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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 전 공룡오줌이 빗물로 내려요 ㅣ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5
강경아 글, 안녕달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3년 9월
평점 :
'공룡'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조카가 무척 기대한 책.
독특하고 재미있는 책의 제목을 되풀이해 읽다가 로고송(?)을 만들어 흥얼거리기도 했답니다.^^;
조카의 예상과는 살짝 달리, '공룡'이 아닌 '빗물'이 주인공이긴 했지만
그래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고,
나중에는 저와 같이 빗물과 물의 소중함과 환경보호에 대해 토론(?)도 하고... 알찬 시간을 보냈네요.
1억년 전의 공룡의 오줌이 증발하여 비로 내리고 그 과정이 계속 이어지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 지구상의 대기와 빗물의 순환이 계속되고 있고 그 덕분에 생명들이 살아간다는 사실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알기쉽고 재미있게 이야기 해주는 책입니다.
담백한 느낌의 일러스트도 마음에 드네요.
수도꼭지만 돌리면 언제 어디서든 수돗물이 콸콸 나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현대인의 생활,
물의 순환에 대해서 저도 머릿속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언제부터인지 그냥 물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인 것처럼 생활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조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지구상의 물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빗물로, 강물과 바닷물로, 수증기와 구름으로,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로
끊임없이 모양을 바꾸고 순환해간다는 원리를 새삼스러운 마음으로 새겨 봅니다.
우리가 지금 물을 아끼고 소중히 해야 앞으로 우리도, 우리의 후손들도 깨끗한 물을 누리고 살 수 있다는 것도요.
시간을 거슬러 옛날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빗물을 다양하게 활용했는지에 대해서도,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쓰나미가 덮쳤을 때 살아남은 사람들이 빗물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요.
빗물은 그냥 흘러서 땅으로 스며들거나 강으로, 바다로 흘러간다고만 생각했던 조카는
빗물을 아끼고 잘 활용한 조상들의 이야기가 퍽 감동깊었나봐요.
당장 앞으로 빗물을 받아서 자기가 키우는 방울 토마토 화분에 줄 거라고 결심이 확고합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저도 어렸을 적, 외할머니 댁에서 자랐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답니다.
마당에 빗물 받는 항아리를 두고 그 물을 채소밭에도 주고, 청소할 때도 쓰고...
한번 쓴 물도 걸레 빨 때 재활용하거나 채소밭에 주는 등, 물을 결코 물쓰듯 하지 않으시고 소중히 아끼셨지요.
호주에서 홈스테이 생활했을 때도, 그 번듯한 2층 집에서 사는 가족이 샤워할 때도 맨날 퀵 샤워를 하고(덕분에 덩달아 저도 '3분 샤워족'으로 거듭나게 되었죠), 샤워실 안에 양동이를 두고 샤워할 때 흘린 물을 받아서 정원에 주는 걸 보며 많은 걸 느꼈던 기억도 떠올랐고요.
빌딩을 높이 세우고 인간의 편리를 위해 땅 속을 마구잡이로 팔 때마다 물이 얼마나 오염되고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그 몫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에 대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환경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어떻게 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할지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도 좋았고요.
사실 물 함부로 낭비하지 마라, 아껴써라 등 잔소리의 효과는 순간적인데(혹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지요-_-;)
이렇게 원리를 알게 되고, 우리의 작은 실천이 세상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게 되면
아이들은 누구보다 훌륭한 실천가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머리로만 알고 자기변명에 능한 어른도... 덩달아 지행일치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의 <톡톡 빗물퀴즈>를 통해서 읽은 내용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시간까지 알찼던 시간!
이 책이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시리즈 5권이네요, 앞의 것들도 꼭 함께 읽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