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사활이 걸린 문제며 최고조에 이른 통찰이라고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터. 살아 있는 이들이 이 마지막 순간, 즉 지나가는 매 순간을 너무 무서워하지 않도록 삶이 그들 눈에 씌워 둔 천, 그 천을 벗겨 내는 게 바로 시라는 사실 역시.
페르난두 페소아어쩌면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시인이 죽은 날 남긴 말)어쩌면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오른손을 들어, 태양에게 인사한다,하지만 잘 가라고 말하려고 인사한 건 아니었다.아직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손짓했고, 그게 다였다.
한번은 그녀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옛날엔 반항을 주제로 했었는데, 이제는 적잖이 죽음이라는 관념에 붙들려 있는 것 같이 보여요. 그건 왜죠?" 그녀는 몹시 씁쓸한 어조로 대답했다. "내가 하루하루 늙어가기 때문인가 봐요!"…...
오펜하이머는 확신에 찬 어조로 이렇게 술회했다. "무언가 매력적인 기술이 눈에 띄면, 우리는 일단 달려들어 일을 벌인다. 그러고는 그 기술이 성공한 뒤에 그것으로 무엇을 할지 따져본다. 원자폭탄은 이런식으로 만들어졌다.밤은책이다. 이동진 위즈덤하우스
나는 아직도 그 말을 하던 사람의 얼굴을 기억한다.그가 잔인함을 잔인함이라고 말하고, 저항을 저항이라고 소리 내어 말할 때 내 마음도 떨리고 있었다. 누군가가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날것 그대로 말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덜 외로워졌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그럴 수 없었던, 그러지 않았던내 비겁함을 동시에 응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