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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최서원 지음 / 하이비전 / 2020년 6월
평점 :
최순실... 지금은 그저 나쁜년 이라는 이미지만 사람들의 뇌리 속에 각인된 채 거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존재.
오늘은 문득 [나는 누구인가] 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는 최서원,, 최순실이 개명한 이름이란다. 솔직히 이 책의 내용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다만,, 최순실을 공공의 적으로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왜 최순실을 싫어하는지, 그리고 그 표면적인 이유가 최순실에 대한 비호감의 전부인 지를 생각해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최순실을 싫어하는 이유는,, 삼척동자도 다 알다시피 국정을 농단했고, 기업들로부터 돈을 갈취했으며, 자신의 딸인 정유라를 위해 특혜성 청탁과 부정 등등 위법을 저질렀다는 표면적인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사람들이 최순실을 싫어하는 이유가 위에서 말한 표면적인 이유,,그게 다일까? 나는 그런 표면적 이유 속에는 대한민국의 일반 사람들 만이 느낄 수 있는 또다른 오묘한 심리가 숨어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심리에 대해서 몇 자 적어볼까 한다.
1. 최순실은 아줌마 신분이었다.
우리 주위에는 아줌마라는 신분의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우리 엄마, 내 아내, 내 여동생, 우리 누나, 옆집에사는 아이들 엄마....이 세상에 아줌마는 널리고 널릴 정도로 많다. 그만큼 흔하디흔한 신분인 아줌마,, 그 아줌마들 중에 한 사람인 최순실이라는 여자가 대한민국 국정에 개입을 했다는 것이고 사람들은 이걸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아줌마라는 지위와 단어 자체에서 느껴지는 어감은 친밀하고 정감어리며 심지어는 따듯함 마저도 느껴지지만, 동시에 웬지 별볼일 없고, 특별하지도 않으며, 여자라면 누구나 될 수 있고, 그 숫자가 너무 많아서 좀 무시를 해도 되는,, 그런 이중적 이미지를 사람들은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아줌마를 은연중에 무시하는 우리네 심리적 문화 탓에 바로 그 아줌마 신분인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했을 때 사람들은 더욱 분개했던 것이다.
요즘 말이 좀 많은 추미애 장관, 부동산투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김현미 장관 등등 대한민국엔 아줌마 신분이면서도 동시에 나라의 공적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 아줌마 신분의 공무원들이나 정치인들에게 그녀들이 원래는 아줌마 신분이라는 이유로 거부감을 갖는 국민들은 없다. 그런데 왜 최순실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꼈을까? 그건 바로 아무런 감투도 갖고 있지 않은 그저 아줌마였기 때문이다. 만약 최순실에게 청와대에서 어떤 공적인 감투를 줬다면,, 그래서 그 감투를 쓰고 국정에 개입했다면 최순실에게 과연 사람들이 그토록 많은 욕을 해댔을까?
감투 하나에 그 사람에 대한 자격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최순실에 대한 국민들의 악감정이 그토록 컸던 것은 국정농단을 저지른 최순실에게 1차적인 잘못이 있겠지만, 아울러 그녀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 정신적 오버액션이 포함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즉,, 나는 이렇게 지극히 평범한 아줌마로서 그저그런 삶을 살고 있는데, 최순실이라는 여자는 나와 같은 아줌마면서 지가 뭐그리 대단하다고 나랏일에 관여를 하고 설쳐대는지 그게 괘씸한 동시에 최순실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샘이나고 질투가 생기는 상반적인 감정이 생겼던 거다. 그러니 더더욱 밉고 싫을 수밖에...
한국의 아줌마들 중의 상당수가 왜 그토록 아줌마라는 신분을 무시하고 비하하는지, 자신들도 아줌마 신분이면서 최순실이 아줌마 신분이란 것엔 왜그리도 분개한 건지 위와 같은 이유가 혹시 작용한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와 같은 내 나름대로의 판단에 의한 결론은,,한국인들은 아줌마라는 신분과 지위에 대해서 거의 무시를 한다는 것이고, 이 심리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 아주 못된 심리라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 최순실은 똑똑한 여자였다 ?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해 왔음이 온 세상에 알려졌울 당시,,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을 통해서 어떤 잘못된 문제가 발견된 점이 있었던가? 나는 그 당시를 회상해봐도 딱히 뭔가 나라에 오점이 될 만한 현상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최순실사태가 대한민국의 경제에 뭔가 나쁜 충격을 준 것도 아니고, 외교 안보상으로도 그닥 나라에 위험이 될 만한 사건이 생기지도 않았다. 다시 말하면,, 대한민국 국민들에겐 전혀 피해가 가지 않은, 그저 일개 개인의 범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기면서 스트레스를 선사했고, 그게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면 모를까 그 이상의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국민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이게 바로 최순실의 내공과 강점이라는 것이다.
최순실이 써준 연설문을 박근혜는 그냥 읽어댔다. 하지만 아무도 박근혜의 연설 내용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국무회의에서도, 경축일 기념식 축사에서도 최순실이 작성한 연설문을 박근혜는 앵무새처럼 읊어댔고, 그 연설문이 뭔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즉,, 이런 점을 고려해볼 때 최순실은 어느 정도 일정 부분 이상의 식견을 갖춘 사람이었다는 결론이 생겨난다. 다시 말해서 그녀는 그저 흔하디흔한 아줌마가 아닌 제법 제도권에 어울릴 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여기서 생겨난다. 그저 별볼일 없는, 돈 좀 많이 갖고 있다는 강남 아줌마가 이렇듯 일반 아줌마들에겐 찾아볼 수 없는 능력과 자질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일반 국민들에겐 거부감과 함께 좀처럼 용납이 안됐다는 것이다. 당연히 샘이 나고, 질투가 생기고, 심지어는 콤플렉스 마저도 느끼게 해준 여자가 바로 최순실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밉고 싫을 수밖에...
3. 최순실은 돈이 많았다.
이거야말로 너무 뻔하고 고전 적인 심리,,, 그러니까 부자에 대해서 일반 서민들이 갖고 있는 거부감...충분히 예측 가능한 심리다. 한국 사람들 중에 상당수의 부자들은 거의 존경을 못 받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재산 증식 과정이 별로 정직하지 않다는 대다수의 일반적 심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순실 역시 자신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로 부터 많은 유산을 물려받았는데, 그 물려받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고 그보다 더 나아가 아버지 최태민 목사의 재산 증식 과정이 애초부터 부정에 의한 재산 증식이었다는 게 중론인지라, 가뜩이나 미운데다가 돈 마저도 떳떳치 못하게 증식했다는 생각 탓에 더더욱 국민들의 감정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돈이 많아서 미웠고, 그런 돈 많은 여자가 설쳐대서 싫었으면서도 동시에 돈이 많은 게 부러웠고, 샘이 났고, 그래서 이번 잘못을 계기로 그 여자를 훨씬 더 욕해주기로 작정을 했던 것이다..
이상은 최순실 사태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최순실을 죽일년 이라고 욕하면서도, 그 표면적 분노 속에 또다른 분노의 심리가 숨겨져 있었던 건 아닐까를 생각해봤고, 내 나름대로 그 숨겨져 있던 심리의 내용을 추측 정리해봤다. 그리고 결론은,, 그 숨어있던 심리들의 공통된 실체가 바로 시샘과 질투, 부러움이었다고 감히 말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