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 시칠리아 - 지중해에서 보낸 완벽한 한 달
윤정인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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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첫 해외여행지는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가 아닌 우즈베키스탄이다. 그것도 순수여행은 아닌, 군 제대후 복학 첫학기때 알바와 과외를 해서 모은 돈의 일부를 통해 해외봉사를 신청했었다. 당시는 해외탐방프로그램과 해외봉사선발등을 하기엔 경험도 정보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어린 시절에 큰 돈을 들고 떠난 우즈베키스탄에서 보낸 열흘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후 때로는 각고의 노력으로 때로는 운으로 한대륙 한대륙이 아닌 국가와 국가를 다녔고 일을 하면서는 휴가를 통해 하나씩 가다보니 이제는 새로운 여행에 대한 미련이 남은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여행을 어디를 가고싶냐고 물어본다면, 남미 다음으로 가고 싶은 곳은 바로 유럽의 프랑스의 남부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런 나의 미련을 <퐁당, 시칠리아>는 상당수 대리만족 시켜준 서적이다. 


여행작가인 저자가 한 달동안 지중해 그리고 시칠리아의 곳곳을 담은 여행기로 가득한 <퐁당! 시칠리아>는 ‘시칠리아는 마피아의 소굴이 아니다’라는 대중들의 많은 편견들에 대해 반박을 하면서 시작한다. 그 서두가 다소 공격적이길래 여행을 하는 경험대신 시칠리아에 대한 논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나 싶었지만, 그것도 잠시, 시칠리아의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겪는 에피소드와 각종 유용한 여행정보와 이탈리아와 시칠리아의 문화얘기와 숨겨진 여행스팟으로 가득차 있는 매력이 <퐁당! 시칠리아>에 가득차 있었다.


무엇보다도 <퐁당! 시칠리아>는 자유여행을 좋아하고, 비행기와 숙소만 정해놓고 일정동선을 내멋대로 짜는 것이 습관화되어있는, 나름 랜덤여행에 익숙한 나와 저자의 여행방식, 그리고 여행지에서 낯선이를 대하는 태도와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발품을 팔아 숨겨진 명소를 찾아내는 습관들이 너무 비슷해서, 마치 나의 또다른 페르소나가 시칠리아 여행을 간 것처럼 흥미 진진하게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8장 ‘우연한 발견은 여행의 묘미’ 그리고 12장 ‘사람들과 대화하기 싫어지다니 큰일이야’를 읽어면서 거의 혼연일체 수준의 공감대가 형성되어버렸다.


만일, 시칠리아의 모든 정보를 담아낸 스타일의 구석구석 여행서적이나 론니플래닛스타일의 정보서적이었다면 페이지를 넘기는 손길이 조금 의무감에 무거워졌겠지만, <퐁당! 시칠리아>는 여행와중의 성공적인 하루와, 무의미한 하루, 망쳐버린 동선, 기대치 못한 비경, 시칠리아의 악천후를 바라보는 방식, 시네마 천국의 배경을 찾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반응 등 홀로 여행을 떠날때의 맞딱뜨릴수 있는 경험이 개인적인 감상과 더불어 구체적인 정보와 결합되면서도 편견에 치우치지 않은 편안함을 전달하기에 즐겁게 완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퐁당! 시칠리아>를 읽고 시칠리아에 당장 가야겠다!라는 과장은 할 수 없겠지만, 시칠리아에 가게될 날이 다가올때 제일 먼저 생각날 여행기 중 한권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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