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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하우스
욘 포세 지음, 홍재웅 옮김 / 새움 / 2020년 1월
평점 :
어떤 소설들은 내러티브를 따라가기 쉬운 이야기들이 있다. 이와 반면
글로 접하는 것보다는 영상으로 접하면 좋겠다는 소설들이 있는데 노르웨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인 욘 포세의 <보트
하우스>는 후자에 가까운 서적이다. 욘 포세의 초기작인
<보트하우스>는 30세가 넘도록 직업을 갖지 않고 골방에서 글을 쓰는 화자와 어릴적 친구인 크누텐, 그리고 크누텐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소설이다. 어릴적
보트하우스에서 함께 음악을 하던 화자와 크누텐이 우연히 만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크누텐의 아내와 화자는 모종의 관계를 가지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몇가지 혼돈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나는
크누텐과 저자간의 10여년에 이르는 일종의 관계공백기에 대한 내용과 보트하우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피오르를 화자가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보트 하우스>는 알려주지 않기에 본 소설은 친절한 내러티브를 가지기보단 읽는 과정에서 화자의 불안과 긴장, 초조감을 따라가게 한다. 서적 중반에 나오는 ‘크누텐은 결혼했고, 교사이고, 아이가
있고 아내가 있다’는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어구인데 이는 어쩌면 현 세대의 노르웨이의 불안을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보트하우스>을
읽는과정에서 중반으로 흐를수록 긴장감은 독자들을 사로잡지만, 이야기는 반복적이며, 독자들은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행간을 상상해야 하는 의무감에 사로잡힌다.
문장문장마다 느껴지는 살얼음 같은 긴장의 감정, 글로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표정이나 행위가 욘 포세가 전달하는 이야기를 더욱 잘
설명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트 하우스>는 1부는 화자를 중심으로 2부는 친구인 크누텐의 시선을 통해 나오는데
이러한 시선에 대한 비교도 영상으로 준비되면 더욱더 흥미를 끌 것 같은 소설이었다. 분명 친근하고 친절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근래 만난 소설중에서는 가장 새로운 형식을 전달한 <보트 하우스>를 읽고나서 나는 욘포세의 <3부작>외 다른 작품이 궁금한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