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가든》-좀 이상한 사랑이야기

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그녀의 소설엔, 평범한 인물이 없다.

아주 오랜기간을 사랑해 온 남자의 마음을 빼앗은 여자와 동거하는 여자,

게이 남편을 두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함께 잘 사는 여자,

한참이나 나이가 많은 여자와 연애하는 남자,

헤어진지 5년이나 지났음에도 옛 애인을 잊지 못하는 여자,

그러면서도 다른 남자들과 자는 여자,

그 여자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남자,

불륜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당당히 행복하다고 말하는 여자.

 

 

 

이렇듯 그녀의 소설엔 평범하지 않으면서도

어쩌면 우리의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인물들이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한없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인물들..

 

 

 

홀리가든에서는 헤어진 애인을 잊지 못하면서도

그 기억을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는 가호와,

다른 남자들과 자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가호를 사랑하는 나카노와,

부인이 있는 남자와 원거리 연애를

아주 즐거운듯이-행복하다는듯이 사는 시즈에가 나온다.

그들의 사랑은 하염없이 안타깝고 또 안타까웠고,

나로하여금 점점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가호가 비스킷 깡통을 열고 밤새 가슴아파할 땐 나도 가슴이 아팠고,

가호가 자기도 모르게 나카노를 기다릴 땐 나도 함께 기다렸다.

가호처럼 되지 않으려고 ’행복하다 행복하다’ 주문을 외는 듯한

시즈에때문에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분명 행복한 날들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소설은 끝이 났지만 그들은 내 가슴속에 들어와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