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써로우의 중국 기행
폴 써로우 지음, 서계순 옮김 / 푸른솔 / 1998년 9월
평점 :
절판


폴써로우는 유명한 여행작가이다. 물론,나는 편협한 시야 때문에 늦게야 알았지만.
이 책은 1980년대 후반의 중국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당시는 1980년대 후반으로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혼란을 그나마 수습한 뒤, 세계시장으로 개방과 중국 내부의 개혁을 시작하고 있을 시점이다. 지금보다 무려 30년 전이니, 지금의 중국의 모습과는 천양지차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에서 중국인은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많고, 게으르고, 미개하고, 무책임하게 묘사되어 있다. 물론, 폴의 시각이다. 그는 당시 세계의 패권을 쥐고 흔들었던 미국인이다. 약간의 아시아 문화권에 대해 비하하는 느낌도 들어 글을 읽는 동안 간간이 불쾌함을 느꼈다. 하지만, 미국인이 아니라 순수하게 한 인간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서양인이 13억의 인구가 사는 나라에 가서 느꼈을 감정은 동양인인 우리가 느꼈던 감정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을테니 문화권에 대한 비하라고 까지 해석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전체적으로 폴은 중국을 여행하는 동안 늘 감시자가 있었다. 새삼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이 와닿는 부분이다. 샹하이에서든, 헤이룽장성에서든, 심지어 티벳까지도 당의 감시자가 안내자라는 명분으로 따라다니며 통제했다. 폴은 그들은 따돌리기 위해 노력해야했다. 하지만 어느 지역이든 갈 때마다 새로운 안내자가 나타나 동행하여 폴의 여행을 통제하려 하였다. 과연 지금도 그럴까? 사회주의 국가체제라서 자유주의의 국민들에게 지금도 그런 안내자가 붙는 건가? 3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이런 궁금증이 많이 든다. 지금은 많은 시간이 지났으므로 당시만큼의 통제는 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할테니 어느정도는 감시하고 있지 않을까?
폴은 마지막에 티벳을 여행하면서 그곳에서의 감상을 많은 부분 할애하여 적어놓았다. 티벳에 중국인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그들은 그런 고통 이후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마지막에는 중국을 여행할 때는 티벳을 여행하라고 메시지를 던진다.티벳 여행을 통해 본인이 받은 감정을 많은 사람이 공유하기 원한다.
전체적으로 폴서로우의 중국기행은 대륙여행기가 아니라 대륙 그 자체다. 긴 호흡을 하하며 읽다보면, 유럽에서 시작해서 몽고를 거쳐 샹하이까지 가고, 윈난으로 갔다가 헤이룽장성의 극한지역도 가고 다시 칭다오를 거쳐 티벳으로 향하는 여행을 함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장독 이후에 큰 한숨을 쉬었다. 긴 여행을 다녀온 뒤 느끼는 후련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지금의 중국이 이 책의 모습일 꺼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30년전에 써진 이 책과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달라진 부분도 있을 것이다. 물론, 달라진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최신 지식이 아니라고 쓸모없는 책은 아니다. 글을 쓴 작가의 세세한 시각과 다양한 표현, 우리와 다른 시각 등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중국의 모습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다.
30년전의 중국의 모습이 궁금하면 이 책과 함께 시간의 양탄자를 타고 거슬러 가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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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30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30년전의 모습이라면 지금과는 사뭇 다를 것 같네요. 중국이 엄청 변했잖아요. 그런데 티벳은 그 후 얼마나 달라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