아닐지언정 본서를 통해 글을 쓸 때 편집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서적 출간에 있어 필요한 제반사항들에 대한 아주 훌륭한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책을 쓰고, 출간한다는 것은 이제 별 일이 아닙니다. 출간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고생할 수 있다는 것과 별도로, 이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콘텐츠를 무엇을 대상으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콘텐츠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서적 출간에 있어서는 뛰어난 기획과 일독의 가치가 있는 내용, 간결하고 상세한 편집역량을 가진 소수의 인원만으로도 점점 훌륭한 서적을 낼 수 있는 시대로 변해오고 있습니다. 본서는 그런 서적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 또 하나의 서적이라 생각합니다.
‘반드시 소장할 가치가 있습니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