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어떤 시와 만난다.‘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문장이 있는데그게 무엇인지는 모른다.어느 날 어떤 문장을 읽고내가 기다려온 문장이 바로 이것임을 깨닫는다.‘내가 조금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시를 읽는 일에는 이론의 넓이보다 경험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겪으면서, 알던 시도 다시 겪는다.그랬던 시들중 일부를 여기 모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 책의 가장 심오한페이지들에는 내 문장이 아니라 시만 적혀 있을 것이다.동서고금에서 산발적으로 쓰인,인생 그 자체의 역사가 여기에 있다.
"난 희망 같은 건 없어요. 하지만 믿음이 있어요."매드는 사서함 주소를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다.웨이클리는 놀라서 아이를 바라보았다"음, 너한테서 그런 단어를 듣다니 재미있구나." "왜요?""왜냐면 말이지, 알잖니, 종교는 믿음을 필요로 하거든."아이는 웨이클리를 더는 민망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럽게 말했다"하지만 아저씨도 아시잖아요. 믿음에는 종교가 필요 없어요. 그렇지 않나요?"
˝변화란 화학적으로 언제나 가능한 것이다.˝
"해리엇, 그건 말도 안 돼요. 남성과 여성은 둘 다 인간인데요. 인간으로서 우리는 양육 과정의 부산물이자 결함 많은 교육 시스템의희생자이며 우리 행동을 직접 선택하는 존재라고요. 다시 말해 여성이 남성보다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나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다는생각은 생물학이 아니라 문화에 근거한 사상이에요. 그 모든 논의는‘분홍색과 파란색‘이라는 두 단어에서 시작되죠. 바로 거기서부터모든 것이 걷잡을 수 없게 치솟아버린다고요."
인간은 형편없는 존재라서,만들 가치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만들지 못하고,알 가치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
모든 것을 까발린 그 대화는 그들의 묘한 우정을 공고히 해주었다. 뭔가가 어긋난 사람이 비슷하게 어긋난 사람을 만났을 때 피어오르는 감정이랄까. 어쩌면 그뿐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했다.이제껏 월터는 누구와 성적이거나 생물학적인 주제를 두고 이렇게 솔직하게 토론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혼자서도 생각해본 적없는 대화를 나누었다는 생각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