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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가기 - 진정한 자유로 나아가는 가장 현명한 선택
미리암 메켈 지음, 김혜경 옮김 / 로그인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문득,
내가 하늘을 본 적이 언제였는지,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본 적이 언제였는지-
너무 앞만 바라보고 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한다.
생각해 보면,
매일 매일 나의 일상은, 눈을 뜰 때부터 눈을 감을 때 까지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고,
인터넷 세상을 목적 없이 돌아다니기만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것은 단지,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현대사회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그 속도에 맞추기 위해 허덕거리며 쫓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에 쫓기는 것을 싫어하지만,
알고보면 자신을 쫓는 시간은 쫓기는 본인이 만들어 낸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사실, 핸드폰이란 것이 대중화 된 것이 그닥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은 이미 내 생활속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 되어 있었다.
솔직히 난, 핸드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내가 어떤 일에 열중하고 있을 때,
혹은, 시간에 쫓기어 뭔가를 아주 급하게 하고 있을 때,
또는, 누구의 방해도 없이 조용히 쉬고 있을 때 걸려오는 전화는
신경을 아주 예민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난 그럴 때면 갑작스레 밀려오는 짜증을 제어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조금은 신경질을 내고 만다.
사실 그 상대방은 내 상태가 그러한지도 모르고 있었을텐데도 말이다.
더더군다나 핸드폰이 보편화가 되면서
사람들에겐 전화예절이라는게 조금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분명 내가 어릴 적에는 보통 '밤'이란 시간대가 되면 전화를 하지 않는 것이 예의였는데,
요즘엔 낮이고 밤이고 관계없이 불쑥 걸려오는 전화나 문자는,
핸드폰을 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사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싫으면 핸드폰을 꺼두면 되는 것을
왜 그렇게 미련스럽게도 켜두는지..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핸드폰을 받는 것이 당연시 된 요즘엔
상대방이 핸드폰을 받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워 지기도 하는게 사실이다.
(-나 또한 부모님이 밤 늦게 핸드폰을 받지 않으면 걱정이 돼서 잠을 못자기도 하니까.)
세상은 이렇게 문명 속에 길들여져 있고,
이제와서 이 문명을 거부한다던가,
핸드폰과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미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는 그것들을 거부하라는 것이 아닌,
한 템포 쉬어가기를 권하고 있다.
시간에 쫓기고, 핸드폰에 시달리고,
매시 매분 매초마다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지켜내고 자신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진정한 자유로 나아갈 수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작가와 나의 문화의 차이와 직업의 차이 때문인지,
100퍼센트 공감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내 나름의 생각들을 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하루종일 인터넷의 바다를 헤집고 다니는 요즘,
어떻게 하는 것이 나에게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 곰곰히 생각을 해 봐야겠다.
또한, 어떻게 해야 핸드폰과 인터넷이 나를 조종하지 않고
내 의지대로 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책을 다 읽고 난 오늘,
난,
유난히 하늘을 자주 바라 본 것 같다.
마음이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