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렇게 삶과 죽음 사이에 놓였다. 부모님이 사망신고를하고 내가 회생 신청을 하지 않는 사이, 내 신분은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존재와 비존재를 확률적으로 오가는 양자처럼 유예 상태에 놓였다.<느슨하게 동일한 그대〉
"맹독이든, 병균이든, 슬픔이든, 아픔이든, 여기서는 모두같아, 모두가 아름다운 눈송이가 되지, 은혜로운 양식이자 생명의 기쁨이 되지. 이 아래에서는 모두가 다 같아지지."
실상 지구에 인간만 한 자연재해는 없다. 원전이 터져 방사능으로 뒤덮인 곳이나 태풍으로 초토화된 지역, 폭탄으로 유리질처럼 녹아내린도시마저도, 사막처럼 황량해지는 대신 울창한 숲이 들어선다. 치사량의 방사능이든 맹독성 낙진이든, 그 어떤 재해도 인간만큼 파멸적이지 않다. 재해는 오히려 지상 최대의 재난인 인간이 떠나가게 하여동식물의 낙원을 되돌리곤 한다.
"슬픔이든 아픔이든, 여기에서는 모두 같아.모두가 아름다운 눈송이가 되지."
함양문을 지나 창덕궁으로 넘어왔고금천 옆 회화나무까지 다다랐다.1762년 영조가사도세자를 뒤주 속에 가두어살해했을 당시에도 자리를 지킨 나무였다.나무는 높이뛰기 가로대를 넘는 사람처럼낮게 뒤틀려 자라고 있었는데, 사도세자의비명을 들은 나무가 고통으로 비틀리고 속이 텅 비어버렸다고 안내판에 쓰여 있었다.「대온실 수리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