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공장
브래드 바클리 외 지음, 권소아 외 옮김 / 가쎄(GASSE)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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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저자와 두 명의 역자가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한 사람이 쓴 책처럼 느껴지는 책.

혹은, <꿈의 공장>이라는 달콤한 제목과 예쁜 표지.

유명한 놀이공원에서 캐릭터 아르바이트를 하는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

등등..이 책에 매료 될 만한 많은 이유들이 있었지만,

내가 이 책에 끌렸던 것은 책 소개에 있던 책 속의 대사 때문이었다.

실제로 누군가가 나에게 직접 이런 말을 한다면 당장에 닭살이 돋겠지만,

책이기 때문에, 책 속 주인공의 말이기 때문에 그리 달콤하게 느껴졌으리라.

 

 

내 손에 들어온 이 책은 생각보다 더 달콤한 느낌이었다.

다른 책들보다 아주 약간 작은 사이즈에,

예쁜 표지와 달콤한 제목, 그리고 띠지에 적혀있는 내 맘을 끌었던 대사까지.

그리고 단 한 번도 서로 만나본 적이 없는,

두 명의 작가가 쓴 한 권의 소설이라는 게 왜 그렇게 맘에 들던지.

여태껏 두 명의 작가가 같은 이야기를 두고 두 권의 책을 낸 것을 많이 읽어봤지만,

이렇게 한 권으로 나온 책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다른 작가라면 분명 다른 글 스타일이 있을텐데,

어쩌면 이렇게 한 명의 작가가 쓴것마냥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인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이야기는 디즈니랜드에서 캐릭터 분장을 하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파업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당장 일할 사람이 필요했던 디즈니랜드 측에서는  

임시직으로 젊은 남녀 아르바이트를 쓰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그들사이에서 일어나는, 어쩌면 아주 사소한 일들.

20대가 끝나고 30대가 시작되고있는 내 입장에선 정말 사소한 일들이지만,

그들의 사소한 고민들, 그리고 사소하지마는 않은 마음 속 아픔들을 보면서

풋풋하던 시절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마치 한 편의 순정 만화 같은 느낌의 글을 읽어가면서,

다시 한 번 가슴이 설레이고 싶어졌다고나 할까..?

수 많은 사람들이 달콤한 환상과 꿈을 찾기 위해 놀이공원을 찾지만,

사실 정말 달콤한 가슴설레임은 자기 자신의 가슴 속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늦잠자기 없다. 하마터면 널 완전히 놓칠 뻔했어. 더 이상은 단 1분도 놓치고 싶지 않아."

"응."

내가 말한다.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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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줄리아 - 서른 살 뉴요커, 요리로 인생을 바꾸다
줄리 파월 지음, 이순영 옮김 / 바오밥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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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코 앞에 둔 나이에 연극 배우의 꿈을 갖고 뉴욕에 왔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채 정부 기관의 비서일을 하는 줄리.

책 소개글을 본 순간 이 책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녀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본 듯 했기 때문일 것이다.

배우라는 꿈을 가진 수 많은 사람들이 현실과의 싸움에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꿈과는 전혀 다른 직업을 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나 역시 연극과를 졸업하고 졸업과 동시에 화려한 무대를 꿈꿨지만,

그것이 절대 쉬운일은 아니었다.

그런 이유로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직업을 택했을 때..

그 좌절감은 아마도 줄리의 그것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유난히 이 책을 읽고 싶어했던 것 같다.

 

 

주인공 줄리는 유난히 감정적인 여자이다.

화도 잘 내고 '빌어먹을'이란 말도 서슴없이 뱉어내는 여자.

줄리는 현실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한 직업과,

'이사'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어쩌면 아이를 낳을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짜증스러운 날들을 보낸다.

그러한 줄리에게 그녀의 남편 에릭은  

요리를 해서 블로그에 올려보는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하고,

그렇게 해서 줄리는 줄리아 차일드의 프랑스 요리 책에 나온 524가지의 요리들을

1년동안 해내는 <줄리&줄리아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블로그가 흔해진 지금은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취미를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많지만,

줄리가 프로젝트를 시작한 그 때엔 그 일이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녀의 블로그가 더 유명해진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가 유명해졌다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그 프로젝트를 성공함으로써 그녀의 인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매일매일 짜증스러운 마음으로 살던 그녀가 프로젝트에 도전을 하고,

그것을 성공함으로써 오는 성취감.

아마도 그것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지 않았을까?

 

 

나의 기억으로 비추어 볼 때,

나도 서평을 쓰기 시작하고 블로그를 시작한 그 때,

매일매일이 행복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고,

그 글에 답글을 달고,

그 답글에 또 답글을 달고.

아무것도 없던 내 블로그에 서평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서평을 쓴다는 것에 자신 없던 내가 이제는 조금 익숙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나의 열정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내내 줄리의 격한 성격과 그녀의 열정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바닷가재를 죽이지 못해 덜덜 떠는 여자.

달걀을 먹지 않는 여자.

그런 그녀가 만든 수 많은 프랑스 요리들.

그리고 자신을 이겨내는 과정들.

또, 그녀의 곁을 언제나 든든히 지켜주는 (매우 부러운)그녀의 남편 에릭과

그녀를 응원해 주는 조금 특이한 친구들.

비록 배우라는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줄리는 참 행복한 여자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다.

곧 영화로 나올 줄리&줄리아가 기대된다.

 

 

 

세상 곳곳에는 온갖 문들이 숨어 있고,

살다 보면 우연찮게 그 중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 문을 발견한 덕에 우리는 기분 좋은 사업가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바닷가재를 반으로 자르기도 한다.

그러면서 세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날 밤 나는 새해 결심을 했다.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는 늦는 편이 나았다.

나 자신을 극복해 보기로 했다.

줄리아 차일드가 간 길을 갈 수 있다면 기꺼이 해보리라 다짐했다.

누구나 그런 길에 이를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 줄리아를 따라가고 있는 나는 운이 좋다고 해야 할 것이다.-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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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이 숨긴 비밀 - 미궁에 빠진 보물을 둘러싼 45편의 기록
송옌 지음, 이현아 옮김 / 애플북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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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이라고 하면 나에게 떠오르는 기억 하나.

어릴 적 엄마가 세트로 사주신 세계 위인전 중 유독 어린 내 맘에 쏙 들어오는 책이 있었다.

비록 지금은 그 책들이 없어서 누구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트로이 유적을 찾은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의 전기였던 것 같다.

고고학이 뭔지도 잘 모르던 내게,

슐리만이 유적과 보물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고생하던 이야기들이 어찌나 흥미진진하던지..

그 책을 읽고 또 읽고 그리고 또 읽고 했던 기억들.

이 책 소개를 처음 본 순간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이 책은 역사속에서 미궁속으로 사라져버린 45편의 보물에 관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

이름만 들어서는 잘 모르는 이야기들부터 누구라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이야기들까지.

그 이야기들은 <황실 귀족의 보물, 전쟁이 남긴 보물 스토리, 사라진 고성에 얽힌 비밀,

욕망의 무법자 해적의 보물, 침몰선에 가라앉은 진실>의 5개의 챕터로 나누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워낙 좋아해서인지  

제 3부인 <사라진 고성에 얽힌 비밀>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 잉카 제국 최후의 도시에 관한 이야기는,

워낙 관심을 갖고 있던 곳에 관한 이야기여서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이야기 하나 하나를 빠져들어 읽다보면 상당히 흥미로웠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짧게 짧게 쓰여있어서 그런지

어쩔땐 내용이 상당히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흥미를 가질만 하면 끝이나버려서 싱거웠던 적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의 가짓수를 조금 줄이고 조금 더 상세히 이야기가 구성되었다면,

조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역사 속에 사라져버린 보물을 찾고,

산을 오르고 땅을 파고 바다 속을 뒤지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어릴 적 보물을 꿈꾸던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요즘 시대를 사는 어른들에게 보물을 찾는 다는 것은  

그저 로또 1등 당첨 번호를 꿈꾸는 것 뿐일텐데..

동화책을 읽으며 책 속에 나오는 금은보화만이 보물이라고 여기던 그 시절..

그 때로 조금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물론 보물이라는 것은 쉽게 찾아지지도 않고,

그저 입소문으로만 내려온 것일지도 모르는 마냥 허황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저 이러이러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한 번쯤 허황된 꿈을 꿔보는 것도 나쁘진 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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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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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오쿠다 히데오-하면 떠오르는 것은,

'닥터 이라부'라는 지저분하고 괴짜이지만 유능한 의사이다.

그의 작품들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닥터 이라부'가 나온 그 책(-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ㅎ)을 읽고  

상당히 통쾌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뭔가 어두운 느낌이 들면서도 뒷통수를 치는 그 재미!

이런 것들이 내가 여태껏 작가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아-이 책은 뭔가 조금 다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 표지와 '오 해피 데이'라는 밝은 제목이 주는 이미지들에서  

그러한 기대감이 생긴것 같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또 어떤 반전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인 지금,

책에 대해서 딱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바로 <따스함>인 것 같다.

매우 바쁜 일상 중에서 잠들기 전 잠깐씩 짬을 내 책을 읽었는데,

6개의 단편을 하나 하나 읽을 때 마다

가슴속에서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따스함에 책을 쉽게 놓을 수가 없었다.

조금은 씁쓸하게도 느껴지는 여섯명의 일상 탈출과,

그들의 곁을 지켜주고 있는 그들의 가족들.

그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따스함.

새삼스럽게 가족과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더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특히 맘에 들었던 단편은 별거를 시작한 부부의 이야기인 <우리집에 놀러오렴>과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어 부부의 역할을 바꿔 살게 된 <여기가 청산>이었다.

유독 읽고 난 후 따스함이 더 컸던, 자연스레 미소짓게 만들었던 단편들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여태껏 가지고 있었던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은 바뀐 것 같다.

앞으로 그의 책들에 조금 더 손이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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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블루
김랑 글.사진 / 나무수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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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쁜 표지와 멋진 제목,

그리고 책을 후루룩 넘기다보면 눈에 콕콕 박히는 푸르른 크로아티아의 사진들.

유난히 '블루'라는 말을 좋아하는 나에게,

'크로아티아'라는..들어는 봤지만 잘 모르는 낯선 나라는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여행기라면 나라의 구분 없이 대부분 좋아하는 나로써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책을 읽어나가는게 조금 버거웠던 느낌이었다.

전혀 읽히지 않아서 고생한 것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고나 할까?

분명 내 눈앞에 이렇게 멋진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는데..

게다가 작가의 글들은 매우 감성적이기까지 한데..

책을 다 읽고 덮는 그 순간까지 흥미가 생기지 않았던 느낌이었다.

작가의 감성들이 독자의 입장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는,

정말 매우 개인적인 감성들이었다고나 할까..?

또한 작가의 여행속에선 특별한 만남이나 경험들을 별로 만날 수가 없어서인것도 같다.

대부분 여행기를 읽을 때 가장 공감이 가고 감동을 받게 되는 부분이  

그런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작가의 여행은 대부분 혼자 걷고 구경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작가가 간직하고 있는 아픔 또한..

확 드러내지도 않고 그렇다고 꽁꽁 싸매고 있는 것도 아닌,

약간 애매한 설명들.

게다가 감성적인 여행기 속에 수록된 도시마다 가는 방법과 교통편 그리고 숙박시설 소개는,

갑자기 가이드북을 읽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이건 매우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여행에세이에서 가이드북 같은 소개를 참 싫어하는 편이라 그 점이 조금 아쉬웠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여태껏 있는지 없는지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왔던 '크로아티아'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다.

특히 정말 다양한 '블루'를 보여주는 그곳의 하늘과 바다는,

단지 사진으로만 봤을 뿐인데도 눈앞에 생생하다.

또한 항상 맑고 밝은 날씨 덕분인지,

매우 친절하다는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어진다.

언젠가 꼭 한 번 가 보고 싶은 나라가 된 '크로아티아'.

그곳의 푸르른 바다를 바라보며 따스한 햇살을 쬐고 있을 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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