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 -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
정나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수년전쯤에 주말마다 어느 카페에 가던 습관이 있었다. 사당역에서도 한참을 걸어올라가야 하는 아파트 인근에 한 계단에서 모티브를 딴 이름의 가게였는데, 그때는 나도 모르게 그곳에서 책을 읽고, 사람들을 구경하고, 카페에 상주하는 고양이를 보고, 카페의 분위기에 취해있는 것이 나만의 힐링이었다. 지금처럼 인스타그램이나 유투브가 활발할때도 아니라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그 호젓한 공간을 굳이 여기저기 알리고 싶지 않았다.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의 저자가 말하는 작은 가게들은 내가 갔던 그 카페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었다. 개성이 있되, 운영하는 사람들의 애정이 있고, 소소하지만 나를 특별하게 해주는 공간을 제공했는데 어찌보면 그것은 결이 같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제 3의 공간이었던 것이다. 사람은 집과 직장 혹은 학교나 다른 공동체의 공간을 넘어 나만의 공간이 필요한데 계단옆 그 카페는 늘 휴식과 영감을 주는 공간이었으니까


이런 작은가게, 그리고 나에게 특별한 제 3의 공간들을 사랑하기에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그리고 엄청나게 공감하면서 읽어내려갔다. 미주리와 작가가 있던 공간의 이름이 다름에도 나만의 소중한 작은 가게들은 나만 알고 싶은 친구 같다는 공통점을 전달한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소품샵과 카페들이 생기는 이유는, 휴식처가 없다는 이유와 굳이 돈을 벌겠다는 이유보다 특별한 친구를 만들고 싶은, 혹은 그들의 개성을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욕구의 발현일지도 모른다.


정나영 작가가 이야기했듯, 작은 가게가 살아남는 법은 결국 관계에 있다. 많은 고객보다는 찾는 고객이 많아지고, 거기에는 고객들과의 관계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가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는 과연 가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 관계 역시 유사한 점이 있다. 과연 나는 함께하는 시간동안 시간의 역사가 배어나오고, 다시 찾고 싶은 나만의 작은 가게 같은 사람일지, 아니면 누구나 아니면 어디에서나 만나고 쉽게 잊혀지는 관계인지 정답은 없지만, <오래된 작은 가게 이야기>를 읽고 나서 순간적으로 마음속에 떠오른 질문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