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경제학 - '보이는 손'으로 시장을 지배하라
로스 M. 밀러 지음, 권춘오 옮김, 한경동 감수 / 일상이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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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경제학”이라는 처음 말을 들어본 적이 언제였더라? 2,3년 전이었던가, 우리가 9900원과 10,000원 중에서 100원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9900원을 ‘훨씬’ 싼 가격으로 인식한다는 것, 1만5000원과 1만5490원 중에서 후자를 더 저렴하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 사람들에겐 뒷자리가 복잡한 숫자를 더 작은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착오를 일으킨다는 것을 실제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험하여 증명했다는 연구 결과의 기사를 읽고 흥미롭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니 그 기사가, 최근 주목받는 행동경제학에서도 최첨단 영역이라 일컬어지는 실험경제학에 대한 것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정통 경제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인 ‘합리적인 인간’에 대해 반기를 들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분석하고 현실에 적합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학문이 실험경제학이다. 이 책은, 실험경제학의 창시자이며 평생 동안 실험경제학을 연구한 공로로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버논 L. 스미스와 글로벌 기업들의 고문으로 활동하는 로스 M. 밀러가 지은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실험경제학 입문서라 한다.

 입문서답게 이 책은 불완전한 현재의 시장을 보다 나은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실험 기술, 그리고 금융시장의 원리 등 많은 것들을 친절하게 소개해준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책답게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들어가며 주식시장에 적용한 다양한 실험 사례들을 보여주고  시장의 모습을 박진감 있게 써나가고 있다. 경제학에 심리학과 자연과학의 실험방법을 접목시킨 실험경제학을 알려주는 이 책을 읽으며, 또다시 세계금융위기론이 불거지며 인간의 경제활동을 보다 입체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를 팍팍 느끼게 하는 지금의 시대적 상황에 잘 부응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완전한 시장을 이룬다고 주장했지만, 오늘날의 불확실한 금융계에서 인간은 기존의 균형이론이나 합리적인 기대이론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 현실에서의 경제는 어디로 튈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인간 심리에 지배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이 기존 경제학의 틀에서 벗어난 이 학문의 ‘실험적 접근법’이 변화무쌍한 주식시장에서, ‘스마트시장’이란 미래의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거라 기대받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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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고요를 만나다 - 차(茶) 명상과 치유
정광주 지음, 임재율 사진 / 학지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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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해남 대흥사 한 스님이 등기로 부쳐온 햇차 한 봉지
물을 달여 햇차를 끓이다 생각한다
누가 나에게 이런 간곡한 사연을 들으라는 것인가
마르고 뒤틀린 찻잎들이 차나무의 햇잎들로 막 피어나는 것이었다
소곤거리면서 젖고 푸른 눈썹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문태준, <햇차를 끓이다가-서시(序詩)> 전문

 ‘차’라고 하면 항상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고등학생 때부터 알게 되었던, 첼로를 하시던 선생님인데 선생님 댁에 놀러 가면 언제나 제대로 된 다기세트를 꺼내어 정성스럽게 차를 우려내 주시곤 했다. 솔직히 차 맛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그건 뭐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정중히 권해주시는 찻잔을 받아들며 홀짝일 때, 왠지 어른이 된 듯한(?) 우쭐한 기분이 들곤 했었다. 뭔가 기품어린 고요함이 느껴지던 그 시간을 기억한다. 그 후 그때의 경험을 잊지 못하고 고등학생의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2만 원짜리 다기세트를 사서, 종종 동생과 함께 차를 우려 마시는 흉내(?)를 내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억을 되짚어보니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 비록 제대로 배운 것은 아니었지만, 차 마시기는 그 이후 꾸준히 내 일상의 소중한 일부가 되어 왔으니 말이다.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 명상을 즐기던 저자는, 우연하게 접한 차에 매료되어 명상이 더욱 풍부하고 촉촉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차 명상을 사람들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에세이 형식의 이 책을 썼다. 편안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마음의 여운이 길게 남는다. 무엇보다 서정적이고 잔잔한 사진들이 글의 이미지와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글을 읽으며 사진을 바라보는 순간 자체가, 바쁘게 휘둘려가던 일상의 싱그러운 휴식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다.

 삶이 편리해지고 속도가 빨라질수록 우리의 마음은 더욱 바빠지고 메말라 간다. 이렇게 바쁜 세상에 웬 명상인가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차 명상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차를 마시며 ‘지금 이 순간의 호흡에 집중하는 것’,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마음을 편안하게 바라보는 것,’ 이것이 저자가 안내해주는 차 명상이다. 
 

 차에는 자연과 사람이 빚은 수많은 인연들이 담겨 있고, 마음을 다해 우려낸 차 한 잔은 몸과 마음을 맑은 기운으로 정화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깨어 있는 마음으로 차를 준비하고 음미하고 명상을 수련해 봄으로써, 왜 옛 선사들이 차와 명상을 하나라고 했는지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척박한 시대를 자유로운 마음으로 헤쳐 나가기 위해, 차 명상은 내면의 충만함을 담는 즐거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개 너무나 바쁘다. 갈수록 거침없이 속도전을 펼치는 세상, 누구나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달고 산다. 지쳐서 끌려가는 삶을 잠시 멈추고 향기로운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차를 매개로 오직 '나'라는 존재에 집중하기 위한 방법을 글과 사진으로 따뜻하게 전해주는 에세이를 만난 시간이 참 행복했다. 이 책 덕분에 즐겁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차를 마시는 시간은,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의 속도에 지친 나를 위한 따뜻한 위로이고, 또한 내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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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휘둘리는 아이 감정을 다스리는 아이
함규정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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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와, 아이는 충분히 바뀌는구나!”하고 누구나 감탄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도저히 손쓸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인 것 같은데도, 아이의 마음을 읽고 원인을 분석하여 현명하게 이끌어주니 나타나는 아이의 변화란 그저 놀랍기만 했다.  

 이 책이 말하는 것도 그것이다. 아이들에게 ‘너무 늦은 시기’란 결코 없다고. 부모들이 아이의 감정 상태에 대해서는 의외로 일찍 포기하곤 한다고 저자는 안타까워한다. 아이의 성적이 낮을 경우에는 학원이다 과외다 온갖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승부근성(!)을 가진 부모라도 아이의 감정은 ‘타고난 천성’정도로 여기고 ‘이미 굳어졌다’며 일찌감치 관심을 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언한다. 성인과 달리 아이의 감정은 부모가 어떻게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말이다.

 책을 읽기 전 5살 딸아이와 함께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요즘 부쩍 그림그리기에 재미를 붙인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스케치북의 소비량이 엄청나다는 데에 있다. 아이는 거침없이 쭉쭉 선을 긋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인데 8절 스케치북 한 장쯤은 눈 깜빡할 사이에 슥슥 다 채우곤 한다. 그런데 오늘은 한 장을 다 채우기도 전에 자꾸 스케치북을 넘겨서 새 종이에 선을 긋는 것이었다. 아까 그리던 것을 마저 다 그리고 넘겨야지, 하고 몇 번을 이야기해도 자꾸 새 종이를 고집하며 짜증을 부리는 아이에게 나는 벌컥 화를 냈다. “너 이럴 거면 앞으로는 그림 그리지 마!” 아이는 결국 울기 시작했고, 오늘의 미술시간은 엉망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책에서는 ‘부모의 감정을 먼저 돌아보는 과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알려준다. 부모의 행동이나 감정 대처법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방금 전의 그 상황을 머릿속에서 리플레이 해보았다. 보통 때의 나는 아이가 그림 그릴 때 관대한 엄마이다. 벽에 낙서하기 시작하던 시기에도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대신 거실 벽에 전지를 붙여줘서 맘껏 그리라고 했을 정도로. 그런데 오늘은 점심을 과식했는지 속이 좀 불편했던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아이가 스케치북을 낭비하는 모습을 보이자 짜증이 났다. 아이가 순순하게 내 말을 듣지 않고 짜증을 내자 내 화가 폭발했던 것이었다는 진단(?)이 내려진다.

 아이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훌륭한 감정 선생님이 될 수 있는 부모들도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지 못하며 자랐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불안감, 화, 죄책감 등의 다양한 감정에 휘둘려 아이에게 그 감정을 고스란히 표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부모도 사람이니까” 사실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부모들의 감정 반응을 아이들이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것이다. 물론 성장하면서 감정을 어떻게 다스리는 것이 맞는지 배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수긍이 간다.

 아이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에 대한 부모의 적절한 대응법을,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주 꺼내 보며 내 감정을 돌보고 다스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어본다. 
 ‘세상에는 느껴도 좋은 감정과 느끼면 안 되는 나쁜 감정은 없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오히려 아이가 좋기만 하고, 슬프거나 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감정적으로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가 보이는 반응에 따라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확인하고,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조금씩 배워가는 것이라는 걸 생각해야겠다. 딸아이는 옆에서 칭얼거리다가 깜빡 잠이 든 모양이다. 이 어린 눈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며 마음이 힘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화가 날 때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겠지. 힘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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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절반은 부자로 살자 - 돈 걱정 없이 행복하게
오종윤 지음 / 끌리는책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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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로 살자, 과연 어느 정도가 부자인 상태일까? 책의 저자는 명쾌하게 정의한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 그리고 덧붙인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느낀 것은 사람들이 ‘돈이 필요한 때’를 생각해보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 ‘필요한 만큼의 돈’도 잘 가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대목을 읽고 ‘앗, 찔려라’ 싶었다. 맞는 말이다. 목표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그 목표로 가는 길이 비로소 보이는 법이니까. ‘인생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려고 할 때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단지 당신이 살아갈 인생의 마디에 시간과 돈의 의미를 부여하면 된다’는 저자의 조언에 공감이 간다.   

 이 책은 월급이 들어오는 족족 신용카드 결제날짜에 빠져나가기 바쁘고,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은 게 현실인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평생토록 돈 걱정하지 않는 행복한 부자’로 살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재무설계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가 쓴 책이라 살짝 괴리감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은 이해하기 쉽고 술술 잘 읽힌다. ‘우리의 몸이요, 영혼’인 월급을 대하는 방식,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간절히 원하고 키우는 방법,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저축과 투자에 대해 계획 세우는 법 등, 특히 사회 초년생들에게 적합하고 필요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돈 버는 동안 돈 못 버는 시간을 준비하라’는 저자의 조언은, 행복에 겨워 월급을 쓰는 재미에 단단히 들렸던,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인 몇 년 전의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저자가 경고한, ‘함부로 월급을 쓰면 삶이 피폐해진다’는 경지(?)에 이르기 전에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처음 월급을 받을 때부터 스스로 소비 시스템을 통제하고, 소비 자체가 아닌 삶의 만족도와 행복을 우선시하는 소비를 해야 한다는 말은 사회 초년생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 아닐까 싶다.

 전반적인 책의 핵심 주장들은 모두 “지당하신 말씀, 끄덕끄덕”으로 최근 몇 년간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출판된 책들과 큰 차별성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저자답게 실제로 상담한 고객(!)들의 사례들이 뒷받침이 되어서 저자의 이야기가 더 실감나게 와 닿았다. 책의 후반부인 5장 “평범한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을까”에서는 아예 그런 사례들의 집합을 담아 놓았다. 특별히 능력이 뛰어나서 돈을 많이 모은 사람들이 아니지만 그들이 이루어놓은 결과를 보니 놀라움이 앞섰다.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비와 나중에 해도 되는 소비, 가족이 행복한 소비를 위해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겼고, 소비 통제를 통해서 상당한 금액을 모으고 투자해서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그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읽으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의욕이 마구 솟는다. 뭐 항상 중요한 건 꾸준한 실천이겠지만.  

 책 곳곳에 일상생활에서 기억하고 활용하고 싶은 구절이 꽤 많다. 아,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지름신이 강림하실 때마다 번번이 접신(?)이 되고야 마는 내가 자주 떠올려야 할 구절은 이것이다.
 "소득을 높이는 방법은 능력을 키우는 것이고, 소비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의 태도와 삶의 방식에 달렸다. 당신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소비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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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100가지 질문
마츠모토 잇키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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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큼 사람들을 끝없는 의문의 세계로 빠뜨리는 것이 또 있을까. 짝사랑하던 교생 선생님께 끙끙거리며 편지를 쓰면서 하얗게 밤을 새우던 중학생 시절, 서툰 첫 연애의 간질간질하고 달콤한 고통(?)을 겪던 시간들, 사랑을 잃었던 날 세상에 홀로 버려진 얼굴을 하고 견디었던 날들... 내 기억들을 되돌아보니, 사랑의 시간은 늘 불투명함으로 가득했다. 아마 모두가 그럴 것이다. 설렘 속에 사랑을 꿈꾸는 이도, 지금 사랑을 한창 진행 중인 이도, 사랑을 잃고 슬픔에 잠긴 이도 그 불투명한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제목이 말하듯, 사랑에 대해 누구나 품을만한 질문 100가지에 대해 저자가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총 8장에 걸쳐 주제별 혹은 상황별로 100가지나 되는 엄선한 질문들이니만큼 평소에 내심 궁금했거나, 막연하게 이렇겠지 싶은데 확신은 안 서던 사항들이 잔뜩 있어서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일본에서 여러 히트곡들을 만들었다는 작사가에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라는 이력에 맞게, 100가지 질문들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시종일관 솔직 담백하고 경쾌하다. 뭐랄까 책을 읽는 내내, 라디오 프로그램의 “당신의 연애는 안녕하십니까” 류의 상담코너 스크립트를 읽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고 술술 잘 읽힌다. 저자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처방에 대해 고개 끄덕이며 그렇지, 하고 공감하는 대목도 많다.

 명쾌한 연애 처방서인 이 책의 장점은 그대로 단점이 되기도 한다. 명쾌한 답변에 초점을 두다 보니, 섬세한 면이 부족한 면이 있다. 저자가 남성이라서 그런가, 남성과 여성의 엇갈림과 충돌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특히. 저자의 사랑에 대한 성찰들이 좀 더 깊이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운 면이 남는다. 하긴, 짧은 라디오 상담 프로그램에 깊은 속내까지 털어놓기는 아무래도 무리인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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