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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의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
김수현 지음 / 음악세계 / 2010년 1월
평점 :
나의 직업은 <배우>이다.
그렇기에 사실 수 많은 커튼콜을 해 왔다.
하지만 모든 공연이 그렇듯
항상 무대 뒤에는 그 공연을 만들기 위해 피땀 흘린 많은 사람들이 있다.
사실 스텝일은 거의 해 본적이 없어서 그들의 마음은 잘 모르지만,
내 입장에선 그 사람들 또한 얼마나 커튼콜을 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중 눈에 띈 이 책.
공연 관람을 즐기는 작가는 가끔 커튼콜을 꿈꾼단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그것을 꿈꾼다는 것이
"나는 정말정말정말 공연을 너무너무 좋아해요."라고 들렸다.
그랬다.
이 책에는 그녀가 관람한 수 많은 공연 이야기들이 있다.
때로는 공연에 관한 정보가, 때로는 감상이, 때로는 공연장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읽기 거북스럽지 않고 편안하게 나열되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공연을 만드는 사람으로써 그녀가 부럽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사실 나는 공연을 만드는 것은 좋아하지만 공연 관람은 그다지 즐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물론 공연을 보는 것은 언제나 좋지만 예매를 하고 시간 맞춰 극장에 찾아가고
공연 시간을 기다리고 작은 의자에 앉아 한두시간 내내 앉아 있는 것이 싫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아직 어린 아이가 두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자라는 바쁜 직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보고싶다'라는 마음이 드는 공연은 꼭 보러간다.
이 책의 전반부는 주로 작가가 봤던 여러 공연들과 그녀가 만난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정말 대작으로 꼽히는 뮤지컬에 관한 글을 읽을 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기도 했고,
영국에서 본 뮤지컬에 관한 글을 읽을 땐 마냥 부러운 마음이 들었었다.
특히 이번엔 꼭 보겠다고 마음 먹은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 관한 글을 읽을 땐
정말 꼭!꼭! 봐야겠다는 결심까지 했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는 작가가 영국 유학을 가서 겪었던 일상적인 이야기들과,
그곳에서 본 공연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아직 어린 딸들을 데리고 가족 모두가 유학을 가서 겪었던 일들.
영국의 공연 관람객들에 대한 이야기들.
사실 나에게 <공연>이라는 것은 거의 연극과 뮤지컬만을 뜻해왔는데,
그녀의 <공연>은 정말 모든 장르를 가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녀의 글을 읽으며 음악회에서도 이런 감동들을 느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오페라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는
정말 내가 그동안 모르고 있던 것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오페라나 음악회가 좀 더 대중화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하는 한 사람으로써 이렇게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인 것 같았다.
사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도 공연이 많이 대중화 된 것 같지만,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자주 공연이라는 것을 접할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부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