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의 철학 - 열정의 서른에서 결실의 마흔으로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박혜령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30대의 내가 <마흔 살의 철학>이라는 책으로 미리 예습(?)을 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맞았던 서른의 전철을 밟지 않고 싶은 것이다.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겠지만, 20대 때의 나는 시간이란 존재가 이렇게 인정사정없이 흘러가는 것이라는 것을 미처 몰랐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자원의 소중함에 대해 무뎠던 것 같다. 30대 이후를 준비하라는 책이나 주변의 조언에 대해서 애써 귀를 닫았던 그 때를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에, 이제는 미리 마음자세를 가다듬으려고 한다. 기쁜 마음으로.  


 저자는 일본에서 특히 30~40대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강연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니 역시, 30~40대가 공감할 만한 상황이나 심리상태에 대한 지적이 따끔, 정확하고 격려에 힘이 있다. 저자는 인생에 후반전이나 2막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라고 단언한다. 일에 대한 경험과 세상을 보는 시야도 쌓은 시기에, 그런 허상을 좇아 무대에서 내려와 은둔할 곳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비판한다. 결코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겠다는 신념을 갖고 청춘보다 더한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지라는 말은 (단순한 듯 들리지만)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

 내가 꽤 어렸을 때부터 “이런 어른만은 되지 말아야지”하고 결심했던 유형 중 하나는 “내가 왕년엔 잘 나갔는데”형이었는데, 저자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해서 반가웠다. 자신의 40대 이후를 떠받칠 철학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폄하하고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세상의 눈치나 보며 빈둥거리고’, 하루하루가 너무나도 소중한데 ‘동년배들과 어울려 술잔이나 기울이며 왕년에 잘나갔던 시절을 안주삼아 추억이나 늘어놓고 있다’는 대목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술잔 기울이는 기쁨을 포기할 생각은 없지만 왕년을 안주로 삼는 건 앞으로도 절대 삼가야겠다는 결심을 다시금 한다.^^;

 한편 이 책은 제목에서도 말하듯, 40대를 통과하는데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철학’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그 철학이라는 것의 얕음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일한 사람들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떠밀어 내려가게 만드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나,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를 맞은 사람들이 인생의 2막을 생각하게 만드는 현실에 대한 진단 등은 전혀 나와 있지 않다. 물론 이런 자기개발서에서 사회 정의의 문제라든가, 무엇이 진정한 성공이고 행복인가에 대한 질문을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이고 연목구어(緣木求魚)였겠지만. 뭐,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본다. 책을 읽은 나는, 나라는 개인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구체적인 실천에 옮기는 일에 초점을 맞추면 되는 것. 그래, 항상 실천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비록 자기 개발서 특유의 한계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현재 삶의 안위에만 매달리지 말고 지금 시기가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임을 믿고 열정적으로 가슴 뛰는 삶을 살라는 이 책의 메시지는 귀 기울여 듣고 싶다. 프로 강연자답게 이 책에는 나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을 격려할 때 쓸 수 있는 표현들이 많이 나오고 구체적인 실례도 많다. 40대, 물러서거나 표류하는 시기가 아니라 목표를 향해 더욱 박차를 가하는 시기, 마흔을 준비하거나 마흔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이 미리 지치지 말고 힘냈으면 좋겠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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