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진스키 - 인간을 넘어선 무용 현대 예술의 거장
리처드 버클 지음, 이희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
.
을유의 현대예술의 거장 시리즈로 니진스키가 나왔다. 서평단을 모집한다 했을 때 니진스키에 대해 잘 몰랐음에도 읽어야 할 여러가지 일이 사전에 있었다. 지난 1월 즈음 읽었던 정옥희님께서 쓰신 ‘이춤의 운명은’에서 니진스키와 ‘봄의 제전’에 대한 이야기는 긴 여운을 주었는데 때마침 그의 평전이 나왔기에 조금 더 알고 싶은 맘이 있었다. 책을 받고 두께에 깜짝 놀라기도 했고, 사전 지식이라곤 앞서 읽은 책에서 본 것이 다였기에 걱정도 앞섰지만 천페이지의 두께에 걸맞게 아주 상세하게 이야기가 전개 되어 한동안 그 시대를 살다 나온 느낌이었다.
.
니진스키의 무용을 하는 부모의 자녀 셋중 둘째로 태어났다. 프랑스 혁명이후 왕실의 전폭적인 지지가 줄어들면서 프랑스의 많은 무용가들이 러시아로 떠나고, 그 중 마리우스 프티파가 러시아의 황실 발레단을 이끌게 된다. 이 책의 시작은 그렇게 그곳과 연관된 많은 러시아 무용수들이 마린스키 발레단을 나와 러시아가 아닌 유럽과 미국, 남미, 그리고 스페인까지 니진스키의 표현에 따르자면 떠도는 집시들처럼 전세계에 발레의 외연을 넓혀나간 이야기를 연대기로 전개해 나간다.
.
이야기의 중심에는 러시아의 발레단을 나와 새로운 사단 ‘발레 뤼스’를 만든 세르게이 댜길레프가 중심에 있고, 불새를 안무한 미하일 포긴, 그리고 발레 교육자 체케티, 무대미술을 담당한 레온 박스트, 그리고 당대 최고의 위치에 있던 무용수 안나 파블로바, 카르사비나, 니진스키를 중심으로 보편과 정형화된 테크닉, 형식미의 고전발레에서 나와 추상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간다. 특히 앞부분에서 댜길레프는 프랑스와로의 진출을 위해 오늘날로 보면 공연기획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서서히 알려나간다.
.
많은 발레에서 남자 무용수는 대체로 여자무용수를 받쳐주기 위해 존재했던 것에서 나아가 니진스키는 그러한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이 맡은 역할에서 사람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이 책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발레뤼스는 많은 유능한 무용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특출났던 니진스키로 인해 발레뤼스와 니진스키는 땔래야 뗄수 없는 것으로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기도 한다.
.
그렇게 무용수로서 완벽했던 니진스키는 댜길래프의 완벽하고 철저한 후원아래 ‘목신의 오후’와 ‘봄의 제전’을 안무한다. 봄의 제전은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시피 시대를 앞서간 작품으로, 영상을 통해 확인된 작품을 보는 나의 경우에도 초연당시 극장이 발칵 뒤집힐 정도의 반응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 순간에 모던 댄스로 바로 넘어온 그런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
이 책은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니진스키의 삶을 다룬다기 보다는 러시아의 무용이 그 안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로 뻗어나가길 희망했던 댜길레프의 이야기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의 자금확보, 주요신문과 언론에의 홍보, 왕실과의 관계 등 이 모든 일을 앞에서 이끌어 나간것이 놀랍기만 하다. 정옥희님께서 그녀의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발레단은 커다란 코끼리 한마리를 키우는 것 같아 폼은 나지만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를 이 책을 매 페이지에서 확인을 하게 된다.
.
그럼에도 이 책에서는 ‘봄의 제전’을 준비하고 야유로 인해 음악이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도 발레단이 끝가지 마무리 할 수 있었던 일들(얼마나 사전에 리허설을 많이 했으면), 니진스키가 안무가가 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그 분야에서 천재성을 드러낸 부분들, 남미로 가는 배안에서 로몰라와 약혼을 하게 되면서 하나씩 드러나는 그의 삶, 무용수이자 안무가, 즉 예술가로서의 삶과, 아내와 자식이 있는 한 가장으로서 자신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니진스키 한 개인에 대해서 더더욱 궁금해 지고 만다. 너무 짧은 시간동안 그가 무용수로서 최절정에 있었기에 오히려 더 극적인 효과가, 너무 인간을 넘어선 무용수로서 표현된 것은 아닐까 했었지만 이 책을 읽는동안 나같이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존재였음을 알게 되었다. 분량이 적지 않은 책이었지만 읽기를 너무 잘한 책이었다.
.
.
#니진스키#리처드버클#을유문화사#현대예술의거장#봄의제전#불새#발레#무용#무용수#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