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장화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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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상당한 편애가 있음을 미리 밝혀야겠다.

 

 

에쿠니 가오리.

대학교 1학년 때 <냉정과 열정사이>로 처음 만나 11년째 가장 좋아하는 작가.

작년이던가..

서울 국제 도서전을 할 때 초청작가가 그녀임을 알고

너무 설레여서 잠을 못 이뤘던 기억이 있다.

혼자 찾아간 도서전에서 그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얼마나 가슴이 두근대던지.

어릴적부터 좋아하는 연예인도 그런 마음으로 찾아가 본 적이 없었는데.

그때 확신이 생겼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구나..하고.

 

 

그래서 그녀의 신간 소식은 날 너무너무 기쁘게 했다.

게다가 결혼적령기가 슬쩍 넘어가고있기도 하고,

시집간 친구들의 푸념을 듣다보면 결혼이라는게 심하게 망설여지기도 하는 지금-

나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결혼이 아닌가 싶었는데,

'결혼에 관한 진실'이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확 불러일으켰었다.

사실 에세이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와 시집 <제비꽃 설탕 절임>을 읽으며

그녀의 결혼에 관한 생각은 조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 두렵기도 했었지만 그보다는 그녀가 말하는 그 '진실'이 너무 궁금했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내 감정을 장악했던 것은 화, 분노, 답답함, 슬픔, 허무함 이었던 것 같다.

결혼 10년차에 아이는 없는 히와코와 쇼조 부부.

'진실'을 마주하지 않으려는 히와코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알 수 없는 쇼조.

솔직히 거의 여자의 입장에서 쓰여있고 읽는 내 자신도 여자이기 때문에

쇼조라는 인물을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읽는 내내 '왜?' '왜!' '왜?!'가 머리속에서 맴맴 돌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곁에 서로가 필요한,

그저 헛헛한 웃음 한번 짓고 마는 히와코의 모습 속에서,

결혼이라는게 어떤건지..

대-충, 아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뭐랄까..?

앞으로 내게도 닥쳐 올 일들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살짝 한 것 같은 기분이랄까..?

 

 

결혼이라는 걸 아직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결혼이든 연애든-

서로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게다가 생각도 다르고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힘든 남자와 여자라는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에게 서로를 맞추기 위해 아둥바둥 대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남자와 여자란,

날 때부터 다르게 태어난 동물이니까..

서로가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하려 한다면

완벽할 순 없겠지만 조금 더 좋은 결혼 생활 혹은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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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의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
김수현 지음 / 음악세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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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직업은 <배우>이다.

그렇기에 사실 수 많은 커튼콜을 해 왔다.

하지만 모든 공연이 그렇듯  

항상 무대 뒤에는 그 공연을 만들기 위해 피땀 흘린 많은 사람들이 있다.

사실 스텝일은 거의 해 본적이 없어서 그들의 마음은 잘 모르지만,

내 입장에선 그 사람들 또한 얼마나 커튼콜을 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중 눈에 띈 이 책.

공연 관람을 즐기는 작가는 가끔 커튼콜을 꿈꾼단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꿈꾼다는 것이  

"나는 정말정말정말 공연을 너무너무 좋아해요."라고 들렸다.

그랬다.

이 책에는 그녀가 관람한 수 많은 공연 이야기들이 있다.

때로는 공연에 관한 정보가, 때로는 감상이, 때로는 공연장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읽기 거북스럽지 않고 편안하게 나열되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공연을 만드는 사람으로써 그녀가 부럽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사실 나는 공연을 만드는 것은 좋아하지만 공연 관람은 그다지 즐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물론 공연을 보는 것은 언제나 좋지만 예매를 하고 시간 맞춰 극장에 찾아가고

공연 시간을 기다리고 작은 의자에 앉아 한두시간 내내 앉아 있는 것이 싫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아직 어린 아이가 두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자라는 바쁜 직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보고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공연은 꼭 보러간다.

 

 

 

이 책의 전반부는 주로 작가가 봤던 여러 공연들과 그녀가 만난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정말 대작으로 꼽히는 뮤지컬에 관한 글을 읽을 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했고,

영국에서 본 뮤지컬에 관한 글을 읽을 땐 마냥 부러운 마음이 들었었다.

특히 이번엔 꼭 보겠다고 마음 먹은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 관한 글을 읽을 땐

정말 꼭!꼭! 봐야겠다는 결심까지 했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는 작가가 영국 유학을 가서 겪었던 일상적인 이야기들과,

그곳에서 본 공연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아직 어린 딸들을 데리고 가족 모두가 유학을 가서 겪었던 일들.

영국의 공연 관람객들에 대한 이야기들.

사실 나에게 <공연>이라는 것은 거의 연극과 뮤지컬만을 뜻해왔는데,

그녀의 <공연>은 정말 모든 장르를 가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음악회에서도 이런 감동들을 느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오페라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는

정말 내가 그동안 모르고 있던 것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오페라나 음악회가 좀 더 대중화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하는 한 사람으로써 이렇게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인 것 같았다.

사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도 공연이 많이 대중화 된 것 같지만,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자주 공연이라는 것을 접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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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의 심리학 - 우리가 이별하는 18가지 진짜 이유
아즈마 야스시 지음, 박정임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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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30년의 인생 속에서 많은 만남과 많은 이별을 해온 것 같다.

그 중에는 잠깐 스치듯 지나가는 사랑도 있었고,

오랜시간을 함께했던 내 피붙이 같았던 사랑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인데 왜 헤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릴 적엔 마냥 난 잘못한게 없고 모든 원인은 상대방에게 있었던 것 같았는데,

나이를 조금 더 먹어서인지 지금은 내 어떤 부분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유난히 현실적인 면이 강한 나이기에 무엇이 이유였는지는 확실히 알고 있지만,

그 이유가 헤어짐의 원인이 된건 너무 극단적이고 조급한 내 성격이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처음 보고 책 소개글을 읽었을 때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게다가 유난히 예쁘게 느껴진 표지(-난 표지에 약하다ㅜ_ㅜ)!

책속엔 예쁜 사진들과함께 마음을 울리는 좋은 글귀들도 있어서 마음에 들었었다.

책에서는 헤어짐의 원인이 되는 근본적인 문제는 '저주의 가면'을 벗지 못해서라고 한다.

그리고 그 가면의 타입을 <의존형>, <자기희생형>, <자립형>으로 나누고 있다.

책의 초반 부분엔 각각의 저주의 가면들을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 글들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나는 그 세가지 타입에 골고루 속해있는 것 같았다.

'아..이런게 문제였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역시..이런건 안좋은거였어'라고 인정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뒷 부분에는 그 저주의 가면을 벗기위한 방법들이  

심리학적인 방법으로 설명이 되어 있었는데,

사실 난 그 뒷 부분은 조-금 마음에 안들어왔다고나 할까..?

내가 아직 고집이 센건지 모르겠지만,

저주의 가면이라는 것을 '어릴 적 부모에 의해 형성된 좋지 않은 성격'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그걸 벗어나지 못하면  

영원히 인간관계가 좋지 않을 것처럼 얘기하는 것 같아 마음에 안들었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런 부분들까지도 지금의 나를 형성하고 있는 아주 큰 부분일 수 있고,

그것을 벗어서 내던지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을 깨닫고 주의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물론 주의한다고 해도 되지 않기 때문에 저주의 가면이라고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책을 읽고 든 전체적인 생각은,

나의 문제를 깨닫되  

인간관계상 모든 문제의 원인이 오로지 나에게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말 것! 이었다.

어쨌든 그 저주의 가면이라는 것이 나에게만 있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에게도 있음은 분명한 것이니까.

그저 서로의 장단점과 자신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알되,

그것을 적절히 맞춰가며 함께 걸어나가는것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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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영혼의 전쟁
휘틀리 스트리버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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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날부턴가 티비에서 자꾸만 2012년도에 다가온다는 종말에 관한 얘기들이 들려왔다.

고대 마야인들의 예언, 평행우주설, 웹봇에 대한 해석 등등..

지구 종말론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이번엔 왠지 귀가 솔깃해지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 온난화와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지진들이,

 혹시나 정말 종말이 오는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래서 영화 '2012'가 나왔을 때 기대가 엄청 컸었고,

영화를 본 후엔 그만큼 실망도 컸었다.

그리고 이제야 만나게 된 것이 바로 이 책 <2012 영혼의 전쟁>이다.

 

 

감히 최고의 책이었다고 말해도 될까..?

서평 작성시 별점에 조금 짠 편인 내가 별 다섯개로 모자른 느낌이었으니 그래도 되지 않을까?

생각보다 두툼한 사이즈의 이 책은 첫 페이지를 읽는 그 순간부터 나를 단박에 사로잡았다.

사실 외계인에 관한 이야기는 워낙 싫어하는 편인지라,

작가가 UFO 피랍경험이 있단 글을 읽고 조금 꺼려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다고 말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그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했다.

뭐랄까..?

내 머릿속 세상에 더 넓어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내 상상 이상의 세상이 펼쳐진 기분이었다.

숨돌릴 틈 없이 미친듯이 달려가더니 예상치 못했던 반전도 있었고,

그러면서도 가슴 속 한쪽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한 권의 책 속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들어가면 오히려 집중이 안되기 마련인데,

이 작가는 정말 글의 구성을 잘 하고 글을 잘쓴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작가의 상상력만큼 크고 넓은 상상력을 가진 감독이 이 책을 꼭 영화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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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치유 카페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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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책을 처음 알게된건 스물아홉 가을쯤이었던 것 같다.

곧 서른을 눈 앞에 둔 내가 어떤 책을 읽을까 하며 두리번거리던 그 때,

유난히 '서른살'이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던 그 때.

왠지 서른살이 되고나서 읽고 싶어서 한 번 미뤘던 그 책.

그렇게 서른이 되고 인터넷 서점을 뒤적거리다 '묻다'와 '답하다'를 셋트로 구매해버린 그 책이

바로 이 책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이다.

하지만 다른 책들을 보느라 책장에 꽂아두고 그런게 서른살을 보내고,

서른한살이 된 지금, 드디어 책장을 펼쳤다.

 

 

사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직업을 가진 나보다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통>의 삼십대 미혼 여성이 이 책을 읽는다면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으리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목조목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글들과,

지금의 나에 대해,

그리고 내 주변 상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인생이란 누구에게나 무난하고 평탄한것이 아니겠지만,

유독 인간관계에 자주 지치고 유난히 예민한 성격을 가진 나로써는

이 책을 읽는 동안이 참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누군가는 말한다.

이 책은 너무나도 뻔한 얘기들을 하고 있다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어차피 뻔한 것이고,

우린 그 뻔한 인생 속에서 뻔한 일들에 치여가며,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지 못하고 허덕이며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런 삶 속에서 이 책은 잠시나마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복잡한 내 머리속에 잠깐 동안의 휴식시간을 내어 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책을 읽기 전이나 읽은 후에나 여전히 같은 고민거리를 안고 있지만,

뭐랄까..?

끝 없이 펼쳐진 어둠 끝에서 작은 빛줄기가 보이는 느낌이랄까..?

'나'라는 존재가 어이없을 정도로 까다롭고 예민하고 피곤한 사람인줄만 알았는데,

알고보면 '나'뿐만이 아닌

이 세상 그 누구도 다 비슷 비슷한 사람들이란 걸 깨닫게 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답하다>에는 과연 어떠한 이야기들이 있을지 궁금하지만,

언젠가 또 다시 하루하루가 힘들고 지칠 때,

그 때 책장에서 살며시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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