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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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전 세계가 고도성장기를 지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장기간의 경기침체를 거친 저성장 시대는 큰 도시와 작은 타운에까지 영향을 미쳐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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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베어타운 역시 20세기의 저성장이 머무는 그런 마을이다. 중앙정부로 부터의 투자도 없고, 자연스럽게 인구는 도시로 빠져나가 해마다 인구는 줄어들고, 청년들은 학교를 졸업한지가 오래 되어도 특별히 갈 곳이 없는 그런 도시.. 그럼에도 전통적인 시골 마을이 갖는 유대감은 남아있다. 사람들과의 거리는 가깝고, 공동체가 지향하는 슬로건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버지 세대들은 오랜 기간 고향에서 살았거나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함께 지내는 친구들이고, 그들의 자녀들은 타운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중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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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작은 마을에도 하이츠타운, 베어타운, 할로타운에 이르기까지 부와 빈곤으로 계층화를 이루고 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런 마을에서 자라면서 가난한 아이들을 무시하며 힘을 과시한다. 그럼에도 이동네 아이들은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하키를 배우고 하키와 함께 성장한다. 그것은 아버지 세대에도 일어났던 일이며, 한때 베어타운은 아이스하키로 꽤 유명한 곳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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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에서 아이스하키는 스포츠 정신으로 즐기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때문에 마치 공동체에나 어울릴 법한 슬로건인 문화, 가치, 공동체는 사장의 사무실에도, 하키경기장에도, 사람들의 마음에도 새겨져 늘 접하게 된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는 어떤 문화와 어떤 가치와 어떤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는 것인가..

 

이 책은 바로 그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표면적 이야기는 유소년 팀에서 청소년 팀으로 그리고 A팀으로 성장해서 향후 국가프로리그로 나가는 개인의 열망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하키는 경기이다. 저마다의 포지션에서 담당해야 하는 일들, 자신의 부족이 곧 팀의 승패에 영향을 미친다면 곧바로 자리에서 내려올 줄 아는 그런 경기이다. 이런 아이들과 달리 마을을 이끄는 어른들에게 청소년팀 하키는 그 이상이다. 작은 마을의 하키팀이 그해 청소년 리그에서 우승을 하게 될 경우, 하키 학교 설립 부지로 선정됨에 따른 부수적 효과르 마을에 자본이 유입되고 경기 활성화로 연결 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마을은 이 시점에 케빈이라는 장래가 촉망되는 공격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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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마을에서 어느 날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다. 분명 가해자는 남학생인 케빈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들의 미래가 되어줄 케빈의 잘못도 인정하지 않는 단계를 너머 모든 사건의 원인을 피해자인 여학생 마야에게 돌린다. 또래들은 또래들대로 마야를 걸레 취급하고, 어른들은 마야의 아버지가 신고를 한 시점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한 쪽에서는 자신들의 일이 아니니 조용히 입 다물고 있어야 한다고들 한다. 아무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을 동시에 듣고 판단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공동체가 다함께 모인자리에서는 너무도 비합리적인 논리로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는 어른들의 모습은 과연 자신의 논리가 피해자의 입장에 섰더라면, 자신의 아이가 마야처럼 피해자였더만 할 수 있는 말들일까 싶은 그런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결국 성폭행 과정을 목격한 아맛이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진술을 하게 됨으로서, 제 이의 목소리가 나오고, 사람들은 한쪽으로 몰린 이야기를 다시 스스로 판단하기 시작한다. 물론 사건은 결국 그 마을의 부와 권력을 쥐며진 케빈의 아버지와 일당들이 사건을 예심에서 종결을 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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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아버지시절 하키선수였고 지금은 베어타운에서 대형슈퍼마켓을 하는 프락이 놀라운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아들은 자신의 누나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퍼붓는 말을 듣는 순간 프락은 이성을 잃고 아들을 두들겨 패게 된다. 누가 이 이아이들에게 이런 성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퍼트렸는가, 왜 아이들은 너무도 큰 범죄를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는지, 베어타운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허용하였고 권장하였는지.. 물론 그들은 어떠한 행동으로 말로 그러한 것들을 권장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그 사회에 퍼져버린 잘못된 아이들의 행동을 허용하고 권장하게 한 것이다. 부모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언제나 내 아이가 가해자가 되는 상황에도 피해자가 되는 상황에도 연루될 수 가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가해자가 되면 신기하리 만큼 피해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피해자와 그 가족이 당한 지울 수 없는 내면의 깊은 상처와 고통을 외면하고 되려 가해자가 피해자인냥 당한 고통을 호소한다. 베어타운은 이렇게 아이들의 문제로 인하여 어른들이 말하고 행동했던 그 세계를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인간적인 용서와 법적인 책임, 그것은 피해자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위한 최소한의 것이기도 그것은 가해자에게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소설은 법적으로는 죄를 면죄받았을지 몰라도 인간적 뉘우침이 없었던 캐빈이 십년이 지나는 시간동안 여전히 그의 잘못으로 인한 고통에서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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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베크만은 공동체가 갖고 있는 허상과 실상을 잘 아는 작가이다. 그는 오베라는 남자를 통하여 최근 우리사회가 지양하는 공동체성을 보여주기도 한 따듯한 작가이지만, 이처럼 공동체가 어떤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집단으로 침묵하거나 왜곡 했을 때 나타나는 모습, 공동체의 미래를 냉철하게 이 소설을 통해서 알려주었다. 꽤나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였고, 리뷰에서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적게 되었지만, 소설 속 중간중간 들려주는 의미 있는 메시지가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더 데레사 수녀의 기도문은 이 소설에도 어울렸지만 그럼에도 정도를 걷기를 원하는 그 메시지가 나는 너무도 좋았다. 어쩌면 베어타운에서 권장되어야 하는 문화, 가치, 공동체에 꼭 필요한 메시지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삶속에서도 꼭 필요한 메시지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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