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교'라는 사이비 종교가 한 가정을 파괴해 가는 과정이 주요 내용이다. 평범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한 여성의 노력과 인간의 불안과 허약에 파고들어 기어이 이성과 사랑등을 파괴시키는 사이비 종교의 폐해는 지속적으로 문학작품이나 영화등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특별한 소재도 아니고 신선하지도 않지만 주인공의 삶에 가슴이 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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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무척 신선하다. 어떻게 보면 기괴할 수 도 있는데 기괴하지 않고 가볍고 깔끔하다.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지만 등장인물들이 모두 그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 점이 무척 인상깊었다. 인과관계를 따지지 않고 일어난 그대로를 인정하는 태도, 무척 맘에 든다.

'둥둥'이라는 작품의 반전은 완전 멋지다. 아이돌 덕후의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마지막 소원선택이 많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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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크메이트 12월 도서다. 사서쌤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같이 읽고 있던 '트로피컬 나이트', '칵테일, 러브 좀비' 등이 세서 그런지 왜 이리 밍밍하던지... 청소년 소설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신선함이 떨어지고 좀 유치했다. 마지막의 엄마 은유가 미래의 딸 은유에게 남긴 편지가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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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우리 삶에 얼마나 광범위하고 깊게 영향을 미치며 밀착되어 있음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실생활에서 정치는 저기 용산과 여의도 그리고 화면 너머의 그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허구의 막장 드라마 같다. 적어도 나 한테는...

 

정치에 드리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는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보면 당연한 거지만 그래도 너무 속상하다. 언제쯤, 얼마나 우리의 민주주의가 성숙해지면 정치에 대한 이미지가 좋고 나쁨이 아닌 그냥 정치=삶이라는 공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쉽고도 재밌게 정치에 대한 나를 포함한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편견과 오해를 교정하는데 꽤 도움이 된다.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깊이를 유지하는 능력은 작가의 내공 덕분일터이다. 현실 정치에 실망하고 한숨 나올 때,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용론이 슬슬 올라올 때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나 스스로를 정치화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p. 10 “당신을 위로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위로하는 좋은 말들처럼 평탄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의 인생 역시 어려움과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보다 훨씬 더 뒤쳐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좋은 말들을 찾아낼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p. 13 어떤 사람은 정치의 세계가 협잡과 음모로 얼룩져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거의 유혹을 떨치고 정치의 세계로 나아간다. 그들의 인생이나 정치는 그러한 자각이 없는 인생이나 정치와는 다를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사는 인생이나 마냥 권력을 쥐려는 정치가 아니라 반성된 삶과 숙고된 정치다.

 

p. 18 사람들이 착하니까 어떻게든 될 거라고? 그렇다면 거기에 정치는 없다. 가짜를 좋아할 수는 있어도 가짜를 진짜로 속이지 않는 게 상도덕이다. 추남을 좋아할 수는 있어도 추남을 미남이라고 우기지 않는 것이 연애의 도덕이다. 인간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인간이 다 착하다고 우기지 않는 것이 정치의 도덕이다. 인간이 천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정치가 있다.

 

p. 20 리더가 청렴하기만 하면 된다고? 유능한 사람은 위험하니 청렴한 무능력자를 리더로 뽑겠다고? 그렇다면 거기에 정치는 없다. 위기가 닥치면 부패만큼 무능도 싫어하는 것이 인간이다. 위기를 상상하고 대처하는 데 정치가 있다.

 

p. 35 정치학 용어로서 자연 상태는 시골이나 전원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질서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원초적 상태를 말한다.

 

p. 50 미성숙한 인간들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의 성숙과 덕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어느덧 다수의 지배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버리고 현자의 인자한 독재에 기대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권력의 전횡을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p. 52 모든 권력을 싫어한다는 말은 모든 욕망을 무시한다는 말이며, 모든 욕망을 무시한다는 것은 삶을 혐오한다는 것이다. 권력은 권력이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여러 일을 가능하게 한다.

 

p. 57 권력을 권력의 칼집에 넣어둘 수 있는 역량이 권위를 낳는다. 권력자가 자신을 낮출 때 비로소 권위를 선물로 받는다. 권위는 권력의 가장 말랑말랑한 형태다. 권위는 권력자가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순간 발생한다.

 

p. 59 하드 파워는 강제적인 수단을 통해 상대방에게 영향을 끼치는 역량이고, 소프트 파워는 비강제적인 수단을 통해 상대에게 영향을 끼치는 역량이다.

 

p. 77 현대의 대의정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주권이라는 허구가 필요한 것처럼, 인간이 삶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허구가 필요하다. 성욕을 매개로 번식을 거듭하던 존재가 기어이 사랑이라는 픽션을 만들어냈듯이, 비루함으로 가득 찬 세속에서 기어이 신성(神性)을 발명해냈듯이, 허구는 삶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기 위해 필요하다.

 

p. 96 유르착은 일체의 권력화를 거부하면서 희망 없이 지속하는 태도를 내부로부터 탈영토화시키는정치적 전략이라고 부른다. 그에 따르면 거리의 정치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미시적인 탈권력화가 이루어져야 근본적인 변화가 비로소 시작된다.

 

p. 116 사람들이 재현을 통해 원하는 것이 진실보다는 자기 욕망의 실현이라면 이미지를 볼 때 상상해야 할 것은 재현 대상이 된 원본이 아니라 그 재현물에 묻은 욕망이다. 원본은 여기 없다.

 

p. 123 몰입하지 않는 이가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그는 상황으로부터 필연적으로 소외된다. 모두 기뻐 날뛸 때 뒤로 물러나 그 장면을 찍어야 하는 촬영기사처럼, 그는 상황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p. 155 일상적으로 무엇을 마주하게 되느냐가 그 사람의 상상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p. 175 갱스터 영화는, 왜 사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사는 게 인생 아니냐며 미친 듯이 살다가 병든 육신을 갖게 된 이들이 보기에 좋은 영화다.

 

p. 206 인간은 평소에 충분히 깨어 있는 상태로 살지 않는다. 예술의 힘을 빌려 비로소 깨어난다. 예술을 인지할 때 비로소 활성화된다. 예술이라는 형식을 입고 사물은 자아에 영향을 미치고 침범한다. 바로 그 순간 인간은 물건 이상의 것, 즉 활성화되고 생각하고 느끼는 존재가 된다.

 

p. 270 “나의 우월함을 드러내는 연민이 아니라,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있어 바치는 아부가 아니라, 나에게도 있고 타인에게도 있는 외로움이 있어 우리는 작은 원을 그렸다. 소극적으로 사귀었고 말없이 헤어졌지만, 나는 이것이 우정이 아니었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p. 278 아름다운 정치가 무엇인지 아무도 확고하게 말할 수 없을 때 정치인들이 일단 의지해볼 수 있는 것은 심미적인 과정이다. 품위를 갖춘 스타일과 행동과 발화의 누적을 통해 결국 도달하게 되는 것이 더럽지 않은 정치라고 보는 것이다.

 

p. 298 “지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서 이 아름다운 행성에 살 수 있었다는 것이야말로 대단한 특권이며 모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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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를 읽었다. 알코올 중독과 거식증, 내성적인 성격, 비혼, 반려견에 대한 지나친 애착, 쌍둥이, 정신분석학자인 아버지, 화가인 어머니등 나와는 접점이 거의 없다시피 한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들이 과연 나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것들이 이해되고 공감되었다. 내가 나이가 들면서 공감력이 많이 증가한 걸까? 아니면 작가가 인간 근원적인 문제들-고독, 고립, 사랑, 우정, 부모와의 관계, 자매애 에 대해 솔직하고도 섬세하게 이야기 한 덕분인 걸까?

 

얼마 전에 읽은 여름과 루비의 작가 박연준도 마찬가지이지만 이토록 섬세하고 통찰력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들이 너무나 부럽다. 태어나길 무감하고 투박한 나는 가끔은 섬세한 사람들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두려워진다.

 

자신이 세상과 어딘지 맞지 않음을 지속적으로 느끼면서 어떻게든 생을 영위해나가고 세상과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에 세상살이에 대한 나 자신의 고단함도 조용히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걸까? 나 자신에 대해선 얼마나 많이, 제대로 알고 있나? 단순함과 둔감을 무기 아닌 무기 삼아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p. 48 내 경우,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고독과 고립의 경계선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 둘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사회적 기술은 근육과도 같아서 위축될 수 있고, 내가 경험한 바로도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처럼 사람과의 접촉을 유지하려고 애쓸 필요가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지극히 간단한 사회적 행동마저도 누구를 만나서 커피를 마신다거나, 외식을 한다거나- 엄청나고 무섭고 피곤한 일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p. 64 남자들은(적어도 내가 아는 남자들은)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전화를 붙잡고 자의식을 놓아버린 채 재잘거리는 능력은 여자들의 우정만이 갖고 있는 멋진 특징이다. 그것은 관계가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했다는 증거, 그냥 아는 사이에서는 생길 수 없는 편안함과 신뢰와 관계에의 상호 투자가 쌓였다는 증거다.

 

p. 179 한계를 정해두는 법, 책임을 위임하는 법, 자기 자신에게 좀 더 너그럽게 대하는 법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 나는 이것이 회복이라도 생각했다. 어떤 영역에서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제자리걸음인 것.

 

p. 198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은 종종 사람이 중독 수준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곤 한다. 술은 사람의 성장을 지체시킨다. 사람을 성숙함 및 자신감의 척도에서 한 단계 나아가게 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하는 삶의 두려운 경험들을 겪지 않도록 만든다.

 

p. 202 그건 말하자면 우리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이 10도쯤 어긋나서 초점이 맞지 않는다는 기분, 그런데 술이 그걸 바로잡아줘서 우리가 내면의 균형을 되찾게 되는 듯한 기분이죠.

 

p. 219 중독은 누가 뭐래도 자기 보호 효과가 뛰어난 방법이다. 중독은 대체 기제이고, 강렬한 감정들에 대한 해독제다. 그러니 우리가 중독을 내려놓은 뒤에는 그동안 중독으로 마비시키고 변화시키려고 애썼던 감정들이 모조리 표면으로 부상하기 마련이다. 가끔은 급류처럼 덮쳐서 버거울 지경으로, 이것은 자명하고 불가피한 이치다.

 

p. 267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혼돈으로 느껴질 때, 우리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통제하려고 든다. 무엇이든 좋으니 무언가를. 이를테면 자신이 섭취하는 칼로리를, 자신의 몸무게를, 자신의 환경을, 공황에 빠진 사람은 이상한 짓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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