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사회 -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
강수돌 지음 / 갈라파고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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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축적 과정은 '상흔의 축적'을 초래했다.” (173p)


저성과자. 무서운 말이다. 성과는 수치로 확인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순위를 매기니 실제 바닥’()이 아니더라도 바닥으로증명되는 사람이 언제나 등장한다. '불안해진' 노동자를 성과를 평가하는 자들은 집요하게 이용한다. 같은 성과라면 더 충성을 바친 자를 선택하겠다는 의중을 보여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제 모든노동자가 죽어라 일하는 것도 모자라 만약을 대비한 상층부 관리까지 해야 한다.

 

12년째 은행에서 일하는 내 친구는 고민이다. ‘청렴강직한 그는 내가 승진을 안 하면 안 하지, 출장 다녀올 때마다 양주 갖다 바치고, 주말마다 함께 골프치고 그런 것 못 하겠다라고 늘 말했다. 내부평가를 눈치보는 노예근성을 거부한 그는 이제 달라져야 할지 모른다. 앞으로 일만 열심히 하겠다는그릇된(?) 태도는 단지 승진이 늦어지는이유가 아니라 해고의 정당한사유가 될 지 모르니 말이다.

 

기업들은 늘 그래왔듯이엄격한 감사를 통해 절대로 그럴 일이 없을 거라고 항변할 것이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기업은 SNS에서 난리가 나고 손석희의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에 등장하는 경우에만 선심 쓰듯이 반응할 것이다사회적 윤리를 외면해서 뒤늦게 문제가 되면 일시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 하락과 불매운동 정도가 일어나겠지만 딱 거기까지다. 오히려 내부에서는 이런 윤리를 유연(?)하게 재해석할 줄 모르는 자들을 저성과자로 찍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리고 기업이 원하는 것만을 가르치는 대학이 이를 논쟁의 영역에서 다루면서 개인에 따라서 찬반 중 하나의 입장을 선택해도 무방한 새로운 윤리가 등장한다. 그래서 저성과자를 해고하거나 희망퇴직을 유도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모두가 이해해도 부족한 판국에 기업이 자선단체도 아닌데, 경영상의 이유로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삐쭉 삐죽 등장한다.


<팔꿈치 사회: 경쟁은 어떻게 내면화되는가>는 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태초에 경쟁이 있었다고 믿고 사회=시장=기업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 책은 상대를 추월하기 위해 팔꿈치를 자꾸만 사용하게끔 하는 경쟁이 왜 문제인지, 아울러 그러지 않는 경쟁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풍부히 설명한다우리는 어떻게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기업이 존재하는 기반인 이 사회의 지향점임은 분명하다.

 

ps. 후반부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챕터는 여러모로 아쉽다. 자녀에게 '그렇게 대할 수 있다는 것', 그것도 부담인 사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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