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김애란 외 지음, 배우리.김보경.윤제영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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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창비교육'에서 출간하는 테마 소설 시리즈를 만나고 있다.

이번 작품 『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는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아홉 번째로 미디어를 주제로 한 단편소설 8편이 수록되어 있다.

『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는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을 통해 미디어가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얼마만큼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미디어'없는 삶,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p.5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크고 작은 집단과 조직에 속해 있는 우리들은 그 사회 안의 구성원들과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길 원한다.


언어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 정보를 전달하는 의사소통의 가장 기본적이 도구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인터넷이나 사회네트워크 서비스 (SNS) 같은 미디어도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중요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되고 있다.


인터넷과 SNS는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며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그 위험성과 책임을 동반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책에는 미디어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다.

건강한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와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당신이 공유하고 싶은

스토리는 무엇인가요?

공기처럼 당연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미디어 이야기

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세상


『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에 수록된 작품은 다음과 같다.

/김애란 • 침묵의 미래 / 구소현 • 시트론 호러 / 오선영 • 후원명세서 / 서이제 • 위시리스트 ♥ / 김혜지 • 지아튜브 / 임현석 • 무료나눔 대화법 / 김보영 • 고요한 시대 / 전혜진 • 바이센테니얼 비블리오필 /

모든 작품이 흥미롭고 재밌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중 인상적인 작품은

김애란 작가의 '침묵의 미래', 구소현 작가의 '시트론 호러', 오선영 작가의 '후원명세서' 이다.


김애란의 '침묵의 미래' ◀


그는 자기 삶의 대부분을 온통 말을 그리워하는 데 썼다. 혼자 하는 말이 아닌 둘이 하는 말, 셋이 하면 더 좋고, 다섯이 나누면 훨씬 신날 말. 시끄럽고 쓸데없는 말. 유혹하고, 속이고, 농담하고, 화내고, 다독이고, 비난하고, 변명하고, 호소하는 그런 말들을…….

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침묵의 미래 중)

'침묵의 미래' 제37회 이상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최근에 읽었던 소설 단편집 『바깥은 여름』에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작품이었지만 다시 읽게 되면서 이전에 놓쳤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되었다.

'침묵의 미래' 소멸 위기에 처한 부족의 언어을 보존한다는 명분아래 소수언어박물관에 갇혀 있는 마지막 화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박물관은 한때는 화려했지만 생명력을 잃고 과거가 되어버린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다.

언어보호를 핑계로 사람을 가두는 것이 얼마나 허울뿐인 보호인지 소설은 단적으로 보여준다.

권력을 가진자들이 소수에게 가하는 폭력과 언어존재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 구소현의 '시트론 호러' ◀


그녀는 책과 본인 사이에 어떤 긴밀함을 느꼈다. 모든 글자가 온전히 본인에게만 말을 걸고 있었다. 그녀는 책과 일대일로 사후 세계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오랫동안 사람과 대화하지 못한 그녀에게 독서가 주는 자극은 생각 외로 컸다. 이 신비롭고 은밀한 대화를 통해 그녀는 알게 됐다.유령 또한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었다.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시트론 호러 중)

10년 차 유령인 공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공선은 유령이 된 후에 타인과의 교류는 할 수 없던 그 긴 시간을 견디기 위해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된다.

사물을 만질 수 없는 공선은 독서를 하는 사람들의 곁에 머물며 책을 훔쳐보고 시간을 보낸다.

공선의 시선을 통해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10년 전 공선의 죽음을 묘하게 교차시킴으로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과 안타까운 단면들을 보여준다.

▶ 오선영의 '후원명세서' ◀


메인 작가는 윤미의 교복 치마가 반질반질 닳아서 반짝일수록, 운동화 뒤축이 납작하게 눌릴수록 좋은 그림이 나온다며 윤미를 설득했다. 생크림이 눈처럼 뿌려진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먹던 안방의 시청자들이 전화기를 들어 후원금을 보낼 확률이 높다고 말이다. ‘없는 사람’임을 윤미의 입을 통해 드러내선 안 되었지만, 미디어라는 방식을 통해 드러내면 결과가 확연히 달라졌다.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후원명세서 중)

결연을 맺은 아동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하는 후원자가 아이가 받고 싶어 하는 고가의 선물에 경악을 하고 자신의 심경을 SNS에 올린다.

이 사건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공론화되면서 뜨거운 갑론을박으로 이어지고 미디어 속 프레임에 갇혀 자신의 정체성을 잊고 살던 윤미의 이야기도 함께 전개된다.

개인의 가치관과 사회적 기대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작품이다.

미디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을 던질 수 있게 도와주는 책 『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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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향규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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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규... 이름이 생소한 작가를 만났다.

아직 한 번도 그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기에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이지 궁금했다.

나의 시선은 저자의 다양한 이력보다 다른 곳을 향한다.


사소한 일에서 의미를 찾는 것을 좋아하며, 잘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작가 프로필 중)

사소한 일에서 의미를 찾는 것 그리고 잘 듣는 것!!

이 두 가지는 나도 잘하고 싶은 것들이다.

자녀들이 아기였을 때 부모는 작은 소리에도 반응하며 의미를 부여하 듯 삶을 스쳐가는 작은 것들에도 감성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

작가는 아마도 작은 일상에서도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사람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섬세한 사람일 것 같다.

아주 일상적인 사물과 장소는 때때로 내 기억으로 가는 통로가 된다.그 끝에는 나를 지탱하는 사람들이 서 있다.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향규 작가의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게 되는 사물이나 장소에 대한 단상이 담겨있다.

생명이 없는 것들이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그 안에는 온기와 사랑, 이해와 공감으로 채워진다.

사물을 매개로 인간과 세상에 대한 따뜻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음식이 주는 위로는 기억에서 온다.

(중략)

오늘 아침 고사리나물, 미역국, 김치가 나를 위로한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p.19

작가는 딸아이의 도시락을 싸는 과정에서 출산 후 먹었던 미역국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첫째 아이와는 달리 둘째 아이는 영국에서 태어났기에 병실에서 홀로 차가운 미역국을 챙겨 먹었던 쓸쓸한 기억조차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며 누군가의 돌봄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프루스트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의 추억으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라는 대작을 집필했다.

작품을 쓸 능력은 없지만 나에게도 프루스트 못지않은 음식에 관한 진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작가의 에피소드를 읽자마자 가슴에 호떡을 품고 왔던 한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겨울 차가운 바람에 식지 않도록 자신의 품 안에 호떡을 꼭 안고 왔던 그는 지금 호떡을 좋아하는 여자의 남편이 되었다.

이후 20여 년이 지났지만 그때 먹었던 호떡보다 더 맛있는 호떡을 먹지 못한 거 같다.

작가가 건네는 작은 일상의 이야기들이 내 기억 저편에 묻혀있던 소중한 추억을 떠오르게 해준다.

책을 읽고 나서 집안에 놓여 있는 물건들을 바라본다.

여행지에서 구입한 마그넷,

생일날 아들에게 받은 병따개,

여행 중 생각이 났다며 지인이 사다 준 책갈피.

주위에 있는 소소한 것들을 통해 따뜻하고 감동적인 순간의 추억을 소환하게 하는 감사한 책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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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방울 채집 - 곁을 맴도는 100가지 행복의 순간
무운 지음 / 밝은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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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마음이 방울방울해

"그게 무슨 말이야?"

"행복하다는 말!"

마음 방울 채집




아이들 어릴 때 읽어주던 그림책이 지금도 가끔씩 생각이 날 때가 있다.

육아를 시작하면서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틈틈이 책을 읽어주었던 그때, 그림책은 결코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어른들에게도 위로와 즐거움을 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이가 책장에서 꺼내온 동화책 사이에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살짝 끼워 넣기도 하고, 실감 나게 읽어주기 위해 목소리를 바꿔가며 읽어주기도 했다.

가끔씩 아이들과 예전에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아이들은 기억 못하는데 나 혼자만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책들도 꽤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를 위해 읽어줬던 그림책들이 나를 위한 선물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행복하다'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할 수 있을까?마음 방울 채집

그림책이 주는 따뜻함이 좋다.

요즘 책을 읽고 싶어도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예쁜 그림과 담백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책이 그리웠고지친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따뜻한 위로와 쉼이 필요한 시기에 만난 무운작가의 그림 에세이 『마음 방울 채집』

이 책은 꽃가람 마을에 살고 있는 두 마리 토끼 이삭과 보리 그리고 이들의 반려 강아지 망두와 무리를 지어다니는 개구락찌의 일상을 그림과 간결한 문장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속을 따라가다 보면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리고 깨닫지 못했던 행복의 순간을 발견하게 된다.

"봄이 천천히 오고 있나 봐. 겨울이 섭섭하지 않게."

마음 방울 채집 (봄)


퍼붓는 비처럼 마음이 요동치는 날이 있다.

마음 방울 채집 (여름)


높고 청명한 하늘, 울긋불긋한 나뭇잎, 상쾌한 바람, 결실을 맺는 생명들···.

어느 하나 똑같은 순간이 없으니까.

마음 방울 채집 (가을)

이 책은 마음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100개의 사랑스러운 글과 그림들로 이루어져 절로 힐링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발견하게 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기억에서 잊힌 풍경들이 떠오르고 빛바랜 사진첩을 바라보듯 지난날이 회상되기도 한다.

그림책 속 여백을 나만의 이야기로 채우다 보면 뾰족하고 예민했던 마음은 어느새 몽글몽글 부드러워지고 입가에는 미소가 스며들게 된다.

아끼는 사람들에게 선물해도 좋을 책으로 꽃가람 마을 친구들을 통해 위로와 휴식을 경험하고 마음을 보듬어준다.

'행복하다' 말하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행복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힐링 에세이 『마음 방울 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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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문실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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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아침에 눈을 뜨며 일어날지 말지부터 시작해서 무엇을 먹을지, 어떤 활동을 할지 등 일상적인 선택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택까지 매일매일 다양한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도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가족이다.

가족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이며 정서적, 문화적, 사회적인 다양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러한 가족의 존재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가족의 의미가 다를 수 있는데 누군가에게는 가장 가깝고도 소중한 존재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현대사회는 빠른 변화에 따라 가족의 개념이 많이 바뀌고 있는데 혈연 중심의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습과 형태의 가족들이 존재한다.

오늘 소개할 책 『끌어안는 소설』은 7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다양한 가족의 삶을 그래낸 단편 소설 7편이 담겨있다.

▶ 손보미의 '담요'

주인공 '장'은 아내의 죽음에 이어 아들까지 사고로 잃게 되고 사고 현장에서 아들이 남긴 담요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 '장'은 추위에 떨고 있는 어린 부부에게 담요를 건네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을 타인을 향한 연민으로 승화시키며 도리어 자신도 위안을 얻는 이야기







▶ 황정은 '모자'

자꾸만 모자로 변하는 아버지 때문에 자주 이사를 가야 하는 세 딸의 이야기로 카프카의 『변신』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를 쓸모없는 식충 취급을 했던 가족의 모습과는 달리, '모자'에서는 연약한 아버지일지라도 곁을 지키는 가족의 따뜻한 마음과 자식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그린다.


▶ 김유담 '멀고도 가벼운'

엄마와 오촌 지간인 보배 이모의 억척스러웠던 삶을 회상하는 가깝고도 먼 친척의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


▶ 윤성희의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

상실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네 명의 인물들이 만나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만들어 간다.


▶ 김강 '우리 아빠'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인구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정책적으로 '우리 가족 사업'을 시행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황당한 설정 같지만 조만간 그런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무서운 생각도 든다.


▶ 김애란 '플라이데이터리코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눌러야만 했던 아이에게 어느 날 기상천외한 엄마라는 존재가 생기는 이야기


말의 온도/정지아

어머니와 말을 하다 보면 이상한 대목에서 심장이 저렸다.
어머니가 어머니가 아니고 외할머니의 딸이던 시절에는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먹지 않기도 했던 것이다.
(중략)
그러니까 어머니는 처음부터 어머니가 아니라 한때는 마음껏 투정을 부려도 되는 딸이기도 했던 것이다.
어머니가 딸이었던 시절을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어머니는 숟가락을 든 채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마 자신의 어머니가 살아 있던 어떤 시절의 기억을 더듬고 있을 터였다.

끌어안는 소설 < 말의 온도 中 >

정지아의 '말의 온도'는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서 남편과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맞추고 살아간 늙은 어머니의 삶을 딸의 시선으로 돌아본다.

남편 입맛에 맞는 음식을 하느라 자신이 좋아하는 입맛은 잊어버리고 모든 것을 가족에게 헌신했던 어머니.

마지막 순간조차도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어머니.

이러한 모습들을 바라보며 어머니의 숭고한 헌신과 사랑에 존경의 마음을 담게 된다.

가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가족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책 『끌어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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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백수린 외 지음, 이승희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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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소설』은 창비 교육에서 출간된 테마 소설 시리즈 중 하나로 우정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 7편을 수록하고 있다.


7편의 소설은 우정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하고 있지만 7인 작가들이 제각기 가지고 있는 감성과 개성을 녹여내서 작품마다 독특한 느낌을 주며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과 울림을 주고 있다.


소설 속 작품들은 청소년 시기의 우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다양한 우정의 모습과 그 속에 담겨 있는 감정과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다.

백수린의 '고요한 사건'

달동네인 소금 고개로 이사 온 소녀의 눈에 비친 계층 간의 미묘한 갈등을 그리며 그 속에서 이어지는 청소년기 우정에 대한 추억을 들여다본 작품이다.


강석희의 '우따'

프랑스 명문학교에서 발생한 인종차별에 맞서다 감옥에 가게 된 우따라는 친구를 바라보는 주인공의 심경과 우따가 감옥에서 보낸 편지를 읽으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김지연의 '굴 드라이브'

동희는 학창 시절 자신을 싫어하던 반장과 십여 년 만에 우연히 만나게 되고 뜬금없는 사과를 받게 되지만 동희는 반장의 사과를 받지 않는다. 해묵은 감정의 찌꺼기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형태의 우정이 생기기 시작한다.


천선란의 '그림자놀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공감 능력 제거 수술을 받는 미래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김사과의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수영이 우정이라 믿었던 관계가 실은 그런 관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10년이 지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


김혜진의 '축복을 비는 마음'

청소 대행업체에서 만난 인선과 경옥의 동료애를 그린다.

7편의 단편 모두가 좋았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은 이유리 작가의 '치즈 달과 비스코티'였다.


"던져! 날 던지라고!"

이것저것 잴 것도 없었다. 나는 마법에 걸린 허수아비처럼 손에 든 것을 던졌고 그것은 날아가서 그놈의 이마 한가운데를 정통으로 맞혔다.

함께 걷는 소설 p.57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주인공은 어느 날 '나를 집어던지라'라는 돌멩이의 목소리를 듣고 처음으로 괴롭힘에 맞서지만 오히려 학교생활은 더욱 험난해진다.


이후 주인공은 돌멩이들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대화를 하면서 자신이 무척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여러 돌멩이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죽이 척척 맞는 '스콧'이라는 돌멩이와 친구가 되는데 항상 스콧은 자신의 호주머니에 넣어 다닐 정도로 소중한 존재가 된다.


"돌이랑 대화할 수 있다면서요? 지금 잃어버린 돌도 당신 친구죠?

정말 미안해요. 난 당신 말 다 믿어요. 정말 미안해요. 당신 친구를 찾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할게요."

함께 걷는 소설 p.71


주인공은 어머니의 권유로 심리치료를 받으러 간 그곳에서 쿠커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얼떨결에 주인공과 스콧, 쿠커 셋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 중에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쿠커를 구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스콧을 잃어버리게 되지만 잠수부를 동원하여 스콧을 되찾게 되고 이후 쿠커는 자신의 비밀을 고백한다.


쿠커의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고백에 주인공은 쿠커를 정신병자라고 생각한다.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방 창가에서 로켓처럼 밤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는 쿠커를 발견한다.


놀라움에 스콧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스콧은 차갑게 식어가며 더 이상 말을 건네지 않는다.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으로 세상과 단절을 택한 주인공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내면의 소리를 돌멩이에게 투영했을 만큼 그 깊은 외로움에 마음이 울컥해진다.


주인공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또 다른 사회 부적응자 쿠커를 통해 진짜 알고 싶었던 온전한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되고 진실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자신을 믿어 주는 하나의 존재로 인해 소외받고 고통받는 주인공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회복의 기회를 갖게 되길 바라게 되는 소설이다.


우정의 다양한 모습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함께 걷는 소설』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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