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국은 - 우리의 절망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박성호 지음 / 로고폴리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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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세계는, 그리고 한국은! 한국 사회가 유기적으로 '이상하게 돌아간' 이유를 각 분야의 기능이 어글어진 모습에서 찾아 이해쉽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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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미치다 - 현대한국의 주거사회학
전상인 지음 / 이숲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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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병기안해도 될 단어의 지나친 영문 및 한자표기가 거슬렸지만... 아파트에 관한 맥락을 통시적으로 드러낸점은 나쁘지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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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 세대 - 기회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
올리버 예게스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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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생활을 한지가 1년이 지났다. 초등학생 1학년인 딸에게 //수 혹은 과학을 포함한영역에 대한 사교육을 전혀 시키지 않는 것에 이 정도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 줄 몰랐다당연히 하는분위기가 주변에 노출되어 있었고 이는 귀 닫고 살면 되겠지정도의 각오로 뿌리칠만한 수준의 유혹이 아니었다. 입학초에는 '사교육은 무슨!', 이러면서 의미심장한 태도를 보였지만 곧 '시킬까? 말깔?'를 고민하는 지지부진한 시간의 일상화 때문에 힘들어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무슨 아이를 '아이답게' 키워야하는 '주의'인 줄 아는데 진짜 고민의 이유는 그것과는 좀 다르다. 나는 사교육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을 걱정했다기보다 과연 그 고통이 어떤 열매를 보장할수 있느냐는 지극히 '효율적/성과적' 측면을 저울질 했을 뿐이다. 주변에서 말하는 그 '메뉴얼', 그걸 따르면 정말로 이 아이가 행복해질까? 지금 취업이 어려운 수십만 청년백수들이 이런 영어가 '부족'해서 그렇게 '부족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역으로 나는 만약 아이가 영어공부 좀 일찍 시작해서 정말로 '삶이 윤택해진다면' 그 정도의 고통은 인간이 감수할만하다고 본다. 그런데 웃긴게 '그럴수록' 이 사회의 모든 지표들은 더 나빠지고 있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이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눈코 뜰 새 없이, 잠도 줄여가며, 하루 종이 뼈 빠지게 일해봤자 돌아오는 건 많지 않다. 때로는 투잡, 쓰리잡도 하고 이 회사 저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여 스펙도 쌓지만, 내가 간절히 바라는 일자리는 어차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낚아채게 되어 있다. 21세기 지식 기반 디지털 사회가 정확히 어떤 일꾼을 원하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사회가 원하는 일꾼이 일주일에 딱 40시간만 일하며 많은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안다. 거기에는 취미 생활을 즐길 시간도,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여유도 없다.” (14p)

 

롤러코스터인생의 고도는 더 높아졌다(268p)과거의 지침들을 이제 '주술'에 불과하다. 티끌은 모아봤자 티끌이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더 피곤하고 호랑이에게 물려가서 정신을 차리면 산 채로죽는다는 명백한 사실만이 부유한다.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고 심지어 그걸 '손'에 전부가 쥐고 있지만 삶은 녹록치않아졌다. "풍요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식의 상황은 분명 처음”(28p)이다. 처음이니 메뉴얼이 없다. 그래서 그래서 고민이다. maybe 할 수 밖에 없다섣불리 결정을 내렸다가는 뒷일을 책임지지 못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시간을 기준으로 미래를 계획해봤자 무용지물이 될 확률이 높다. 부모 세대가 조부모 세대가 걸어온 길을 인생 계획 지침서로 활용할 수도 없다. 그랬다가는 달라진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테니까. 할머니 시절에 통용되던 규칙을 어머니 시절에 와서 달라졌고, 아버지 시절의 규칙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규칙이란 게 아예 없는 상황도 많다. (...) 우리 세대는 기준과 지침이 없다. 보고 따라 할 게 없다. 옛 규칙은 이제 낡은 것이 되어버렸다. ‘복사하기와 붙여넣기로 간편하게 인생을 설폐하던 방식은 이제 결코 통하지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33-34p)

 

결정이 어려워하는 개인을 설명함에 있어서 '정보의 홍수'라는 시대적 조건을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그렇기도 하니 틀린 말도 아니다. 하루에 웹상에서 축적되는 데이타가 25경 바이트니 말 다 한거 아니겠는가. 이와 '비례하여' 양질의 정보를 선별할 줄 아는 능력이 인간에게 주어졌을리 없다. 하지만 이것이 '결정하지 못하는 인간들'을 오롯히 설명할순 없다. 정보의 홍수라는 건 단순히 정보가 '많아졌다는 점'도 있겠으나, 어제 '선택되었던' 정보들의 무용성이 확인되면서 '선택되는' 정보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p.s. (1) Generation Maybe. 책의 원제다. 어디에도 장애란 표현은 없다. ‘갈팡질팡’, ‘우유부단정도로 설명해도 충분한 것을 장애란 말을 사용하는 건 이 표현이 이미 한국사회에서 일상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선 이 지점을 '장애'의 범주에선 결코 해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문제로서' 이해되어야함을 경고하는 지점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그만큼 한국은 '우유부단'을 어떤 결핍의 증거로서 본다는 말이다.


p.s. (2) 문장 하나하나의 촌철살인은 상당하나 전체적인 전개가 조금산만하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각계의 다재다능한 스타와 여러 예술 콘텐츠들을 병렬식으로 나열하면서 촌철살인 문장의 설득력을 높이고자 했지만 너무 많이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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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의 쓸모 - 지그문트 바우만과의 대화
지그문트 바우만.미켈 H. 야콥슨.키스 테스터 지음, 노명우 옮김 / 서해문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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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만은 선택이라는 단어를 계속 노출시키면서 현대사회의 특징을 설명하고 이게 기반을 두어 사회학의 쓸모를 피력한다.

 

사회학의 소명은 명백하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에 방향 설정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회학은 이러한 소명을, 변화를 철저하게 추적하고 그 결과뿐만 아니라 변화가 요구하는 적합한 삶의 전략들을 꼼꼼히 분석할 때 완수할 수 있습니다. 세계는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방향 설정을 수정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사회학적 탐구의 본질적인 습관이며, 사회학이 제공할 수 있고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라고 저는 믿습니다.” (104p)

 

바우만이 말하는 사회학의 쓸모에 따른다면, 사회학은 한국에서 쓸모가 없음이 분명하다. 최소한 제도권 ''에선 그렇다. 뭐 넋두리일수 있지만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넋두리다. 충분히 논쟁해볼만하다. 내 주장은 이렇다.

 

바우만이 진단한 현대사회의 특징은 생애에 대한 기획 불가능이다. 이는 리처드 세넷(Richard Sennet)이 말한 인생설계가 불가능해진 시대와 맥을 함께한다. 고등학교나와도 먹고 사는 것이 가능했던 시대가 대학까지나와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일자리를 구해도 일한만큼 벌지도 못하고 정년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정년을 다 채워도, ‘오래 살게 된 덕택에노후불안에 대한 공포는 심해졌다. ‘시키는 대로만 열심히 했는데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이런 전 세계의 특징이 한국에서는 심하게 드러난다. 괜히 신자유주의가 한국에 가장 잘 착륙했다고 하겠는가.

 

자기계발이 시대의 화두가 된 건 이런 배경 때문이다. ‘평범하게 사는 것도 만만치 않은 시대, TV에서는 연애도 코치해 달라는 사람들로 바글거린다. 이는 제도권 밖에서 강연을 듣는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조언을 듣고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기획하고 싶어 한다. 이들은 기존의 길에서 버티려면무엇을 해야 하는지, ‘맞서 싸우려면무엇을 해야 하는지, ‘떠나려면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그래서 기획의 방향만을 추상적으로 제시하고 변화가 요구하는 적합한 삶의 전략들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가시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학문은 제도권 밖에선 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당장 내일부터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말은 사회학이 대중들과 소통할 때 반드시 직면하는 일종의 인데 이것이 최근 더 높아졌고 두꺼워졌다. 그만큼 선택지에 대한 대중들의 갈증을 사회학은 전혀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꿈꾸는 다락방에 등장하는 ‘R=VD’와 같은 공식을 동화책에서나 등장할만한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 비난하지만, 이 책이 215쇄를 찍으며 100만부 넘게 팔릴 수 있었던 시대배경은 분명한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의 사회학은 묘한 상황 앞에 놓여있다. 사회학적 시대비판이 '날카로워질수록' 사람들은 더 불안하게 될 내 미래를 사회학이 해결해 줄 수 없다는 확신만을 가지게 된다. 사람들은 내일부터 자신이 겪는 불평등이 실질적으로 줄어들기를희망한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윤리적인 측면에서 지향해야할 가치일 뿐이다. 그 전에 , 이왕이면 나부터평등한 대우를 받아야한다. 이들에게 사회학은 무슨 말을 할 수 있는가? 그저 사회학, 사람들한테 참 좋은데! 정말로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면서 CF 흉내만 내고 있을 것인가?

 

중요한 건 다음이다. ‘기획을 원하는 대중의 증가는 사회학의 몇 안 되는, 어찌 보면 유일한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시대진단의 효용이 말소되었음을 의미한다. 사회학은 개인이 속해있는 사회의 특성을 진단하는 걸 업으로 여기고 그것이 개인에게 유용함을 늘 강조한다. 사회학이 있어야지만개인은 자신이 어떤 사회를 살고 있는지 정말로알게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사람들은 시대를 잘 알고 있다. 시대가 어떤지를 설명하는 사회학의 공기를 접하지 않아도 이미 스스로가느끼고 있다. ‘금수저’. ‘헬조선이라는 단어의 등장은 나쁜 짓 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면 웬만큼은 살아간다는 능력주의의 명제가 허구였음을 어떤 이론적 개념의 도움이 없이도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그래도 참을만하다면서 불평등을 애써 외면했다. 이때는 사회학이 그 희망이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불평등이 임계점을 넘겨버리면 희망 없음은 개인의 체험만으로도 이해된다. 반복되는 실패를 경험하면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은 허우적거리는 그 자체로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를 안다. 실패하지 않은 자들은 잘못되면 끝장인 세상에 대한 공포를 예방하고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면서 살아간다. 취업을 위한 9종 세트의 마지막이 성형수술이다. 이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는 사회학자불신의 기예’(art of distrust)가 없어도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사회가 이상한 걸 알기에생존을 위해 움직인다. 그 과정의 하나가 제도권 밖 학문을 접하는 것이다. 학교공부만으로는 시대를 헤쳐나 갈 수 없다는 것을 아니까가능한 행동이다. 이들은 자신이 금수저가 아님에도 어떻게 살아야지 인생의 기획이 가능한지를 묻는다. 그래서 이들에게 이 사회가 문제투성이임을 말하는 건 그냥 알고 있던 내용 환기시켜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제 사회학의 아는 척은 시효가 만료되었다. 무기를 제공해주지 않는 사회학은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p.s. 이 글은 <2015년 후기 한국사회학대회>의 전체세션 발표문 "제도권 밖에서 본 한국 사회학 : 그 곳에 사회학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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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사회 -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강수돌 지음 / 갈라파고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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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축적 과정은 '상흔의 축적'을 초래했다.” (173p)


저성과자. 무서운 말이다. 성과는 수치로 확인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순위를 매기니 실제 바닥’()이 아니더라도 바닥으로증명되는 사람이 언제나 등장한다. '불안해진' 노동자를 성과를 평가하는 자들은 집요하게 이용한다. 같은 성과라면 더 충성을 바친 자를 선택하겠다는 의중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제 모든노동자가 죽어라 일하는 것도 모자라 만약을 대비한 상층부 관리까지 해야 한다.

 

12년째 은행에서 일하는 내 친구는 고민이다. ‘청렴강직한 그는 내가 승진을 안 하면 안 하지, 출장 다녀올 때마다 양주 갖다 바치고, 주말마다 함께 골프치고 그런 것 못 하겠다라고 늘 말했다. 내부평가를 눈치보는 노예근성을 거부한 그는 이제 달라져야 할지 모른다. 앞으로 일만 열심히 하겠다는그릇된(?) 태도는 단지 승진이 늦어지는이유가 아니라 해고의 정당한사유가 될 지 모르니 말이다.

 

기업들은 늘 그래왔듯이엄격한 감사를 통해 절대로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항변할 것이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기업은 SNS에서 난리가 나고 손석희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에 등장하는 경우에만 선심 쓰듯이 반응할 것이다사회적 윤리를 외면해서 뒤늦게 문제가 되면 일시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 하락과 불매운동 정도가 일어나겠지만 딱 거기까지다. 오히려 내부에서는 이런 윤리를 유연(?)하게 재해석할 줄 모르는 자들을 저성과자로 찍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리고 기업이 원하는 것만을 가르치는 대학이 이를 논쟁의 영역에서 다루면서 개인에 따라서 찬반 중 하나의 입장을 선택해도 무방한 새로운 윤리가 등장한다. 그래서 저성과자를 해고하거나 희망퇴직을 유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모두가 이해해도 부족한 판국에 기업이 자선단체도 아닌데, 경영상의 이유로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삐쭉 삐죽 등장한다.


<팔꿈치 사회: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는 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태초에 경쟁이 있었다고 믿고 사회=시장=기업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 책은 상대를 추월하기 위해 팔꿈치를 자꾸만 사용하게끔 하는 경쟁이 왜 문제인지, 아울러 그러지 않는 경쟁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풍부히 설명한다우리는 어떻게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기업이 존재하는 기반인 이 사회의 지향점임은 분명하다.

 

ps. 후반부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챕터는 여러모로 아쉽다. 자녀에게 '그렇게 대할 수 있다는 것', 그것도 부담인 사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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