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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맛
정은향 지음 / 마루&마야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 보는 작가의 글인데,
아이디어도 신선하고, 이야기의 전개도 괜찮고, 캐릭터도 나쁘지 않았던,
그래서 재밌게 읽은 책이다.
스물 아홉. 그녀는 남의 꿈에 들어가, 악몽 속에서 늘 함께 있다. 꿈꾸는 이의 고통을 함께 맛보면서 깨어나길 10년.
이렇게 살았으니 제대로 된 숙면을 취해 본 적이 언제였나 싶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들어간 꿈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과거의 충격이 되살아나 잔뜩 움츠리고 괴로워하는 그녀에게
상대는 이건 꿈이라고, 그러니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런가? 꿈이니 괜찮은 건가?
어.. 그런데 그 하루가 끝이 아니었다.
이 남자의 꿈에 계속 찾아들게 되는 그녀.
아니, 왜?!!
여직 같은 이의 꿈에 찾아든 적이 없었는데 왜 그런 거지?!!
서른 여섯. 잘나가는 건축설계 사무소 사장.
사랑엔 냉소적일 수밖에 없던 그 남자의 꿈에 찾아든 여자.
이건 꿈이야~라고 말했는데, 그 꿈이 지속되자 꿈과 현실이 모호해지기 시작한다.
꿈인데, 꿈인 걸 아는데, 현실에 영향을 끼치는 꿈.
깨어나서도 잘 기억나지 않는 얼굴이지만 꿈 속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마음이 간다.
네가 꿈을 통해 정기를 빼앗는 귀신이라 할지라도, 그까짓거 빼앗겨 주겠어~ 라고 말하는 남자.
그런데, 어, 현실에서 마주친 그들.
이건 뭐지?!!
당황과 기쁨이 교차한다.
귀신이어도~였던 마음이니, 현실의 그녀를 가만 둘 리가 없지.
이 둘은 어떻게 꿈과 현실의 간극을 좁혀 갈 것인가.
궁금하시면, 책을 보시라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음..... 우선은 아이디어가 참 좋네요.
꿈 속에서 마주치는 인연~은 로설에서도 좀 있어왔기는 해요. 제가 10년쯤 전에 꿈속의 연인이었나.. 강경인님 소설 속에서도 본 기억이
있기도 하구요. 그런데 이건 좀, 뭐랄까, 느낌이 다르네요. 그냥 꿈속의 연인~이 아니라, 상처 받고 움츠러들어 세상의 한 구석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여자가 꿈을 통해서 상처를 극복하기 시작한달까요. 어쨌든.. 그런 점이 더 눈에 띄네요.
당황스런 상황들, 그 설정들 속에서 그 당황스러움이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또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장치들('꿈'이니까~ 라는 것과
남주의 영악함)이 그럴 듯해서 이야기가 술술 넘어갑니다.
맑고 착하고 순수한 여주인공인데 트라우마 극복까지 참 오래 걸렸구나 싶었어요.
그에 반해 남주는.. 영악해요. 사악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주에겐 참 잘하는, 여친바보 남주지만, 적재적소에서 상대를 파악하고
공략해내는 점이 참 사악해보이는데, 그게 또 상당히 귀엽네요.
술술 잘 읽히고, 여주가 제대로 행복해지고 용감해져서 보기 좋았던 글이예요.
뭐...... 남주가........... 복수한 것이.......... 좀....... 걸리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그놈들이 당할
짓을 한 것은 맞지만;; 가끔은.. 로설서 그런 식의 복수는.. 이게 과연 좋은 건가.. 뭐 그런 생각을 하게 해서;;)..
그 점만 제외한다면.. 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느 글 같아요.
설정 탓인지.. 19금도.. 나름 잘 어울리네요.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