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양장) - 개정판 새움 세계문학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은 본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기에 자연스럽게 시대를 반영한다.(SF나 판타지 소설역시, 공상과학의 미래와 판타지세계관이 현재의 삶과는 다르기에 지극히 작가의 입장에서는 저술하는 시점기준 현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호는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무릇 예술작품으로서의 문학이라면 시대의 반영을 넘어 반향을 일으켜야 하고 그 반향이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문학중에 하나가 바로 알베르 카뮈에 <이방인>일 것이다.


구조주의와 실존주의와 같은 철학적 개념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방인>을 읽은 사람이라면, 본 소설의 내용이 가지고 있는 뫼릐소가 죽음과 삶, 인간, 그리고 마지막 본인에 이르기까지 보여지는 지극히 (비정상적일 수 있는) 관조적인 시선과 허무주의를 느낄 수 있고, 2부의 재판정에서의 모릐소의 사형구형에 있어서 불합리한 상황과 부조리한 인간들의 행태들이 당시의 프랑스의 세태와 더불어 인근의 타 국가의 이념을 비판하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동안 <이방인>의 내용에 실린 의도가 독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었는가는 여전히 하나의 독자로서의 나 조차 의문이 가는 부분이 있는데, 근본적으로 그동안의 유럽문학은, 특히 예전에는, 영어로 번역된 후 다시 이것이 국문으로 출간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에는 유럽어의 전문번역가의 부족과 단가의 문제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데미안>을 비롯한 다양한 고전과 현대문학들이 원문을 기초로 재출간되는 이유도 (상업적인 의도와 더불어) 그동안의 오역(?)를 바로 잡자는 취지로 출간되었고 2020년 새롭게 출간된 <이방인>은 이러한 관점에서 원문을 최대한 새롭게 번역한 <이방인>의 번역과 역자노트 그리고 이방인 깊이 읽기로 구성되어 있다.


본서를 읽고나서 느낀 것은 <이방인>에 대한 내용보다 서적의 절반을 역자의 노트와 분석에 치중한 내용들에 대한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현대문학과 고전에 대한 기존 번역의 오역이나 현 시점에 맞는 번역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방인>의 경우 본서는 너무나 많은 부분을 역자노트에 할애하고 있기에 오히려 <이방인>의 새로운 번역내용과 깊이 읽기정도로 완료하고 역자노트에 대해는 부록이나 아니면 별도의 서적으로 재출간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왜냐하면 서적의 중요부분에 대해 포인트레슨처럼 지적하고 변경하는 부분에서 원문 불어를 해석하는 부분을 <이방인>을 오롯이 즐기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불친절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불어전공자나 불어를 편하게 쓰는 사람, 혹은 번역가들을 제외하고 역자노트는 불필요한 내용이었다.


언어는 언제나 살아움직이고 시기에 따라 상대적인 해석이 필요하기에 이런 시도가 무가치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설 이방인과 해석>등의 다른 제목과 혹은 역자노트에 대해 중점적인 내용들이 들어갔다면 본서를 바라보는 관점은 달라졌을 것이다. 외서, 특히 소설 같은 경우는 역자의 의역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내용임에 동의하나, 기존 번역에 대해 칼날 같은 서늘함으로 분석하기 보다는, 그리고 부분부분 번역스터디에서 쓸만한 내용보다는 오히려 소설을 읽는 과정에서 각주로 달거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기존번역과 역자의 번역으로 정리했으면 <이방인>의 최신간이 번역자들에게, 그리고 그 내용을 오롯이 담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가치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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