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시피 소리치는 할아버지의 목소리에 효원은 아득해졌다. 자기도 모르게 누군가의 미래를 빼앗아버린 현실이 참혹했다. 사람들은 어떻게 연결돼 있는 걸까. 우정이라고 생각했던 건 허약하디허약한 계약관계일 뿐이었다. - P-1
나무가 우리를 친구로 대해주는 건 우리가 건드리지 않을 때뿐이야. 톱날이 파고 들어간 다음부터는 전쟁이 벌어지는 거라고. - P-1
새삼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떠올려봤다.타인에게 나쁜 의도가 없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들,혹은 그 말을 듣고 계속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표정 말이다.우리는 어떤 말들로 스스로를 설득하며 살아가고 있을까.그 말들이 누군가의 하루를 어떻게 건드지 한번쯤 돌아보게 된다면,만약 이 이야들이 그런 시간을 잠깐이라도 만들어낸다면, 이 책은 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해낸 셈이 될 것이다.‘작가의 말‘에서 - P-1
그러고 보면 미술관과 뮤지엄 같은 공간은 참 묘하다. 이곳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공간이 주는 ‘힘‘에 의해 스스로 작품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람뿐이랴. 이 공간에 들어온 사물들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미술관 구석에 놓인 의자는 사실 전시 지킴이의 휴식용 의자일 뿐이다. - P-1
불편하고도 진실한 예술은 그런 것이다. 비겁한 나를 향해득달같이 달려와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편견의 머리채를 잡고 뿌리까지 사정없이 뜯어내는, 바로 그런 존재. 미술관은 그래서 때때로 성찰의 장소가 된다. 예술작품을 보러들어갔지만, 끝내 나 자신과 맞닥뜨리고 나오는 곳.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