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는 법과 나 자신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다 보면 가끔 양쪽으로부터 잡아당겨지는 기분이 들 테고, 그 틈새에 빠지기도할 것이다. 양쪽 모두에 실패했다고 느끼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 날, 나는 스스로를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이 사랑받지 못하는 식물들이 얼마나 악착스럽게 버티는지, 그씨앗이 길러내는 생명이 얼마나 굳센지 생각해본다. 그런데 잡초는 사람이 그것을 원하지 않을 때만 잡초다. 아들과 나는 옛 수도사처럼 그런식물을 찾아내어 우리 정원을 약초원으로 가꿀 것이다. 언젠가 그들의약이 우리를 낫게 할지도 모른다.
만약 어머니 식물에게 위협이 닥치면, 식물은 미래에 자식 식물이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될 기억을 씨앗 속에 남겨둔다. 이제자신의 삶으로 뻗어나가는 아들에게, 나는 아이가 살아남는데도움이 될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어둠에 지지 않고 희망을 지켜내는 씨앗이다.
슬픔은 우리와 함께 산다. 그래도 나는 그것이 우리의 나날을몽땅 차지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매일 아침 우리의좁고 고불고불한 오솔길을 걸으면서 발밑에서 피어나는 사이프러스 향을 맡는다. 이들은 제 나무와 관목을 포옹하며 생명체 하나하에 무럭무럭 자라라고 격려한다. 길어지는 빛 속에서우리 정원이 자란다. 우리는 비의 해를 선물처럼 반기고 그것들이 하는 일을 목격한다.
나 오늘 그대 알았던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바람의 말」, 마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