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에 이응은 도시 곳곳에 있는 공중화장실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화장실처럼 단순하고확실한 쓸모로 만들어졌으며 사용 나이가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기에 들어가 이응이 제공하는 감각을 체험할 수 있었다. 새 버전의 캡슐이 나올 때마다 이응의 현자들이 언론에 나와이응은 신의 축복이자 인지과학의 발달이 선사하는 혜택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돈으로 사람의육체를 사고파는 매춘이나 원치 않는 임신, 온갖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나 청결하고 합법적인공간에서 건강하게 욕구를 해결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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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수업권 침해였다. 수강생들이 수업을 외면할 수는있지만, 누가 자신에게 무엇을 가르치거나 가르치지 말라고지시할 수는 없었다. 이 민원은 나의 불가침한 권리를 파괴하려는 시도 아닌가. 게다가 학생이 까다로운 『자본론』에 관심을 보였다는데, 거기에는 반드시 보호하고 독려해야 할 지적 호기심이 있지 않나. 자신은 물론 학생의 권리를, 나아가 ‘사상의 자유‘를 위협하는 민원이라 생각하자 반항심을 더 정당하다 여길 수 있었다. 삶에서 한 번은 맞닥뜨릴 거라 예감한, 파괴될지언정 패배해서는 안 되는 시험이 먼 길을돌아 눈앞에 나타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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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평가하는 것 같은 그 눈이 싫어요. 그 눈을 보면 매번평가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언젠가 들킬 것 같아 내가 얼마나 별로인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별로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지들이 뭐라고..그렇게 말하자 어쩐지 얼굴이 뜨거워졌다. 현철이 한참 뒤에야 말을 꺼냈다.
그건 미워하는 것보다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요. 근데,
너무 무서워하다보면 미워지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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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런 표정으로 말하면 나는 그를 이해하지 못하다가도 이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해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이해하지 않으면 누가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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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두 사람은 충분히 실제로 있을 법한 사람들이면서도 실제의 상황을 초과하는 사람들이다. ‘현실‘이란 묘한 것이라 많은 이가 오늘날 세계가 처한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와 별개로 자신의 ‘현실‘을 유지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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