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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ㅣ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평점 :
이경희 작가의 첫 소설집인
『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는 총 6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화 비평가
이지용의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1. 살아있는 조상님들의 밤
'라떼는 말야'를 시종일관 외치는
꼰대 조상님들의 출몰
우스꽝스러운 설정이지만 시대에 따라
가치관도 달라져야 함을 전혀 꼰대스럽지 않고
유쾌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2. 우리가 멈추면
우주에서 벌어지는 노사 문제를 다룬 이야기
우리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SF적인 요소를 심어놓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열린 결말로 끝을 맺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정의를 세우려는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므로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한다.
3. 다층구조로 감싸인 입체적 거래의
위험성에 대하여
상상하는 모든 욕망이 현실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충족시킬 욕망이 사라지자
삶을 이어갈 동력을 잃어버리고 대신 욕망을
탐구해 줄 인공지능들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기게
되는데...
4. 바벨의 도서관
노후된 알파의 복구방법을 찾기 위해
바벨 도서관으로 여정을 떠나게 되는 제이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다른 인공지능들과는
달리 제이의 알고리즘은 스스로 묻고 답을 찾는
인공지능이다.
클라우드 밖으로 나가기 위해 아바타를 골라
자신을 다운로드하는 모습에서
영화 '아바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5 . 신체강탈자의 침과 입
외계로부터 온 순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외계인이 되어버린 한 회사의 사장과 직원들
그들은 지구에 모든 인간들을 순수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려 하는데 그들의 계획을 저지하려는
요한나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6.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
유토피아가 공간에 있는 이상향이라면
유크로니아는 시간에 있는 이상향을 의미한다.
차별과 편견을 피해 미래로 떠난 연인 하나를
찾기 위해 정원 또한 끝없는 여행을 시작한다.
수없이 시공간을 넘다 들면서 기존의 가치관들이
무너지고 변화되는 모습 속에서 나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SF소설을 과학이라는 큰 틀에서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읽은 이경희 작가의 작품을 통하여
그동안 가지고 있던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상상의 시공간에서
펼쳐지기도 하고 과학 발전으로 인한 문제들에
대한 고찰이 녹아내려져 있는 작품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통하여 옳고 그름의 기준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빠르게 이끌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장르의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