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새로운 신호들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최이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민주주의의 불완전성


민주주의 정치체제에 살다보면, 이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질때가 많습니다. 그동안 인류는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체제에 있었고, 가장 이상적인 체제는 아니지만, 현재까지 가장 진화되었으며 최악을 모면할 수 있는 정치체제가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장점은, 어찌보면 국민이 모두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개념보다는, 최악의 경우 이것을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이를 경험해본, 놀라운 민주주의 국가중에 하나입니다. 이와 반면에 민주주의의 단점중에 하나는, 바로 최선이 아닌 최악을 면하는 시스템이다보니, 의사결정의 지연에 있습니다. 우리처럼 직접투표권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미국처럼 선거인단을 통해 대통령을 뽑기도 하고, 다양한 민주주의의 방안속에서 최대한 절대 혹은 상대다수의 의견을 모집해야 하니 이것은 어쩌면 태생적인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치학자 데이비드 런시먼은 이러한 민주주의 제도를 위협하는 요소로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 서적 제목을 통해 민주주의의 한계와 질문을 던집니다.


본서는 트럼프의 당선부터 현존하는 민주주의의 제도적 한계점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사망하는 방식을 쿠데타로부터 이야기 하고 민주주의는 쿠데타이이에도 상호연결된 세계는 취약하다는 가정하에 대재앙의 위기가 오고, 보다 기계화되는 민주주의의 허점도 얘기합니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는 마크 주커버그 같은 사람이 정치적 편향성이 없음에도 시스템을 통해 네트워크 기술이 극단화된 시각을 만들어내는 파눕티콘을 만들어낸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본적으로 정치는 설득의 목적을 지닌 학문임에도 모든 주장들이 단정에 의거하기 때문입니다.


주장을 위해서는 가설이 필요하고, 그 가설검증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런시먼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역사적 사례들이 많습니다. 그 역사적 사례가 변화한 현존시대에 일맥상통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단정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그가 비판하는 현대의 민주주의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제시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저자 역시 이런 비판과 단정을 위한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대안은 모르겠다고 일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자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결국 그는 실용주의적 독재가 혹은 지식인에 의한 정치가, 아니면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유토피아에 대한 전제조건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마지막으로 본서를 마무리합니다.


냉철한 시각으로 현대 민주주의의 한계를 주장하고 이로인한 체제의 개편가능성을 고민하게 하는 질문은 필요하나, 체제에 대한 비판은 결국 새로운 시도에 기반한 대안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은 이러한 정치담론의 한계를 명확히 볼 수 있는 서적입니다. 또한 이와 더불어 서구정치의 사례를 나열하되, 국제정치와, 정치체제론의 기본적인 지식없이 본서를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논의를 위한 키워드를 참고하되, 대안없는 주장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됩니다.


💡이러한 논리적비약과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 수용되는 것을 보면 민주주의가 인류 최고의 정치체체인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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