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정재승의 영화 속 과학학교 2 - 2교시 과학 찾아 삼만리
박인서 지음, 김언정.정재승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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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이 가득하네요. 영화 속에서 만나는 과학 이야기가 이렇게 풍부하고 흥미로운 줄 저도 이제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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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꺼풀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14
안나 지음, 김선희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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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이민 1.5세대인 작가의 첫 작품 <천국에서 한 걸음>을 작년 말엔가 만나고 진한 감동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쌍꺼풀>의 조이스도 <천국에서 한 걸음>의 영주와 마찬가지로, 이민 1.5세대로서의 작가의 정체성과 성장기의 경험이 담겨있는 인물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소설은, 낯선 환경에서 소수민족으로서 받는 조이스의 차별이나 소외감을 심각하게 파헤치기보다는, 씩씩하고 발랄하게 대응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렇게 묵직하게 인상 쓰지 않는, 경쾌한 분위기가 이 소설의 매력인 것 같다. 예를 들면, 학교 매점에서 학년앨범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조이스가 계산대에서 잠시 지체하자 뒤에 있던 근육질 남학생이 말한다.

 “젠장, 동양 계집애들은 운전하는 것만큼이나 꾸물거린다니까.”(p.21)

 물론 조이스는 상처받고 ‘못 들은 체하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p.22). 하지만 이 소녀는 혼자 우울해하기보다는 친한 친구 지나와 이런 식으로 울분을 풀 줄 안다.

  “뭐 하려고? 가서 때리게? 
  “아니, 그 멍청이에게 대안 명칭을 가르쳐 주려고. 동양 계집애가 아니라 아시아 계집애라고 말이야.”(동양[oriental]이란 말에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있다)
...(중략)... “신경 꺼. 네안데르탈인을 어떻게 가르치니?”(p.23)

 조이스가 일부 한국 사람들의 지나친 유행이라 여겼던 성형수술, 쌍꺼풀 수술에 대해서 진지하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재미있다. 좋아하는 존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50달러짜리 학년 앨범을 새로 사는 등 우여곡절 끝에 받게 된 사인. ‘안녕, 린’이라고 쓴 존의 글씨에 조이스는 눈을 떼지 못한다. 두꺼운 안경을 쓰고 가는 눈을 한 전형적인 아시아 여자애, 패션 감각도 꽝인 린과 자신을 착각했다는 것을 알고 절망하는 조이스.

 이 발랄한 소설은, ‘쭉 찢어진 눈’(slant-eyes. 동양인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속어)을 수치스러워하며 백인처럼 또렷한 눈을 갖고 싶어 하는, 좋아하는 존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한 소녀의 외모 콤플렉스에 대한 극복 외에도 여러 가지 성장들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그 성장을 엮어가는 결들이 예민하고 아프지만, 그럼에도 명랑한 에너지를 놓지 않고 나름대로 절실하게 아파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천국과 지옥이 오가는 사춘기 소녀의 가슴 졸이는 첫사랑, 오렌지데일 고등학교의 최초이자 유일한 여자 학생회장이었던 데다가 외모도 공부도 자신보다 뛰어난 헬렌 언니에 대한 열등감,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공감과 신뢰로 우정을 쌓아가는 친구, 백인 주류사회에 편입되기 위한 노력이 엇나가 성형중독자가 되어버린 이민 1세대인 고모를 보며 느끼는 감정, 복권에 당첨된 고모가 내미는 쌍꺼풀 수술에의 유혹 앞에 ‘내가 그걸 정말 원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뭐든 쉽게 얻는다고 생각했던 언니가 동성애자의 정체성을 깨닫고 자신에게 했던 커밍아웃, 좁은 이민사회에서 언니의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소문이 나서 등을 돌리는 보수적인 한인 교회... 열여섯 살 조이스가 거쳐 가는 성장의 관문들은 만만치 않다. 특히 낯선 나라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고생하는 이민 1세대인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언제나 모범적인 착한 딸이 되어야만 했던 헬렌이 스스로를 찾아내고 선언한 커밍아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항상 언니에 대한 경쟁의식과 열등감에 짓눌려 있던 조이스에게도 타인의 삶을 보는 눈이 더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겠지.

 조이스는 스스로의 외모에 대한 정체성, 민족 정체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여러 가지 사건들을 거치며, 결국 ‘그냥 나인 것도 괜찮은 것 같다’며 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정을 내린다. 이 소설은 단순하게 성형수술을 통한 외모 가꾸기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 종류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 몸에 전전긍긍하며 ‘보수와 개조’를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에 청소년들에게만 ‘내면의 가치’를 좇으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으며 몰염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이상화해서 모두들 눈먼 채 좇아가는 것을 벗어나,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고 그 속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사회라면, 수많은 조이스들이 자신의 쌍꺼풀 없는 눈을 ‘그냥 나인 것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사랑스럽게 받아들이는 일이 훨씬 쉬울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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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팽이 - 1세대 콘텐츠 리더 최신규의 문화콘텐츠 현장 이야기
최신규 지음 / 마리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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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문화콘텐츠’라는 말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대학에서도 문화콘텐츠 학과가 생겨났고 문화콘텐츠 센터, 문화콘텐츠 진흥원, 문화콘텐츠 특성화 사업... 그야말로 우리는 문화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문화콘텐츠 사업이라지만 그 황금알을 위해서 얼마나 엄청난 열정과 얼마나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지 우리는 실상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1세대 사업가로서 문화콘텐츠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험난한 세계 속의 항해를 해 온 (주)손오공 및 (주)초이락게임즈의 CEO 최신규의 삶 이야기이다.

 어린이 장난감 전문업체 손오공, 이란 말에 고개를 갸웃했는데 ‘탑블레이드’란 말에는 아하, 하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실은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탑블레이드’의 기억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특별한 팽이라지만 팽이 하나당 가격이 만 원이 넘어가고 끊임없이 출시되는 신제품에, 아이들 사이에서 그 신제품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일종의 계급(?)이 형성되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나는 놀 시간이 없는 요즘 아이들을 위해 잠깐 쉴 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장난감에 대한 철학을 읽으니 시각을 다르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놀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과 소통하는 것’이 아이디어를 얻고 제품을 개발하는 비결이라고 일러주는 그의 별명이 왜 ‘장난감 대통령’인지 알 것 같다. 어릴 적 주로 하던 놀이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 성공한 사례들을 보며, 내가 아이들의 양극화(?) 현상으로 우려하던 그 팽이들이 실은 너무 바쁜 요즘 아이들을 놀게 하고 싶은 그의 소통 방식이었음을 알겠다.

 그의 열정으로 가득한 삶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저절로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열심히 해오던 일이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아 실망했고, 분명히 요즘의 나는 풀어져 있었다. 그리고 핑계를 내 바깥에서 찾기 바빴다. 버나드 쇼가 했던 말도 문득 생각난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처해 있는 불행이 환경 탓이라며 불평을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자기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실제로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나를 둘러싼 환경 핑계를 대는 한, 나는 언제까지나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가 행상을 하며 꾸려가던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초등학교 3학년 1학교까지 학교를 다니지 못했던 이 책의 저자는, 자기의 환경을 탓하지 않았다. 열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금은방에 취직해 금은 세공기술을 익히고 이후 주물기술을 익혀 장난감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그는, 억울하게 도둑 누명을 쓰고 쫓겨나기도 하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쓰라린 배신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리 힘겨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재능과 가능성을 믿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갔다. 컴컴하고 좁은 부엌 바닥에서 연탄불에 수도 없이 물건을 녹이며 연구했던 시절,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월세 보증금까지 빼서 아내와 어린아이 세 식구가 여관방을 전전했던 시절, 그는 미래의 자신이 ‘장난감 대통령’으로 불리며 탑블레이드 팽이 한 품목으로 2년간 1조원 매출의 신화를 기록하리라는 것을 알았을까? 그의 열정에 절로 숙연해진다.

 또한 성공한 CEO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끊임없는 배움에 대한 강조가 아닐까 싶다. 특히 저자는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 3학년을 중퇴해야 했으니 더욱 배우지 못한 안타까움과 한이 컸는지 “무학인 나도 지금 이만큼 해왔는데 더 많이 배운 독자들은 분명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도 공부를 못한 한계는 분명 있으니, 지금 어떤 자리에 있든 현실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요즘처럼 대학, 대학원 졸업장이 취업을 위한 ‘스펙 구성품’으로 전락해가는 시대, 부지런히 공부해서 그 배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질 것을 말하는 그의 말은 울림이 크다.

 책의 제목처럼 ‘멈추지 않는’ 그는, 공전의 성공을 안고 이젠 편히 쉬라는 주변의 이야기들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새로운 사업인 게임분야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도전 중에 쓰라린 실패를 거듭하기도 했지만 그는 ‘살아생전에 성공이라는 것은 없다’라고 말하며 투지를 불태운다. 진정한 기업가란 돈을 버는 기업가가 아니라, 창의적인 사업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사회적인 인력 창출을 끌어내는 사람이라는 그의 철학에 진심으로 공감한다. 그의 ‘멈추지 않는’ 정신이 계속 빛을 발하여, 그의 소망대로 ‘창조적인 기업가’로 오래오래 사람들에게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고마운 책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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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개발, 길을 잃다 - 대형 개발에 가려진 진실과 실패한 도시 성형의 책임을 묻다
김경민 지음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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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열심히 읽다보니 재작년의 일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2009년 1월 용산참사가 벌어졌을 당시, 나는 일본 히로시마에 머물고 있었다. 생존을 위해 건물에 올라선 다섯 명의 시민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던 참사가 벌어지고 있을 때, 내가 살던 마을에서는 골목의 전신주를 땅에 묻는 공사를 둘러싸고 약간의 갈등이 빚어지던 참이었다. 마침 히로시마 시청을 견학 중이어서 그 갈등이 조율되는 과정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꽤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공무원들도 시민 단체들도, 공사를 낙찰 받은 업체나 원 땅주인의 경제적 손익보다 본질적으로 더 우선시하는 것은 거주민들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또 불가피한 경우에 침해했을 때는 실질적인 보상을 해 주어야 한다는 원칙이었다. 보상을 요구하는데 거동이 불편해서 움직이지 못하시는 90세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공무원들이 바삐 움직이는 장면을 지켜보고 난 후, 집에 돌아와 뉴스에서 접했던 용산 참사는 충격이 더욱 크게 전해져와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모두가 놀랄 만큼 거대한 투자와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모두가 놀랄 만큼 부실하게 진행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충격에 앞서, 저자는 우리의 도시 개발이 ‘건물과 기업’을 위한 것인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위한 것인지 근본적인 것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책을 계속 읽어 내려가는 동안 참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전체 국민 1인당 GDP의 20%를 차지하여, 선진국의 2배 이상 달하는 비중을 자랑(?)하는, ‘대한민국=토건국가’라는 공식은 역시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제대로 진척되지 못한 채 막대한 비용만 축낸 용산국제업무지구, 돈 없는 주민들을 내몰고 건설한 뉴타운, 이름만 거창했고 2년도 안되어 처참하게 파손된 한강르네상스, 가든파이브 등 화려하게 출범한 엄청난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들이 상업적 성과물도 없이, 거대한 부실로 종결되는 악순환의 고리들, 그 문제와 원인을 저자는 냉철하게 진단하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 도시 개발과 부동산 시장에 대해 연구해온 저자의 전문가적인 통찰은 날카롭지만, 그동안 우리의 도시개발정책에 주민이, 사람과 환경이 배제되어 왔다는 것을 말하는 그의 인본주의적 시선은 따뜻하고 든든하게 느껴진다. 제대로 된 디벨로퍼와 공익성이 없는 도시개발 문제를 지적하며,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잘못된 결과물은 결국 우리 모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하는 저자의 목소리를 우리 모두는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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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의 철학 - 열정의 서른에서 결실의 마흔으로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박혜령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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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30대의 내가 <마흔 살의 철학>이라는 책으로 미리 예습(?)을 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맞았던 서른의 전철을 밟지 않고 싶은 것이다.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겠지만, 20대 때의 나는 시간이란 존재가 이렇게 인정사정없이 흘러가는 것이라는 것을 미처 몰랐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자원의 소중함에 대해 무뎠던 것 같다. 30대 이후를 준비하라는 책이나 주변의 조언에 대해서 애써 귀를 닫았던 그 때를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에, 이제는 미리 마음자세를 가다듬으려고 한다. 기쁜 마음으로.  


 저자는 일본에서 특히 30~40대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강연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니 역시, 30~40대가 공감할 만한 상황이나 심리상태에 대한 지적이 따끔, 정확하고 격려에 힘이 있다. 저자는 인생에 후반전이나 2막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라고 단언한다. 일에 대한 경험과 세상을 보는 시야도 쌓은 시기에, 그런 허상을 좇아 무대에서 내려와 은둔할 곳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비판한다. 결코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겠다는 신념을 갖고 청춘보다 더한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지라는 말은 (단순한 듯 들리지만)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

 내가 꽤 어렸을 때부터 “이런 어른만은 되지 말아야지”하고 결심했던 유형 중 하나는 “내가 왕년엔 잘 나갔는데”형이었는데, 저자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해서 반가웠다. 자신의 40대 이후를 떠받칠 철학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폄하하고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세상의 눈치나 보며 빈둥거리고’,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한데 ‘동년배들과 어울려 술잔이나 기울이며 왕년에 잘나갔던 시절을 안주삼아 추억이나 늘어놓고 있다’는 대목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술잔 기울이는 기쁨을 포기할 생각은 없지만 왕년을 안주로 삼는 건 앞으로도 절대 삼가야겠다는 결심을 다시금 한다.^^;

 한편 이 책은 제목에서도 말하듯, 40대를 통과하는데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철학’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그 철학이라는 것의 얕음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일한 사람들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떠밀어 내려가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나,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를 맞은 사람들이 인생의 2막을 생각하게 만드는 현실에 대한 진단 등은 전혀 나와 있지 않다. 물론 이런 자기개발서에서 사회 정의의 문제라든가, 무엇이 진정한 성공이고 행복인가에 대한 질문을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이고 연목구어(緣木求魚)였겠지만. 뭐,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본다. 책을 읽은 나는, 나라는 개인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구체적인 실천에 옮기는 일에 초점을 맞추면 되는 것. 그래, 항상 실천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비록 자기 개발서 특유의 한계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 삶의 안위에만 매달리지 말고 지금 시기가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임을 믿고 열정적으로 가슴 뛰는 삶을 살라는 이 책의 메시지는 귀 기울여 듣고 싶다. 프로 강연자답게 이 책에는 나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을 격려할 때 쓸 수 있는 표현들이 많이 나오고 구체적인 실례도 많다. 40대, 물러서거나 표류하는 시기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더욱 박차를 가하는 시기, 마흔을 준비하거나 마흔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이 미리 지치지 말고 힘냈으면 좋겠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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