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요코미조 세이시.

사실, 추리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닌 나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언젠가, 친구가 추리소설을 너무 좋아해서

궁금한 마음에 어떤 일본 작가의 추리소설을 읽고 너무 심하게 실망한 기억이있다.

너-무 뻔한 스토리에 너-무 뻔한 결말.

끝을 보기도 전에 범인이 누군지 알아버렸고 그 후론 추리소설에 손을 대지 않았었다.

 

 

 

처음 이 책을 보고 어쩌면 유치할 수 있으나 왠지 궁금하게 만드는 제목과,

시꺼먼 표지에서 피리를 불고있는  

오동통하고 뿔달린 무섭게 생긴 남자의 모습에 마음이 끌렸다.

다시 한 번 추리소설을 읽어보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

'긴다이치 코스케'의 이야기라 꼭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읽을 때 작가를 매우 중요시 하는 나는,

책을 펼치면 항상 작가의 이력을 먼저 보는편인데,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옛날에 태어나신 완전 할아버지 작가란 것에 놀랐고,

또한 이 책이 쓰여진지 50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이 이야기는 1951년부터 1953년까지 잡지에 연재되었던 이야기라고 한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가 77편에 달한다는 것!)

 

 

 

이 작품은 1948년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난 <제국은행 사건>에서 착안하여 쓰여졌다고 한다.

소름끼치도록 잔인한 일본 최고의 독살 사건에서,  

그보다 더 소름끼치고 가슴아픈 비극이 탄생한 것이다.

추리소설이란것의 특성상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어쨌든 책을 다 읽은 후의 씁쓸함이란..

마음이 아프고 아려왔다.

아마, 긴다이치 코스케 또한 매우 마음이 아팠으리라..

 

 

 

이 책을 읽고,

난 단박에 '긴다이치 코스케'가 좋아졌고 또한 '요코미조 세이지'라는 작가가 좋아졌다.

항상 허름한 옷 차림에 흥분하거나 긴장하면 말을 더듬고,  

비듬이 떨어지도록 머리를 박박 긁어대는..

인간미 넘치는 그 모습이 너무 좋아졌다.

(-사족이지만, 난 그 모습에서 왜 자꾸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모리 코고로 탐정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ㅋ)

아마도 작가 또한 자신이 만든 그 인물이 가슴속에 살아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읽는 나 조차 그 인물이 단지 책 속의 인물이란 생각보단, 곁에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으니까.ㅎ

 

 

 

 

한 편의 만화를 본 것 같다.

50년 전에 쓰여진 이 이야기가 읽는 동안 전혀 거부감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대사 하나하나가 귀에 들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푹 빠져서 지냈던 것 같다.

책 속에 언급되는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고,

시공사 블로그에 들어가서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라는 곡도 직접 들어보기까지 했다.

한동안 이 작가와 이 작가의 소설에 푹-빠질 것 같은 기분이다.

77편의 소설이라니...앞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 많아, 마음이 부자가 된 듯 든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