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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 ㅣ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9
마크 트웨인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는 책을 참 많이 읽었는데, 고학년부터는 책을 읽는 시간도 부족하고 아이에게 분명한 취향도 생기다 보니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더 신중하게 되더라고요. 그럴 때 고민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세계명작동화 같아요.
유치원 다닐 때 그림책으로 짧게 만났던 작품을 초등 고학년이 되어서 제대로 된 원작으로 만나본다는 건 특히 의미 있는 것 같아요. 고전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 가치를 변함없이 인정받고 있는 책이라 아이들 읽히기에 0순위의 책이 아닐까 합니다.
보물창고 세계명작 전집 시리즈는 초등 고학년 친구들이 세계명작을 읽으며 원작의 깊이에 최대한 다가설 수 있도록 만든 책이에요. 초등 친구들뿐만 아니라 누구나 새로이 읽고 소장하고 싶은 작품들로 가득하죠.
어린 왕자, 빨간 머리 앤, 플랜더스의 개 같은 추억의 작품부터 미스 히코리와 친구들, 마법에 걸린 도시 팔둠 같은 다소 낯선 명작들도 있더라고요. 전집 시리즈로 앞으로도 계속 출간예정이라 기대가 되네요.
보물창고 세계명작 전집 19번째 책 <왕자와 거지>는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유명한 마크 트웨인의 작품입니다. 1900년대 미국의 노예 제도, 인종 차별 등에 반대하며 유머와 사회 풍자를 소설 속에 녹여 내었습니다.
<왕자와 거지>역시 어린이가 가혹한 노동 현장에 몰려 일하던 당시의 시대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제 의식과 함께 특유의 유머와 문학적인 재미를 잃지 않아 전 세계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동화가 되었죠.
에드워드 왕자와 빈민가 소년 톰은 신기하게도 생김새가 똑 닮았습니다. 톰은 단 한 번만이라도 왕자가 입고 있는 화려한 옷을 입어봤으면 하는 호기심에, 왕자는 허름한 옷을 입고서라도 마음껏 진흙탕에서 뒹굴며 놀고 싶은 마음에 서로 잠깐 입장을 바꿔보게 되는데요...
그러나 이 장난은 두 소년을 심각한 곤경에 빠뜨리고 맙니다. 거지가 된 에드워드 왕자가 정신 이상자로 몰리며 한바탕 소동을 겪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톰 역시 왕자로서 누리는 부유함과 호화로움에 잠깐 끌리지만 차츰 왕궁의 허례허식 가득한 생활에 실망을 느끼게 되죠. 두 소년이 벌인 이 장난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어느 날 갑자기 신분이 바뀐 두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까지나 문학, 예술 작품에서 흥미로운 모티브가 되고 있어요. 두 사람의 입장을 바꾸어 봄으로써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이들은 단지 톰과 에드워드 두 소년만이 아닐 것입니다. 어린이 독자들 역시 톰과 에드워드가 되어 두 사람의 입장을 오가며 서로 다른 두 삶을 이해하는 태도를 기르게 되죠.
우리는 흔히 본인이 가지지 못하는 것만 생각하며 열등감을 느끼기 쉽지만, 내가 가진 고유한 가치와 긍정적인 모습들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서로 입장을 바꾸어 생각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데요, 왕자와 거지를 통해 인생을 바꾸어보면서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 남이 겪는 어려움들을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