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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제국 록펠러 1 - 그 신화와 경멸의 두 얼굴
론 처노 지음, 안진환.박아람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TMI) 어렸을 때부터 전기-전반적으로 다양한 취향을 갖고있기는 하지만 특히 비즈니스맨과 과학자-에 관심이 많아서 언론사 일간지에서 추천한 전기는 거의 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관심을 가졌고 대부분 구입해서 읽어 왔음. 언론에서 이 책을 한겨레 잡지에서만 주목했다는 점 때문에 이 책이 처음으로 번역 출판됐던 2010년부터 비교적 최근인 2020년까지 이 책에 대해 거의 모르고 지냈다가, 유년 시절부터 오랜 기간동안 20세기 후반과 21세기의 여러 기업가들의 전기를 읽어 보고 나서, 세계 최초의 억만장자로 역사에 기록돼있는 록펠러에 관한 전기는 혹시 있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이미 절판된 소식을 확인했고 중고가는 너무 비싸 정말이지 많은 아쉬움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음. 여러 일간지-특히 조선일보,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가 이 책을 조명해주지 않은 점은 구독자로서 굉장히 아쉽고 분했지만, 내가 한겨레를 당시에 구독하고 있지 않았던 잘못도 있으니, 이 일화를 기점으로 본인은 한겨레도 구독하고 여러 다른 언론사 뉴스와 더불어 꼼꼼히 읽는 습관을 갖게 됨.
론 처노는 예일대학교와 케임브리지대학교를 졸업했고, 오랜 기간 동안 여러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고 방송에도 출연했으며,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평론가이자 세계적으로 뛰어난 전기작가 중 한 분임. 뉴욕의 명문 싱크 탱크인 20세기 펀드에서 금융정책 수석연구원 재직 경험을 통해 경제사와 금융사 전문 저술가로서의 준비를 마침. 록펠러와 동 세대였던 J. P. 모건에 대한 전기이자 첫 저서인 <금융 제국 J. P. 모건>으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고 그 밖에 이 책을 통해 여러 상을 휩쓸었으며,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논픽션 베스트 100에 선정되기도 함. 국내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미국 대통령 워싱턴 전기 작품인 <워싱턴>으로 전기 부문에서 퓰리처상 수상함. 이후에 여러 뮤지컬로도 상영된 바 있던 <해밀턴>에 영감을 준 <알렉산더 해밀턴>도 저술하셨고, 국내를 포함 전세계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음.
록펠러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림. 미국 내 독점 자본주의를 이끌었던 탐욕스러운 악마냐, 시카고 대학의 건립과 당시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규모의 자선 단체의 설립을 통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극적으로 향상시킨 위인이냐. 과거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록펠러에 관한 책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지만, 대다수 정확하지 못하고 예상과 추측에 기반한 소설적 면모를 띄는 저서가 굉장히 많았음. 그 이유는 록펠러가 대중과 언론과는 철저하게 유리된 독립적인 공간과 시간 속에서 살아갔기 때문임. 심지어 록펠러가 당시에 이미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돼있는 시기에도 대중과 언론은 그것을 전혀 인지하고 있지 못했음.
그리고 록펠러를 포함한 여러 부호들의 독점이 미국 사회의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됐을 때, 록펠러와 측근들이 독점과 관련해서 벌인 여러가지 일들을 아주 작은 부분만 법정에서 증언했을 때에도, 그 당시 대중, 언론과 정치계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음. 록펠러가 유년시절에는 어디서 어떻게 보냈는지, 가족과 교우관계는 어떠했는지, 청년 시절에는 어떻게 부를 일궜는지, 록펠러가 장년층일 때와 노년층일 때에는 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갔고 무슨 일들을 했는지에 대해서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알고 싶었지만 절대로 아무도 그런 정보에 쉽사리 다가갈 수가 없었음. 가족들과 측근들에겐 굉장히 따뜻하고, 인정 많고, 재치있고, 웃음 가득했던 록펠러의 성격은 록펠러가 살아갈 당시에는 아무도 모르는 부분일 수밖에 없었고, 그저 차갑고, 과묵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뻔뻔스럽고 돈에 미친 탐욕스러운 성격 정도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음. 결국 이런 두 이면의 록펠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알려질 수 있었던 계기는 이 책의 작가 론 처노의 뛰어난 저술 능력과 그에게 록펠러의 전기를 제안한 미국랜덤하우스 출판사, 그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던 록펠러 일가, 록펠러재단 그리고 시카고 대학을 포함한 여러 많은 대학들의 극적인 도움을 통해 가능했음. 론 처노는 또한 록펠러에 대한 수 많은 전기와 그를 다룬 여러 칼럼들에서 숱하게 볼 수 있었던 극과 극을 달리는 그에 대한 평가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 13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서 아무도 이루어낼 수 없었던 록펠러에 대한 평가의 양 극단을 온전히 조화롭게 버무려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