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절 빌런의 암호화폐 경제학 - 진짜 고수들이 이야기하는 암호화폐
정재웅 지음 / 책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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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시부터 루나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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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전 저와 수학한 동기여동생이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재미로 비트코인 100만원어치 사봤다고 그리고 오랜시간이 흘렀고 6-7년전 엄청난 광풍에 이어 작년까지도 암호화폐는 열풍을 몰고왔습니다. 덩달아 GPU생산기업과 채굴과 관련된 기술주의 주가도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당시에는 암호화폐에 대한 가치평가에 대한 질문을 하면 ‘공부를 안해서 그런다’는 무식하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지금은 암호화폐를 투자한다고 하면 사기꾼 취급을 하는 시간이 도래했습니다. 그 어느것도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저는 암호화폐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없고, 평가를 할 수 없기에 엄청난 가격까지 올라간다고 판단을 했고 앞으로도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쭉 그럴생각입니다. 그럼에도 서점가에 수많은 서적들은 블록체인과 디파이, 그리고 NFT에 이르기까지의 많은 내용들에 장및빛기대감을 써놓았을 뿐이죠. (요즘 암호화폐 신간 추이를 분석해보면 작년대비 끔찍하리만큼 없다는 사실) 그런데 드디어 암호화폐 관련 읽어볼 만한 서적이 등장했습니다. <변절 빌런의 암호화폐 경제학>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본서는 (본인도 잘 모르는 것 같은) 기술적 접근으로 암호화폐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화폐’에 대한 여정으로 시작합니다. 화폐는 거래와 유통을 기반으로 하는 매개로서 가치교환과 저장, 평가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상식적인 관점에서 출발해서 화폐의 등장부터 금태환 정지, 그리고 브레튼 우즈체제의 종말부터 현재의 달러 이코노미 시대를 거쳐 어째서 ‘암호화폐’가 등장하고 관련 매커니즘이 등장했는지에 대해 개연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본질은 2008년도 금융위기부터 시작한 것이였죠. 사토시의 논문은 비트코인이 화폐를 전부 전환시켜버리고 암호화폐가 거래와 유통을 지배한다는 것이 아니라 분산원장의 개념자체가 현재의 특정 국가의 지배적 화폐, 혹은 SWIFT와 같은 외국환 거래의 리스크를 헷지하기 위한 ‘안전한 거래’의 개념으로 비트코인을 얘기한 것이었는데 본서는 이러한 역사적인 흐름을 아주 조리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이 어째서 플랫폼 기반의 암호화폐인지를 설명하는데 다수의 암호화폐 서적이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는 시간에 본서는 왜 비트코인대비 이더리움이 탄생했고 여기에 연동되는 암호화폐는 무엇이 생기고 가상자산이나 암호화폐에서 스마트계약이라는 것이 필요한지를 설명합니다. 


또 하나의 차별점은, 그래서 변절빌런일지는 모르겠지만, 저자 스스로도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이 가치평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위의 언급했다시피, 어째서 암호화폐와 매커니즘이 탄생했는지를 얘기했지, 이것이 가치교환의 수단이자, 화폐시스템을 바꿀 거라는 신기루를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의 금융체제에서 탈중앙화금융이 필요한 조건과 함께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시스템의 한계를 동시에 얘기하며 그동안의 암호화폐 숭배자들과 철저히 괴를 달리합니다. (그 한계를 잘 설명하는데 페깅시스템을 가진 루나와 테라의 이야기죠)


비트코인이든 이더리움이던 루나던 간에 어디까지나 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여전히 저는 2가지 이상의 의문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여전히 코인은 가치교환의 수단이 아니라고 봅니다. 가치교환의 수단이 아니니 비정상적인 가격의 등락을 반복하는 것이지요. 두번째는, 사토시가 언급한 ‘보안거래’를 제외하고, 세상을 바꿀 것 같은 코인의 미래가 10여년이 지났는데 오히려 편편리해진 것 기존 금융시스템이고, 제가 카페에서 결제하는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와 삼성페이인 것 같습니다. 지금쯤이면 모바일 폰에서 알트코인 클릭해서 동네 이자카야에서 정종 먹을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그 사이의 화폐의 이야기를 담아낸 상식적인 관점이 들어있기에 본서는 충분히 일독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부했는데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가상자산은 말이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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