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갈라 나를 꺼내기』는 과학적 사실과 역사적 사실이 듬성듬성 펼쳐져 있는 가운데 하미나라는 자아가 불쑥불쑥 솟아난다. 하미나의 여러 경험들을 따라가다 보면 연구실로, 중세 교회로, 이집트 술집으로 나를 잡아끈다. 산발적이고 엉성하고 감정적이다. 이 글은 ‘나’를 갈라서 쓴 글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논리적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내 안에서 모순되기도, 나와 또 다른 내가 충돌하기도 한다. 그 모든 것은 ‘나’이고 이것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ଳ해파리 북클럽ଳ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서평단에 당첨돼 도서를 받았다. 처음 책을 읽을 때만 해도 내용이 어떤지, 하미나의 입장이 무엇인지, 주장의 논리가 어떤지 따져 가며 읽었다. 나를 울린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처럼 열심히 줄도 긋도 인덱스도 붙여 가며 읽었다. 마지막 4장에 가서야 그렇게 읽을 책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계획했던 서평을 모두 잊고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 글을 써야만 하는 마음에 대해 고민했다. 그 다음에는 쓰고 싶은 나의 마음에 집중했다.나는 아직도 하미나가 자신을 갈라 꺼낸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자신을 갈라 자신을 꺼내야만 했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의 용기만큼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